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물품 사이트서 “구매 전 물건 상태 보겠다”
여성 집에서 가격 문제로 시비, 둔기 폭행 살해

[법률방송뉴스] 중고 가구를 사기 위해 물건을 확인하러 왔다는 20대 남성이 갑자기 살인마로 돌변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물건 사고파실 때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던 30살 여성 A씨는 한창 이사를 준비 중이었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A씨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었고 최근 이사를 하기 위해 가구를 정리하면서 팔 수 있는 물건은 중고 거래로 처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A씨는 소파를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매물로 내놨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25살 남성 B씨였습니다.

B씨는 “소파를 사기 전에 상태를 확인하겠다”며 집을 찾아오겠다고 했고, A씨는 “그러라”고 했습니다.

일면식도 없던 두 사람은 사이트를 통해 연락처를 주고받고 날짜를 정해 만나기로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고물품 거래 시엔 현장에서 만나서 하는 소위 ‘직거래’를 많이 하는데, 대부분 지하철역 출구나 카페 등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A씨는 몸집 큰 소파를 중고로 내놓아 들고 나갈 수도 없었을 테고, 물건을 사겠다는 사람이 ‘가구 상태를 확인하고 싶다’고 했으니 별다른 의심 없이 B씨를 집으로 오라고 했을 것입니다. 또 A씨가 사이트에 올린 소파는 가격이 꽤 나가는 제품이었다고 하니 여기까지 크게 이상한 점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거래는 ‘가격’ 때문에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소파 가격을 두고 흥정을 벌이다 시비가 붙은 겁니다.

B씨는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했지만 A씨는 응하지 않았고, B씨는 A씨를 둔기로 수 차례 내려쳐 숨지게 했습니다.

B씨는 A씨가 자살한 것처럼 위장한 뒤 A씨의 휴대폰을 가지고 황급히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다음날 A씨가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직장 동료와 가족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A씨의 집을 찾아간 경찰은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습니다.

A씨의 목에 전화줄이 매어져 있었지만, 자살로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틀 만인 지난 23일 경찰은 현장 주변 CCTV를 확인해 B씨를 검거했고, 오늘 살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B씨는 “중고가구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를 무시해 화가나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B씨가 금품을 노리고 중고물품 거래를 가장해 침입했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며 ”금품 요구에 저항하는 A씨를 폭행한 후 살해하는 등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살인 사건으로까지 이어진 중고물품 거래.

가능한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가급적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 있는 가운데 하는 편이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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