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대리인단, 헌재 재판부 상대로 하루종일 '언쟁' 벌여
주심 강일원 재판관 기피 신청까지... 헌재 "심판 지연 목적" 각하
최종변론 후 재판관회의 등 일정 고려하면 3월 10일 선고 유력

[리포트] 

‘심판의 날’이 잡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는 오늘, 2월 27일 오후 2시를 최종 변론기일로 확정했습니다.

헌재 출석 여부를 놓고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는 박 대통령 측에는 26일까지 확정해서 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헌재가 27일을 최종 변론기일로 잡으면서 박 대통령 탄핵심판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임기 만료일인 3월 13일 이전에 결정 날 것이 사실상 확실해졌습니다.

재판관회의 일정 등을 감안하면 선고 날짜는 3월 10일이 유력합니다.

이날 재판에서 최종 변론기일을 어떻게든 늦추려는 대통령 측은 하루종일 헌재와 ‘사생결단’ 식의 언쟁을 벌였습니다.

포화는 주심을 맡고 있는 강일원 재판관에 집중됐고, 포문은 김평우 변호사가 열었습니다.

김 변호사는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절차가 적법한지 여부는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요 쟁점이 아니라는 강 재판관의 판단에 대해 “법적 근거를 대라”고 쏘아붙였습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전문가들을 증인으로 불러 강 재판관 판단이 틀렸음을 입증하겠다“고 거듭 강 재판관을 몰아세웠습니다.

김 변호사는 더 나갔습니다.

“국회에 대해서는 무슨 짓을 해도 좋다고 하면서 대통령한테는 ‘대통령이 최순실 같은 사람이랑 사귀어’ 라며 본질적인 문제는 다 놔두고 재판을 하고 있다.”

"법관이 독단적인 지식으로 재판 진행을 하면 안된다“.

“헌재가 국회 편을 들고 있다. 강 재판관이 ‘국회 측 수석 대변인’이라고 오해할 수밖에 없다”고까지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급기야 “미국에서 공부했으니 기본적인 법률 지식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그간 대통령 측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으로 ‘송곳 재판관’ 이라는 별칭을 얻은 강일원 재판관은 정중하면서도 날카롭게 맞받았습니다.

강 재판관은 김평우 변호사를 거론하며 “헌법재판을 많이 안 해보셔서 착오가 있는 것 같다”며 “증인 신문은 주심 재판관의 책무 아니냐”고 사실상 핀잔을 줬습니다.

탄핵소추안 의결 절차 문제에 대해서도 강 재판관은 “법무부로부터 적합 절차라는 의견이 들어와서 국회 측과 박 대통령 측 합의 하에 철회한 것 아니냐”며 “제가 강요했냐”고 되물었습니다.

재판 진행이 편파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 재판관은 "증인의 증언 내용이 모순되는 점을 주로 질문했다"며 "개인적인 지식이나 견해로 증인을 추궁한 적이 없다. 그런 적이 있느냐"고 대통령 측에 반문했습니다.

이에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대답을 피했지만, 김 변호사는 이후에도 “이정미 재판관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등 가시돋친 발언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이정미 권한대행은 “모욕적 언사를 참고 재판을 진행하는데, 말이 지나치다”며 직접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언행을 조심해 달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후에도 헌재 재판관과 대통령 대리인단 사이에 설전이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들었고, 급기야 대통령 측은 강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까지 했습니다.

한마디로 강 재판관한테 심리를 받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재판관회의를 열고 대통령 측 요구를 단칼에 잘랐습니다.

심판을 지연시킬 목적임이 너무 분명하다는 겁니다.

이밖에도 대통령 대리인단은 박한철 전 헌재 소장을 비롯해, 정세균 국회의장, 김무성 유승민 나경원 박지원 의원 등 정치인에서 김기춘 전 실장, 조윤선 전 장관, 소설가 복거일씨까지,

그야말로 마구잡이식 증인 신청을 했지만, 헌재는 이에 대해서도 “이유 없다”며 전부 기각했습니다.

오늘 헌재 결정으로 이제 돌출 변수는 사실상 다 사라졌습니다. 남은 일정을 소화한 뒤 헌재가 대통령 탄핵심판, 기각이냐 인용이냐,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만 남았습니다.

헌재의 최종 판단이 주목됩니다.

법률방송뉴스 김소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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