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윤 총장이 "내가 사모펀드를 좀 아는데 조국 아주 나쁜 놈이네. 장관 안 돼" 발언 주장
"현재 드러난 사실로 과거 시점 추론... 내사 통해 알았다면 첫 압수수색 때 '사모펀드' 했어야"

[법률방송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무지무지하게 잔인무도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유 이사장은 어제(2일)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가 창립 8주년을 기념해 전주교육대에서 연 시민학교 대담에서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80대 노모를 소환 조사하고 딸을 기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 외부인사를 만나 조 전 장관 임명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데 대해 검찰이 '추측성 주장'이라고만 반박한다"고 “윤석열이 조국은 안 된다 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유 이사장은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만약 외부 인사를 만나지 않았으면 안 만났다고 딱 잘라 말하면 되는데 그러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윤 총장이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사람도 만났다. 만나서 면담 요청을 했는지에 명쾌한 답을 하지 못하는 것은 진실게임이 될까 봐 그러는 것"이라는 게 유 이사장의 말입니다.

유 이사장은 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자녀 입시 의혹과 관련해 "이 의혹은 국가 지원금의 사용과도 관련돼 있고, 나 원내대표가 서울대 교수에게 청탁 전화한 사실까지 확인됐다"면서 "검찰이 정치적 편향성을 감추려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데 사건을 배당조차 하지 않는다"고 검찰을 공격했습니다.

"검찰이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전두환 신군부 때를 보는 듯하다"는 는 게 윤석열 총장의 검찰에 대한 유 이사장의 인식입니다.

개인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등을 통해 주장한 유 이사장의 ‘추론’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대검에 범죄정보기획관이 있다. 범죄정보 수집 차원서 조국을 '내사'했을 것이다. 내사 보고서를 윤석열이 봤다. 보고 '내가 사모펀드를 좀 아는데 아주 나쁜 놈이네. 이건 장관 되도 문제다' 했다. 이에 청와대에 '조국 안 된다' 의견 피력하며 문재인 독대를 요청했다. 그래도 지명하자 대규모 압색을 통해 청와대와 조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압색을 해보니 조국이 연루됐음을 보여주는 아무 것도 안 나왔다. 결론은 윤석열이 부하들한테 속았다”입니다.

그러나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 탄 기호지세. 멈출 수가 없어서 수사는 그렇게 ‘억지’로, 유 이사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지무지하게 잔인무도하게” 가고 있다는 게 유 이사장의 인식이자 주장입니다.

유 이사장의 ‘추론’. 솔깃합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듭니다.

일단 범정기획관은 '범죄정보기획'이라는 단어가 주는 음습한 이미지 때문에 문재인 정부 들어서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대검 홈페이지 검찰조직구조를 보면 수사정보정책관은 휘하에 수사정보1담당관과 수사정보2담당관을 두고 수사정보의 수집·관리와 일선 청 수사정보업무 지휘 등 실무를 총괄하고 수사정보의 검증, 평가와 분석 업무를 수행한다고 돼 있습니다.

수사정보 수집과 내사를 명확히 구분하는 게 애매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설사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을 내사 했다고 해서 그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그 의도와 별개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범죄 혐의가 있는지 확인하는 걸 뭐라 하긴 힘들기 때문입니다.

암튼 이 부분은 그렇다 치고 추론은 기본적으로 특정 사실에 기반 해야 합니다. 유시민 이사장의 추론에서 사실은 '대검에 범정단이 있다' 하나입니다. 이거에 근거해 나머지는 다 유 사장 본인 말 그대로 추론, 추리입니다.

추론을 통해 “윤석열이 부하들에 속았다”는 주장을 하려면 적어도 윤석열이 봤다는 '조국 내사 보고서'의 존재나 윤석열이 문 대통령을 독대하기 위해 접촉했다는 인사에 대한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증거를 제시하라”는 검찰 요청에 유 이사장이 “응답하겠다”며 한 알릴레오 방송에서 유 이 사장은 ‘조국 보고서’에 관련된 어떤 증거나 물증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또는 못 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접촉 가능한 ‘어떤 인사’를 통해 확보한 진술이라며 “윤석열이 내가 사모펀드를 좀 아는데 아주 나쁜 놈이다. 장관 안 된다. 되도 문제다”며 “윤 총장이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와 관련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윤 총장의 대통령 면담 요청설에 대해 지난 1일 국정감사장에서 “저에게 그런 요청을 한 사람이 없다”고 답한 데 대해서 유 이사장은 어제 대담에서 "그럴 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만 말했습니다.

