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내전 당시 성폭력 등 피해 여성·아동 자활 도와... 자신도 가족 잃어
"그들에게 일상화된 폭력·야만으로 인한 체념·포기 대신 희망을 주고 싶어요"
"포기하지 않는 김복동 할머니를 닮고 싶다... 우간다 사람들 모두를 위한 상"

[법률방송뉴스] 제6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국제 심포지엄에서 아프리카 우간다 출신 여성 인권운동가 아칸 실비아 오발 씨가 제1회 ‘김복동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아칸 실비아 오발 씨, 어떤 삶을 살아왔고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려는 사람일까요.

법률방송 'LAW 투데이 인터뷰‘, 이현무 기자가 오발 씨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환한 웃음, 생기 넘치는 밝은 표정.

오발 씨는 그러나 우간다 내전 와중에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일들을 겪었습니다. 

아버지와 언니는 끔찍하게 학살당했고, 어머니는 반군에 납치돼 생사를 알 수 없는 처지입니다.

오발 씨 그 자신도 끔찍한 고문을 당한 전쟁 피해자입니다.

[아칸 실비아 오발 / 제1회 김복동평화상 수상자]
"제 눈앞에서 아버지는 살해됐고, 언니는 마치 동물처럼 학살당했습니다... 지금 저에겐 아무도 없습니다."

지난 1995년, 그녀 나이 16살 때의 일입니다.

‘끔찍’이라는 단어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참상’.

그러나 이 끔찍한 일은 어린 실비아에게만 일어났던 일이 아닙니다.

그냥 실비아 주변 어디서나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일상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참상은 어릴수록, 여성일수록, 약자일수록 더 심하고 아팠습니다.

[아칸 실비아 오발 / 제1회 김복동평화상 수상자]
“그녀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유로 집에서도 버려졌습니다.”

끔찍했던 참상과 경험은 그러나 그녀를 부러뜨리지 못했습니다.

그 자신 전쟁피해자인 오발 씨는 자신과 같은 전쟁피해자들을 위해 살기로 결심합니다.

처음엔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도움을 얻어, 2011년엔 직접 '골든 위민 비전 인 우간다'(Golden Women Vision in Uganda)라는 단체를 만들어 전쟁피해 여성과 아동의 자활을 돕는 활동을 벌여나갑니다.

그러나 모든 게 늘 아쉽고 부족합니다.

[아칸 실비아 오발 / 제1회 김복동평화상 수상자]
“우리는 그들을 병원에 데려가고, 우리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늘 충분하지 못합니다."

부족하지만, 부족해서 더 해야 하는 일.

무엇보다 일상화된 폭력과 야만으로 인한 체념과 포기. 그 일상화되고 내면화된 체념과 포기를 깨트리는 게 오발 씨가 지금 하고 있는 일, 그리고 앞으로도 하려 하는 일입니다.   

[아칸 실비아 오발 / 제1회 김복동평화상 수상자]
“그들 대부분은 그들이 권리를 가지고 있는 존재임을 모릅니다. 그래서 나는 여러곳을 가서 인간으로서 권리에 대해 주창하고 이야기하며 강조하려 합니다.”

어떻게 보면, 몇 마디 말과 부족한 음식, 그녀가 주고 있는 것들은 미약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건네는 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닙니다. ‘희망’입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가 제1회 김복동 평화상 수상자로 오발 씨를 선정한 것도 그 ‘희망’을 보고서입니다.

[제1회 김복동평화상 시상식 / 지난 14일]
“모든 여성들의 차별과 억압, 폭력으로부터의 해방을 이루기 위해 헌신해온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전시 성폭력 근절과 보편적 인권으로서의 여성인권 보장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였기에...”

지난 1993년 유엔 인권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와 만행을 최초 폭로한 김복동 할머니와 그 자신 끔찍한 전쟁피해자이면서 전쟁피해 여성들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 오발 씨.

오발 씨는 “일본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을 꾸준히 요구하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김복동 할머니를 닮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아칸 실비아 오발 / 제1회 김복동평화상 수상자]
“적어도 지금, 우리 우간다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상은 저만을 위한 게 아니라 우간다 사람들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법률방송 이현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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