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애에서 대통령님을 못 뵙더라도 이 생이 끝나는 날까지 가슴 깊이 내내 사죄"

[법률방송뉴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이 생애에서 대통령님을 못 뵙더라도 꼭 건강하시라"며 쓴 사죄와 후회의 심경을 담은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해당 편지는 최순실씨가 정준길 변호사와의 접견에서 구술한 내용을 정리한 2장짜리 문서로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문서를 올리고 일부 언론에서 오늘 기사화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최씨는 ‘대통령님’ 이라고 박 전 대통령을 부르며 “이 지상의 편지가 아마도 이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고 다시 보는 날이 없을 것 같아 글을 드린다”는 말로 편지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편지에서 최씨는 “지금 생각하면 대통령 취임 전에 제가 일찍 곁을 떠났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국민들 마음에 남았을 텐데...... 죄스럽고 한탄스럽다”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남이 있었더라도 투명인간이 되어 남모르게 대통령님을 도왔어야 했는데.... 주변에 나쁜 악연들을 만나 대통령님에게까지 죄를 씌어드리게 되어 하루하루가 고통과 괴로움뿐입니다”는 게 최씨의 뒤늦은 후회입니다.

최씨는 그러면서 “그동안 국정농단의 덧씌운 가짜 죄들은 나라를 사랑하고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분들은 그것이 거짓임을 다 알고 계실 것이다”며 “토요일마다 매주 태극기를 들고 나와 대통령님을 그리는 것이 우리나라를 지키는 애국자들이고 희망이자 미래다”리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술 관계나 술어의 목적어가 모호한 이른바 ‘유체이탈화법’의 한 단면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암튼 최씨는 이어서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육체적 고통이 힘들고 어려우시겠지만 힘을 내셔서 이겨내 주시길 바란다”며 “한 순간의 거짓이 진실을 가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고 적고 있습니다.

“애당초 대통령님은 무죄이고 죄가 없었다. 대통령 곁에 머물렀던 죄로 저만 죄를 지고 갔으면 되었을 문제였다. 언젠가 꼭 이 말을 살아 생전에 대통령님과 국민들게 드리고 싶었다”는 게 최씨의 말입니다.

최씨는 이어 편지 말미에 “대통령님을 존경하고 그 헌신과 애국심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랑하였다”며 “이 생애에서 대통령님을 못 뵙더라도 꼭 건강하시고, 진실이 밝혀져 밝은 태양 아래 나서실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애국하는 국민들을 믿으시라”고 적고 있습니다.

최씨는 그러면서 “저는 이제 대통령님 곁에 있을 수 없다. 그동안 제가 죄스럽고 정말 잘못했다”며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같은 인연으로 나타나지 않겠다. 이 생이 끝나는 날까지 가슴 깊이 내내 사죄드린다“는 말로 편지를 마치고 있습니다.

하단엔 ‘2019. 10. 17’ 날짜와 함께 “위 내용은 제가 진술한 내용대로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최서원”이라는 자필 서명이 적혀 있습니다.

편지 모두에서 최씨는 “구치소에서 대통령님께 편지를 쓰지 말라는 압박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제가 그동안 왜 고초를 받고 있는 분께 사죄를 한 번 안 했는지... 변호사님을 통해서라도 박 대통령님과 국민들께 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편지를 작성하게 된 이유를 밝히고있습니다.

류여해 전 최고위원은 최씨의 편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같은 날, 최씨의 자필 진술서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진술서. 성명: 최서원. 433번’이라는 제목의 문서는 “저는 이번 항소심에서 탄핵에 가담했던 세력들이 무리수를 두어 대통령을 탄핵하고 뇌물죄를 씌운 것은 역사가 판단할 일이 아니라 지금 국민에게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말로 시작합니다.

최씨는 그러면서 “ JTBC의 태블릿Pc 오보와 저의 수조원 은닉 재산 등 급조되어 만들어진 가짜뉴스는 지금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 있고 이제 저는 용기를 내서 자신 있게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하려고 합니다”로 쓰고 있습니다.

“법정에서는 진실이 있는 그대로 밝혀져야 한다. 지금 과거 재판과정에서 공무원도 아닌 일개 국민인 제가 왜 받지 않은 뇌물죄로 처벌받아야 하느냐” 최씨는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과 공모 같은 것은 있을 수 없고 한 적도 없는데 마치 한 경제공동체로 보고 당연히 공모가 인정되는 것으로 보고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삼성이 스스로 판 말조차 제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허구다”는 게 최씨의 진술서 내용입니다.

최씨는 그러면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고 절망스러웠다”며 “하지만 대통령님을 향한 죄송함과 대통령님을 아직 사랑하는 국민들의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항소심에서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는 말로 진술서를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같은 인연으로 나타나지 않겠다”는 최순실씨의 간절한 참회의 편지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가 닿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인연.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 개인을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