유 이사장은 그러나 ‘그럴 만한 사정’이 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유 이사장 추론의 전제는 조국 장관 지명 전에 검찰 내사가 있었고 그때 이미 ‘사모펀드’ 건을 검찰과 윤 총장이 알고 있었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주 나쁜 놈”이라고 비난을 하든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든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유 이사장 주장은 적어도 지금까지 드러난 것들을 놓고 보면 현재의 시점으로 과거를 추론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조국 장관 지명 전 사모펀드는 이슈도 아니었고 드러나지도 않았습니다. 처음 사모펀드 존재가 드러내졌을 때도 전 재산보다 많은 투자 약정 '액수'가 커서 논란이었지. 정경심이나 조국 연루설은 한참 뒤에서 제기된 겁니다.

언론이 모르는 사실을 검찰이 내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뒤에 일어난 일들을 복기해 보면 검찰이나 윤 총장이 ‘사모펀드 조국 연루설’을 알고 있었을 개연성은 상당히 낮습니다.

그런 사실들을 알고 있었다면 검찰의 첫 대규모 압수수색은 당연히 사모펀드 관련한 압수수색이어야 아귀가 맞습니다. 하지만 조국 일가에 대한 첫 대규모 압수수색은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나 웅동학원 ‘위장 소송’ 관련한 것들이었습니다.

사모펀드 관련한 수사나 압수수색은 수사를 진행하다 나중에 추가된 의혹과 혐의들입니다.

그걸 이제 지금 시점에서 윤 총장이 조국 장관 지명 전에 이미 사모펀드 관련한 보고서를 보고 알고 있었고 “아주 나쁜 놈이네” 했다는 주장은 지금까지 드러나고 전개된 사실을 놓고 보면 견강부회나 억지에 불과합니다.

유 이사장 주장이 성립하려면 기본적으로 검찰이 첫 압수수색 때 사모펀드 관련한 곳들을 털었고 거기서 맹탕이 됐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그런 사실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같은 취지에서 '윤석열이 부하들한테 속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검사들이 유 이사장 표현대로 “잔인”할진 몰라도 그렇게 허술하거나 실력이 없는 조직은 아닙니다. 오히려 실력이 너무 좋아서 문제가 되고 개혁 얘기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유 이사장 주장대로 윤 총장이 “내가 사모펀드를 좀 아는데 이거 아주 나쁜 놈이네” 말했을 정도면 보고서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고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그냥 '카더라' 정도 보고 가지고 윤 총장이 저렇게 말했을 리도 만무하고, 그렇게 보고했을 리도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윤 총장이 정말 저런 발언을 했다면 윤 총장에 대한 보고나 보고서를 올린 누군가 조 전 장관 지명도 전에 검찰이 석달간의 저인망식 수사를 통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아니면 누군가 보고서를 아주 구체적으로 '조작' 했다는 건데 ‘누가’, ‘왜’, 다 떠나서 법무부 장관 임명 건을 두고 총장을 기만할 검찰 간부가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그랬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석 달 동안 검찰이 이 잡듯이 털어서 나온 게 조 전 장관이 청와대서 ATM으로 정경심 교수 계좌에 수천만원을 송금한 게 지금까지 드러난 조국 사모펀드 연루설의 유일무이한 ‘물증’입니다.

검찰이 조 전 장관 내사를 했다 하더라도 압수수색도 안 한 상태에서 저런 근거를 가지고 있었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윤 총장이 도대체 어디서 뭘 보고 듣고 조 전 장관을 “아주 나쁜 놈”이라고 말했다는 것인지 그 근거는 의혹을 제기하는 유 이사장이 제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주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답변’해야 할 것은 윤석열 총장이 아니라 유시민 이사장 아닌가 합니다.

“재판에서 증거로도 못 쓰인다. 근거가 빈약하다. 이런 주장을 계속 하는 게 우리 사회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유 이사장 주장에 대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박용진 의원 등의 말입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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