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피해자 모임' 민형사 소송 법률대리인
"EGR 제조 결함이 아니라 근본적 설계 결함“
“BMW 은폐·축소 의혹, 강제수사로 규명해야”
"국토부 대처 미온적... 혼신의 힘 기울여야"

[법률방송뉴스] ‘불타는 BMW’ 민·형사 소송을 이끌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를 저희 법률방송이 인터뷰했습니다.

안전진단을 통과했는데도 왜 화재가 계속 발생하는지 등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습니다.

단순히 배기가스 저감장치, EGR의 제조 결함이 아니라 근본적인 설계 결함이라는 것이 하종선 변호사의 주장인데, 어떤 내용인지 장한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첫 질문은 당연히 BMW 520d에서 왜 이렇게 불이 계속 나는지, 화재 원인이 뭐인지였습니다.

하종선 변호사는 한층 까다로워진 디젤차 유로6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우리나라에 적용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20개 차종을 놓고 실제 도로에서 주행시험을 해보니 BMW 520d만 유일하게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충족했다고 합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그만큼 BMW 520d의 배기가스 저감장치, EGR이 혹사당하고 있다는 것이 하종선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하종선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그 얘기는 뭐냐 하면 BMW 520d는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기 위해서 EGR의 작동을 다른 (자동차) 메이커보다 훨씬 많이, 몇 배 많이 하는 겁니다. 이게 감당이 안 돼서 열 충격에 의해서 손상이 되고 그러니까...”    

그런데 똑같은 520d인데 BMW가 훨씬 더 많은 유럽이 아닌 왜 유독 한국에서 화재가 이렇게 많이 나는 걸까.

유럽에서 파는 520d와 한국에서 파는 520d의 EGR이 뭔가 다른 것 아니냐는 것이 하종선 변호사의 의심입니다.

[하종선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EGR 모듈이 한국에서 판매 차량과 유럽에서 판매된 것과 다른 것 아니냐... BMW가 그 두 개를 보여주면서 이건 이렇고 한국에서 파는 것도 이렇다, 그래서 동일하다, 이런 설명을 해야 하는데 안하는 걸 보면 계속 저는 그렇게 의심을 하고 있는 거죠.”

나아가 이는 단순한 EGR 제조 결함을 넘어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하 변호사의 주장합니다.

50평짜리 에어컨을 달아야 할 곳에 10평짜리 에어컨을 달아놓고 과부하 혹사를 시키니 불이 안 날 수가 없다는 겁니다.

[하종선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BMW가 EGR 밸브를 다른 회사보다 몇 배 더 돌리겠다고 설계를 했으면 EGR 밸브나 EGR 쿨러도 훨씬 강하게 용량도 몇 배 되게, 더 세게 이렇게 했어야 되는데 자기네들이 설계 잘못했다는 얘기는 쏙 빼고 마치 ‘EGR 쿨러가 제작이 잘못됐다. 제조 결함이다’, 부품 회사가 잘못 만든 것처럼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호도하는 거죠.”

520d 이외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데 대해선 배선장치 결함을 지적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지난 11일 정차 대기 중에 차량 내부 글로브박스에서 불이 시작된 120d 화재입니다.  

고속 주행 중도 아니고, 엔진 쪽도 아니고 ‘배선 결함’ 말곤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겁니다.

[하종선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그러니까 그 글로브박스 사물함 부위에서 불이 났거든요. 그것은 EGR 하고는 전혀 다른 위치이고, 그렇기 때문에 배선장치에 의한 화재 발생, 이 부분도 BMW가 은폐하고 있다...”

하종선 변호사가 민사소송과 함께 BMW 측을 형사고소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BMW가 관련 사실을 계속 은폐,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말고는 이런 의혹들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하종선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한국의 부품업체와 독일 본사 간에 누구 책임이냐를 놓고 보고 받았을 것이거든요. 이런 것을 경찰이 지능범죄수사대가 강제수사, 압수수색 등을 통해서 확보를 하면 결함 은폐 ‘스모킹 건’들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형사고소를 하게 됐습니다.” 

하종선 변호사는 그러면서 국토교통부의 미온적인 대처에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당장 고속주행 스트레스 테스트, 배선 결함을 측정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테스트, 미국국가교통안전위원회에 화재원인 분석 의뢰 등 BMW 피해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요청 사항에 대해 어느 것 하나 속시원한 대답을 해주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하다못해 유럽과 한국에서 팔리는 520d EGR이 같은지 다른지는 유럽 현지 대사관에서 중고차 사서 뜯어보면 금방 확인될 일을 왜 안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는 것이 하 변호사의 말입니다.

[하종선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제가 정부에다가도 요청을 했지만 독일 대사관이나 영국 대사관에서 중고 520d 하나 사서 그냥 뜯어보면 금방 알거든요. 금방 확인이 되는 건데 그것을 정부가 아직 안 하고 있다는 것도 납득할 수가 없고...” 

BMW 등 외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우리 소비자와 정부를 우습게 여기는 것도 다 이런 ‘실력 부족’과 ‘게으름’ 때문이라는 게 하종선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하종선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독일 본사 대변인이 ‘한국의 도로상황과 한국인 운전자들의 운전습관 때문에 한국에서 화재가 집중됐을 수도 있다’ 이렇게 주장을 했거든요. 분석 능력이 없으니까 우습게 보는 것이거든요.”

민관합동조사단에 맡기고 국토부는 뒷짐 지고 한 발 물러서 있을 게 아니라는 겁니다. 

[하종선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그래서 이번 화재 원인 규명은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적 능력, 국격이 달려 있는 조사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국토교통부가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필사적으로 해야 됩니다.”

하종선 변호사는 오는 27일 BMW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등 5개 항의 요청 사항을 다시 한 번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할 예정입니다.

언제까지 한국 소비자가 ‘봉 노릇’을 하게 둘 수 없다는 것이 하종선 변호사의 말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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