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우리 모두 언제든 구속될 수 있어, 권력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진중권 "법적 방어에만 관심 현실적 태도, 진보 지탱해온 서사 무너뜨릴 수 있다"

유시민(왼쪽)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동양대 교수.
유시민(왼쪽)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동양대 교수.

[법률방송뉴스] “검찰이 조국 가족을 털듯하면 안 걸릴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을 놓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유 이사장은 16일 대구 엑스코에서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 주최로 열린 노무현시민학교 강연에서 “검찰이 두려우냐”는 질문에 “조국 사태를 통해 우리 모두는 언제든 구속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언론의 역할과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유 이사장은 “제가 이렇게 강연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건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우린 항상 검찰과 법원에 감사해야 한다”고 검찰과 법원을 비꼬듯 말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 관련 발언으로 고발되기도 한 유 이사장은 “(조 전 장관 지지) 촛불집회 서초동에 모인 분들은 권력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졌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조 전 장관이 검찰에 출석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검찰 조사시 묵비권 행사를 언급하며 “조 전 장관만 비판하는 건 정파적 보도”라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또 일부 언론이 자신과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통화 내용을 보도한 데 대해 “앞뒤가 안 맞는 엉터리 기사”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유 이사장을 비판하는 쪽에선 “국민 중에 조국 가족처럼 문서위조, 차명계좌 이런 게 파도파도 나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거나 “유 이시장 주변에 조국 가족 같은 그런 사람들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유 이사장을 지지하는 쪽에선 “검찰이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에 엄청난 화력과 시간을 투입하지 않았냐. 저렇게 털면 누구라도 털릴 수밖에 없다. 틀린 말이 아니다”는 옹호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시민 이사장의 태도가 장기적으로는 진보진영에 치명적 독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글을 올렸다.

진 교수는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딸 동양대 표창장 위조 논란 등에 대해 "유 이사장이 사실 여부보다는 ‘법적 방어’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느꼈고, 그런 ‘현실적’ 태도가 ‘진보’를 지탱해온 서사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진 교수는 다만 자신이 유시민 이사장에 전화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다시 젊은이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냐”라고 묻자 유 이사장이 "덮을 수 있데요"라고 답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강연에서 제가 한 발언은 ‘당시 내 눈에 유 작가는 표창장 위조의 사실 여부보다는 법적으로 방어 가능하냐는 데에 더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었다”며 “덮을 수 있데요”는 유 이사장의 발언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진 교수는 자신의 발언은 “유 작가의 태도가 결국 ‘법적으로 방어가 가능하면 윤리적 문제는 덮자’는 얘기와 뭐가 다르냐는 것이었다”며 “정치적 행동을 위해서는 어쩌면 ‘유시민씨의 판단이 더 현실적인지 모르죠’라고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유 작가를 비판하는 것도 좋고, 또 내게도 그를 비판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가 하지도 않은 발언 때문에 비난받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다만 “물론 나는 그 ‘현실적’ 태도에 매우 비판적”이라면서 “그것은 단기적으로는 유리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진보진영에 치명적 독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설사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자녀의 입학에 서민의 자녀들은 사용할 수 없는 부당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오롯이 남을 터”라며 “그리고 그것은 이제까지 ‘진보’를 지탱해온 서사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유 이사장을 거듭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이 글을 올린 지 얼마 후 “이번 사태에서 뭔가를 배우지 못한다면 정말 희망이 없는 것이다”는 글을 추가로 올렸는데, 앞서 올린 “진보를 지탱해온 서사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게시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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