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법 헌법불합치 결정, 올해 기억 남는 이슈”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 가장 큰 성과로 생각”
“종교적 병역거부 유죄 변호사 등록거부... 안타까워”

[법률방송뉴스] 사상 초유의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거래 파문과 맞물려 올 한해 법조계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법조 삼륜의 한 축, 대한변호사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현 회장도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 해를 보냈는데요.  

2018년 법률방송 송년 인터뷰, 어느덧 2년의 변협회장 임기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김현 변협 회장을 만났습니다.   

김정래 기자입니다.

[리포트]

교왕과정(矯枉過正). 

김현 대한변협 회장은 ‘구부러진 걸 바로잡으려다 너무 지나쳤다'는 고사성어로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유행어처럼 돼버린 적폐청산, 이 적폐청산 과정에서 촉발된 사회 갈등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입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그러니까 과거 적폐청산, 꼭 필요하죠. 그렇지만 거기에 너무 올인해서 사회 전체가 갈등에 너무 좀 도가니가 되었다, 이런 느낌이...”

김현 회장은 그러면서 사상 초유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거래 파문에 대해서도 이제는 좀 차분해질 때가 됐다고 말합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그것 때문에 저희도 충격을 많이 받았고 저희도 질책도 했고 그렇지만 언론의 가십 정도로 이렇게 계속 나오는데 그런 것에 국민들이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고 이제는 검찰과 법원의 판단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변협 차원에선 변호사들이 세무대리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세무사법 조항에 대한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 낸 것을 올 한 해 가장 큰 뉴스의 하나로 꼽았습니다.  

김현 회장은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 취득 삭제를 골자로 한 세무사법 개정안에 반대해 삭발 투쟁까지 벌이는 등 변호사 직역 수호에 직을 걸어 왔습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그걸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아마 국회가 내년 말까지 세무사법을 개정하게 돼있습니다. 저희 변호사들이 세무 서비스를 좀 더...” 

‘너무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을 넌지시 언급하자 정색을 하고 ‘변호사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다’고 강조합니다.

변호사와 세무사, 선의의 경쟁의 과실은 결국 국민들한테 돌아간다는 겁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그러니까 변호사와 세무사가 경쟁을 해서 기장, 세무 조정까지, 나중에 소송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로 국민한테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이미 불편한 질문을 한 마당에 내친 김에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병역을 거부해 병역법 유죄 판결을 받고 변호사 등록을 거부당한 백종건 변호사 얘기를 물어 봤습니다. 

개인적으론 심히 안타까웠지만, 법을 다루는 변호사가 법을 어길 수는 없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저희도 사실 고민했습니다, 백 변호사 건에. 실형을 받은 사람은 5년간 변호사 등록을 못하게 되어 있거든요. 실정법에 그렇게 돼 있어서 저는 해주고 싶었습니다만...”  

대체복무 없는 병역법에 대해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만큼 상황이 달라지지 않겠냐는 것이 김현 회장의 전망입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빨리 병역법을 고쳐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고 또 최근에 대법도 계속 무죄판결을 내리고 있죠. 그래서 (백종건 변호사 건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고 내년엔 상황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1년 10개월간의 대한변협 회장 임기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선 변협 주도로 ‘징벌적 손해배상법’을 통과시킨 걸 꼽았습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징벌적 손해배상을 제조물에 도입한 ‘제조물 책임법‘이 통과됐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잘못된 제조물로 인한 손해배상을 받게 됐고요. 굉장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중앙부처와 지자체에 법무담당관을 도입하는 법안, 민사소송 인지대를 절반으로 하는 법안 등 변협 주도로 발의한 법안들의 국회통과를 보지 못한 건 아쉬운 대목입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제일 아쉬운 건 그 법안들 12개 꼭 통과시키고 싶었는데 아직 무르익지 못해서 통과 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안타깝고요. 후임 협회장이 그걸 또 차근차근 해줄 거라고...”

후임 변협 회장 선거 관련해선 대한변협 사상 첫 단독 후보로 출마한 이찬희 서울변회 회장에 대한 덕담도 잊지 않았습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날씨가 굉장히 추운데 전국을 45일간 돌아다니는 게 저도 해봤지만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선거 기간을 잘 마치고...”

‘교왕과정’(矯枉過正)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김현 회장은 ‘파증불고’(破甑不顧), '이미 깨진 그릇은 되돌아볼 필요가 없다'는 고사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우리도 앞으로는 미래를 보고 좀 더 우리가 어려운 사람들 도와서 사회 동질성을 강화하고 그리고 공동선을 추구하는,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안정된 사회가 됐으면 하는...”  

김현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지만 차기 변협 회장 선거에서 단독 출마한 이찬희 후보가 회장 당선에 필요한 유권자 3분의 1 이상의 지지표를 얻지 못하면 여러 경우의 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역대 어느 회장보다 다사다난한 임기를 보냈던 김현 회장의 발걸음이 끝까지 다사다난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김정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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