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 자녀 입시 의혹 후폭풍... 국회의원 자녀 입시 문제 전수조사 급물살
문 대통령 "조국 장관 책임질 일이 있는지 여부는 검찰 수사에 의해 가려질 것"

[법률방송뉴스] 조국 법무부장관의 딸과 아들 입시 관련 논란과 의혹이 엉뚱하다면 엉뚱한 곳으로 불길이 번지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자녀 입시 전수조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좀 뜬금없어 보이고 비속어이긴 하지만 “엿 먹어라” 얘기해 보겠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국회의원 자녀 입시 전수조사. 포문을 연 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입니다.

이 대표는 오늘(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장관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의 자녀 입시와 관련해서 교육 불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전수조사를 제안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 자녀들의 납득하기 어려운 논문 제출이나 부적절한 교과 외 활동 등에 대한 사항에 대해 전수조사 할 것을 제안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말입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국회 윤리위에서 조사해도 좋고 따로 독립적 기구를 만들어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교육 공정성 회복을 위해 국회가 나설 시간”이라며 ”국민 75%가 찬성하는 국회의원 자녀들에 대한 입시 상황을 전수조사하고 제도 개혁하자“고 거들었습니다.

민주당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거리낄 것 없다. 하자”고 즉각 맞받았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도 찬성한다. 다만 이것이 조국 물타기용으로 사용돼선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국당은 그간 문재인 대통령 자녀를 포함해 입시 등 고위공직자 자녀 문제 전반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해 왔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21일 광화문 장외집회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딸과 아들, 황교안 대표의 딸과 아들, 제 딸과 아들, 다 특검하자‘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전수조사가 현실화하면 이른바 ‘엿을 먹게 될’ 의원들이 실제 나올진 모르겠으나, 오늘 국회 여야 공방을 보며 좀 뜬금없지만 앞서 말한 ‘엿 먹어라’는 비속어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원래 ‘엿 먹어라’는 엿을 물고 있으면 말을 하기 힘들어 ‘입 다물고 가만있어라’, ‘닥치고 나대지 마라’ 정도의 뜻에서 ‘고생 좀 해봐라’, ‘너도 똑같이 당해봐라’까지 뜻이 확장돼 쓰이고 있습니다.

이 ‘엿 먹어라’는 표현의 유래와 관련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1964년 출제된 경기중학교 입시문제 이른바 ‘무즙 파동’입니다.

당시 자연과목 18번 문제로 ‘엿을 만드는데 엿기름 대신 넣어도 좋은 것을 고르라’는 문제가 출제됐고 효소의 일종인 디아스타제와 꿀, 녹말, 무즙이 보기로 제시됐습니다.

정답은 디아스타제였는데 무즙에도 디아스타제가 들어있는 사실이 알려지며 난리 사단이 난 겁니다.

무즙을 정답으로 적어낸 아이들 학부모가 교육청에 몰려가 무즙도 정답으로 처리해달라고 아우성을 쳤고 이에 무즙도 정답으로 인정해주자 이번엔 디아스타제를 적어낸 학부모들이 정답이 2개인 문제가 어디 있냐고 들고 일어났습니다.

이에 교육청이 다시 무즙을 오답처리하자 무즙 학부모들이 아예 교육청 앞에 진을 치고 무즙으로 직접 엿을 만들어 보이며 ‘교육청 엿이나 먹어라’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1점 차이로 떨어진 아이들 가운데 무즙을 정답으로 적어낸 수십 명을 ‘정원 외’로 입학시키는 걸로 정리가 됐는데, 이 틈을 타 고관대작들이 당대 최고의 명문이었던 경기중학교에 자신의 자식들을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가 문책을 받는 등 뒷말을 낳기도 했습니다.

오십년도 더 전 얘기지만 예나 지금이나 입시, 특히 대학입시는 성역이고 역린입니다. 장관이나 국회의원 아니라 국회의원 ‘할아비’라도 이를 건드리고 살아남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엿 먹어라’의 유래와 관련해 이미 그 이전부터 ‘엿 먹어라’는 표현은 있어 왔습니다.

1905년 '대한매일신보'나 1929년 '동아일보' 등에서 "엿 먹이다", "엿이나 먹어라"는 문장이 등장합니다. ‘엿’ 이라는 단어 자체는 12세기 문헌에서부터 등장하니 연원이 꽤 긴 말입니다.

관련해서 ‘엿 먹어라’는 표현의 유래를 영화 ‘왕의 남자’로 유명한 조선시대 광대패인 남사당패에서 찾는 이도 있습니다.

백정이나 기생, 상여꾼처럼 사회에서 가장 천대 받는 계층이면서 집단 결속력이 강한 남사당패는 하는 일도 그렇고 ‘그들만의 은어’를 많이 썼다고 합니다.

‘엿’도 그 중의 하나로 남사당들은 여성의 성기를 ‘엿’으로 지칭했고 ‘엿이나 먹어라’는 표현은 ‘할 일 없으면 여자나 그거나 해라’는 뜻에서 지금의 ‘엿 먹어라’ 표현이 나왔다는 겁니다.

장황하게 ‘엿’ 얘기를 늘어놓은 건 불철주야 조국 일가 수사에 매진하고 있는 검찰을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 앞으로 ‘엿 배달’이 쇄도했다는 뉴스가 함께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엿이 배달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국 일가 수사를 지지하는 쪽에선 '꽃'을 보내며 윤석열 총장과 검찰을 응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꽃과 엿, 조국 장관 일가 검찰 수사를 두고 여론이 극과 극으로 갈린 겁니다.

이런 가운데 내일 오후 6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선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립니다. 지난 16일 수백명 규모로 시작한 제1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는 지난 토요일 제6차 때는 주최측 추산 3만 명의 시민이 모였습니다.

주최측은 내일은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이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앞에서 ‘검찰개혁 촛불’을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결국 실체 없이 '소동'으로 끝난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광화문의 촛불을 보며 여러 생각을 했다고 하는데 윤석열 총장은 자신에 대한 엿 배달과 검찰청사 앞의 촛불, 그 반대의 꽃 배달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합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는데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조국 장관에 대해선 "사실관계 규명이나 조국 장관이 책임져야 할 일이 있는지 여부는 검찰의 수사 등 사법절차에 의해 가려질 것"이라고 말해 최소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사퇴시킬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꽃'과 '엿'을 함께 받고 있는 '윤석열의 검찰'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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