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왕복 2차로 양쪽으로 차 한 대씩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입니다. 그런데 양쪽에 차들이 주르륵 불법 주차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를 지나가고 있는데 오른쪽에 서 있던 차가 갑자기 문이 열립니다. 쾅! 어떤 사고인지 보시겠습니다.

블랙박스차가 우회전해서 좁은 길을 들어갑니다. 양쪽에 주차되어 있어서 가운데 중앙선을 물고 가는데, 저 앞에 문이 열리면서 팍! 아이고, 아이고, 문이 완전히 꺾어졌습니다.

이번 사고 블박차 운전자는 “내가 정상적으로 잘 가는데 불법 주차된 차가 갑자기 코앞에서 문을 열었어요. 그래서 저는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어요. 이거 100:0 맞죠?” 이런 입장입니다.

상대편 보험사는 “아니에요. 아이고, 그거 조심해서 잘 보셨어야죠. 이거는 뒤를 보지 않고 문을 연 검은 차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블박차에게도 잘못이 있습니다. 80:20이에요.”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번 사고 과실 비율은 과연 몇 대 몇일까요.

블박차 운전자는 바로 코앞에서 문이 열렸다고 하는데, 잘 가고 있는데 바로 코앞에, 코앞이면 얼마나 될까요? 여기 코앞에? 그건 아니고, 눈 깜짝할 사이에 바로 눈앞에서, 한 1m 정도 앞이면 코앞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운전하면서 이 보닛 정도의 넓이, 그 앞에서 갑자기 열리면 도저히 못 피하죠. 과연 코앞인지, 아니면 조금 더 여유가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블박차가 가운데로 가고 있는데 이때 문이 열립니다. 이때 잘 안 보였다고 하면 조금 더 가볼까요? 이때, 거리가 얼마나 될까요. 우선 블박차 앞에, 바로 앞이 아니고 이 블랙박스가 이렇게 보이기 때문에 밑에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승용차의 경우 한 1m 정도가 될 겁니다.

1m 또는 조금 더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보이는 것보다 차는 조금 뒤에 있습니다. 약 1에서 1.5m 뒤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보이는 저 검은 차의 뒤범퍼까지의 거리는 한 1m 조금 더 되어 보이죠. 그렇다면 실질적으로는 한 2m 조금 더 됩니다.

그리고 뒤범퍼에서 앞문과 뒷문 사이 거리가 얼마나 될까요? 한 2m는 되겠죠. 1m 조금 넘겠습니다. 그럼 지금 현재 약 5m는 됩니다. 5m 앞에서 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블박차 가고, 쾅! 문이 완전히 뒤집어졌어요. 그냥 쿵! 부딪힌 게 아니라 문이 완전히 뒤집어지니까 문도 완전히 박살 났고 블박차도 많이 망가졌습니다.

바로 코앞에서 문이 열렸다.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한 1~2m라고 한다면 코앞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번 사고는 한 5m 또는 조금 전에 문이 열리는 게 보였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바로 코앞에서 문이 열려서 나는 도저히 피할 틈이 없었다는 조금 더 검토해 봐야겠습니다.

무엇을 검토해야 할까요? 속도입니다. 예컨대 양쪽으로 차가 한 대씩 다닐 수 있는데, 넓은 곳이 있습니다. 넓어서 실질적으로는 왕복 4차로 정도 되는, 그래서 제일 바깥쪽에는 주차라인이 그려져 있는, 노상주차장이 있는 곳.

노상주차장이 있고 나는 정상적으로 잘 가는데, 근데 거기서 문이 갑자기 열렸다. 5m 앞에서, 내차 속도는 시속 60km로 가고 있었다, 60km로 가고 있는데 5m 앞에서 갑자기 문이 열리면 그런 건 도저히 못 피합니다.

5m가 바로 코앞은 아니라고 하더라고 내 차의 속도가 60km였다고 한다면 5m에서 문 열리는 걸 보는 순간 부딪히게 되는 겁니다. 또 내 차가 시속 30km였다면, 30km면 1초에 8.3m를 갑니다. 1초에 멈출 수는 없습니다.

30km로 가고 있을 때 5m에서 문이 탁! 열리면 그것도 못 피합니다.

이번 사고 현장이 넓은 곳에서 내 차가 정상적으로 가고 있는데 오른쪽에 서 있던 차가 갑자기 문을 열었으면 아무런 브레이크 등도 켜지지 않고, 또 깜빡이도 켜지지 않고, 비상등도 켜지지 않은 차가 갑자기 문을 열면 도저히 못 피하겠죠.

하지만 이곳 현장은 길이 좁습니다. 양쪽에 불법주차가 되어 있어서 가운데 중앙선을 물고 가야 합니다. 좁은 길을 갈 때 빨리 갈 수 있나요? 아파트 주차장에서 양쪽에 차들이 주르륵 있을 때 가운데 통로가 좁으면 천천히 가야 합니다.

천천히 가는 이유는 우선 길이 좁아서 빨리 갈 수 없고, 두 번째는 누가 갑자기 툭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사고 현장처럼 양쪽에 보면 상가들이 주르륵 있고, 차들이 주르륵 서 있고, 여기서 근처에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또 낮에 어린아이들이 갑자기 툭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차 뒤에 서 있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럴 때는 천천히 가야 합니다. 얼마만큼, 시속 10km 이하로. 그럼 안심이 되죠. 시속 10km 이하로 가면 바로 멈출 수 있으니까요. “엇” 할 때 바로 멈출 수 있습니다.

시속 10km일 때 1초에 2.8m입니다. 그리고 브레이크 잡으면 밀리지 않고 바로 멈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이 좁은 길에서는 양쪽에 차들이 주르륵 서 있어서 시야 확보가 안 될 때는 천천히 시속 10km 이하로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데 블박차는 속도가 어느 정도 될까요. 보시죠. 블박차 우회전할 때 천천히 했는데, 여기서 서서히 속도가 붙기 시작합니다. 자, 1초에 지나가는 게 얼마만큼 될까요? 1초에 차 한 대를 지나고 조금 더 공간이 됩니다.

차 한 대 지나고 조금 더 공간, 약 8m 됩니다. 시속 30km는 되는 것 같습니다. 우회전해서 서서히 시속 20, 30, 더 내려고 속도가 붙는 중에 갑자기 5m 앞에서 탁! 문이 열렸어요.

블박차가 시속 10km로 갔으면 5m 앞에서 문이 열릴 때 멈출 수 있습니다. 시속 20km로 가면 5m 정도면 멈출 수가 있습니다. 시속 30km로 가면 10m 앞에 멈출 수가 있습니다.

이번 사고 주변 상황에 비춰볼 때 블박차가 빨라 보입니다. 저렇게 가다가는 갑자기 애들이 툭 튀어나오면 그대로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 전체적으로 봐서 갑자기 문 연 차 80, 블박차 20, 또는 90:10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