양승태 대법원, 해고무효 승소 1·2심 판결 깨고 ‘파기환송’ 선고
"재판 거래로 피눈물"... KTX 승무원들 사상 초유 대법원 점거 농성
"정말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 놓았으면 좋겠어요”... 재심 신청

[법률방송] ‘재판 거래’ 의혹 사건의 당사자들, KTX 여승무원들이  오늘(30일)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면담하고 사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이들 여승무원들은 어제(29일) 사상 초유 대법원 기습 점거  시위를 벌이며 오늘 면담 일정을 이끌어 냈는데요.

‘LAW 투데이 인터뷰’, 신새아 기자가 이번 시위를 주도한 전 KTX 승무원 정미정씨를 만나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리포트]

‘지상의 스튜어디스? 알고 보니 1회용!’

사법 사상 초유의 대법원 기습 점거 시위.

이 기습 시위를 주도한 정미정씨입니다.

[정미정 KTX 노조 열차승무지부 총무]

“KTX 승무원 정미정입니다. 아니죠 전 승무원이죠. 정미정입니다”

지금은 ‘열혈 투사’가 됐지만 미정씨는 대학 때도 데모의 ‘ㄷ’도 모르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정미정/전 KTX 승무원]

“저희 대학교 때도 뭐 학자금 투쟁? 한 번 해본적 없고요. 노동조합의 ‘노’ 자도 모르는 전혀 관심도 없는 그런...”

‘꿈의 열차’라는 화려한 수식과 함께 지난 2004년 열린 KTX 고속철도 시대.

미정씨는 그 KTX 1기 여승무원입니다.

[정미정/전 KTX 승무원]

“KTX라는 거대한 국책사업? 굉장히 그때 크게 광고했었는데 저 뿐만 아니라 저희 부모님, 그리고 주변 분들까지 굉장히 좋은 거 아니냐...”

그러나 ‘꿈의 고속철 여승무원, 지상의 스튜어디스’라는 ‘화려한 수사’는 그저 수사일 뿐이었습니다.

현실은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정미정/전 KTX 승무원]

“쉽게 말해서 생리휴가라고 하죠. 여자들이면 한 달에 한 번씩 쓸 수 있는 그 휴가 조차도 저희는 번호표를 뽑아서 사용을 했어요. 생리도 날 정해서 하라는 거죠...”

그나마 약속했던 정규직은 차일피일 미뤄지기만 했고 이에 파업을 했더니 철도공사는 미정씨 등 파업 참가 여승무원들을 무 자르듯 해고했습니다.

지난 2006년의 일입니다.

[정미정/전 KTX 승무원]

“너희는 지금 앞으로 KTX를 이끌어 갈 주역이 될 텐데 KTX 얼굴인데. 온갖 미사여구를... 저희는 그걸 철썩같이 믿었거든요”

그리고 시작된 해고무효 지난한 법정 싸움.

그래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1, 2심에서 연이어 승소 판결을 받아내며 복직할 날만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정씨를 포함한 많은 KTX 해고 여승무원의 희망과 꿈은 2015년 2월,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대법원에서 1·2심 판결을 깨고 이름도 낯선 ‘파기환송’ 선고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정미정/전 KTX 승무원]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파기 환송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거든요. 그 말을 듣고서 한 동안 현실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되더라구요. 너무 화가 났고...“

그런데 그게 사법부와 청와대의 ‘거래’ 때문이었다니, 미정씨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합니다.

[정미정/전 KTX 승무원]

“정치하는 사람들... 그런 행동을 하기 전에 그들의 행동에 피해를 입는 저희 같은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고통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미정씨는 그러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꼭 할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정미정/전 KTX 승무원]

“정말 직접 만나서 묻고 싶어요. 그리고 정말 그분이 진심어린 사과를 저희한테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놨으면 좋겠어요”

잃어버린 13년의 세월, 울먹하던 미정씨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스탠드업]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 매우 유감이다“

KTX 승무원 대법 판결에 대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말입니다.

‘유감’이라는 말을 넘어 청춘이 날아간 승무원들의 지난 13년에 대해 우리 법원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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