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약자와 소수자 배려... 사회 통합에 모든 능력과 성심 다할 것"
"지역 세대 이념 계층 간 가치관의 충돌, 헌법 이념으로 조화롭게 해결해야"

이선애(50·사법연수원 21기)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29일 취임식을 갖고 6년 임기를 시작했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재동 청사 대강당에서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등 재판관들과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재판관 취임식을 개최했다.

이 재판관은 취임식에서 "30년 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던 초심을 잊지 않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헌재 유일의 여성 재판관인 이 재판관은 "여성으로서, 여성법조인으로 살아오면서 얻은 경험과 문제의식을 잊지 않고 소외된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면서도 균형감각을 견지해 사회의 진정한 통합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모든 능력과 성심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선애 신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29일 오전 서울 재동 헌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junho-choi@lawtv.kr

지난 13일 퇴임한 이정미 전 재판관의 후임으로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 재판관은 전효숙, 이정미 전 재판관에 이어 여성으로는 사상 세번째 헌법재판관에 취임했다.

숭의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이 재판관은 1992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행정법원 판사, 서울고법 판사, 헌법재판소 연구관 등을 지냈다. 이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로 일했고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재판관 취임으로 헌재는 다시 '8인 체제'를 이루게 됐다.

다음은 이 재판관의 취임사 전문이다.

 

[취임사]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헌법재판관으로 첫 발을 내딛는 저를 격려해 주시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여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헌법에 대한 관심,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인식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는 이 시점에 헌법재판관으로 취임하게 되어, 더없이 영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과 소명감에 마음을 다지게 됩니다.

헌법재판소는 1988년 설립된 이래 명실상부하게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최고의 헌법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헌법재판의 발전을 위해 애쓰신 선배 재판관님들과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 덕분입니다. 저는 그와 같은 노력과 업적을 이어받아, 부족하지만 저의 모든 힘과 열정을 다할 것을 이 자리에서 다짐하고자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지역·세대·이념·계층 간 가치관의 충돌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모습의 갈등과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는 법관, 헌법연구관, 변호사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으로 근무하여 왔던 다양한 경험과, 그 속에서 얻은 기본권 보장에 관한 확고한 소신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가치의 다양성을 실현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제가 여성으로서, 그리고 여성법조인으로서 살아오면서 얻은 경험과 문제의식을 잊지 않고, 우리 사회가 여성재판관으로서의 저에게 기대하는 바에 대하여도 고민하겠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으로서의 제 경험과 지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열린 사고와 치우침 없는 균형감각을 견지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소외된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면서도,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여 사회의 진정한 통합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능력과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으로서의 헌법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라는 우리 헌법 최고의 이념이 구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하겠습니다.

30년 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소박하면서도 소신 있는 법조인으로서 이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하기로 결심하였던 그 초심과, 오늘 이 자리에서 밝힌 각오와 다짐을 잊지 않고, 절차탁마의 마음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존경하는 선배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 3. 29.

헌법재판소 재판관 이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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