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에도 대구시 나홀로 강화된 방역대책 발표
"시민 상대로 협박하나"... 권영진 대구시장 SNS 비난과 성토 댓글 쇄도

▲유재광 앵커= 대구시의 "마스크 안 쓰면 과태료 조치"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난과 성토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 입니다. 마스크 안 쓰면 과태료, 이게 무슨 내용인가요.

▲윤수경 변호사= 오늘(6일)부터 전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대책을 전환했지만 대구시는 이를 따르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어제 5일 오후에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정책 전환에 따른 대구시의 대응 방향과 시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대구시는 정부의 생활방역 정책에 보폭을 맞추되 대구의 상황에 맞게 정부보다 한층 강화된 방역대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꼭 쓰라고 당부했는데요. 일주일 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오는 13일부터 과태료를 물 수 있게 됩니다.

▲앵커= 뭘 얼마나 물린다는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시민들이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공시설을 이용할 경우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1주일간의 홍보와 계도를 거쳐 고3 등교 수업이 시작되는 오는 13일부터 행정명령을 강력히 시행한다는 방침인데요.

거듭된 마스크 착용 요구를 거절하면 행정명령 위반으로 과태료를 물리거나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 조치하고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와 함께 대구시는 공연장, 도서관, 미술관, 체육관 등 실내 공공시설의 휴관을 19일까지 2주 간 더 연장하고요. 축구장, 테니스장, 골프장 등 실외 체육시설은 1주일 더 연장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부터 가장 취약한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 생활복지시설도 2주일 더 문을 닫고, 어린이집은 이달 말까지 휴원을 연장한 뒤에 6월에 개원할지는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봐가면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권 시장은 “오는 13일부터 개학하는 고등학교 3학년은 예정대로 등교해야겠지만 20일부터 예정된 초·중·고 나머지 학생들은 개학을 연기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교육부의 방침대로 따를 수밖에 없지만 대구시 교육청과 협의해서 방역대책을 철저히 세우겠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권 시장이 내렸다는 행정명령이 뭔가요.

▲윤수경 변호사= 행정명령은 행정규칙, 직무명령이라고도 하는데요. 행정기관에 의하여 정립되는 일반적 명령을 이야기 합니다. 보통은 “상급기관이 하급기관에 대하여 조직이나 업무처리와 절차·기준 등에 관하여 발하는 규율"이라고 정의가 됩니다.

그 종류에는 훈령, 예규, 고시, 공고, 지시와 일일명령 등이 있고요. 판례는 그 해당 법령의 수임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는 행정명령이 해당 명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게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행정명령을 통해 과태료 같은 것을 부과할 수 있는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먼저 행정 질서벌로 볼 수 있는 과태료의 개념을 보면 행정법규 위반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여 간접적으로 행정 목적 달성에 장애를 줄 위험성이 있는 정도의 단순한 의무태만에 과하는 일종의 금전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태료는 행정목적이나 사회법익을 침해하는 경우에 부과하고, 과태료를 부과 받더라도 전과로 되지 않고 다른 형벌과 누범관계가 생기지 않습니다. 감염병 예방법에 따르면 단체장은 감염병 유행에 대응해 방역 조치를 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는 사람에게는 최대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조항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대구시민들은 불만과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면서요.

▲윤수경 변호사= 마스크 착용 의무화 내용의 대시민 담화문을 게재한 권 시장의 페이스북 포스팅과 댓글에는 행정명령을 성토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는데요.

오늘 오전 한 시민은 "집단 발생사태 초기에 신천지교회에 대한 행정명령을 아낄 때는 언제이고,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안 쓰면 처벌하신다고요. 시민들 상대로 협박하시냐. 이런 것(행정명령) 안 해도 여태 그랬던 것처럼 시민들이 알아서 챙긴다"고 일갈했습니다.

또 대구시민이 아닌 네티즌들도 “대단하다”고 권 시장을 비꼬는 것에서부터 권영진 시장이 소속된 미래통합당을 언급하며 “그래도 또 찍어줄 거잖아”라고 대구 시민들의 성향을 꼬집는 글까지 온통 비판 일색입니다.

▲앵커= 대구시 반응은 어떤가요.

▲윤수경 변호사= 대구시는 여론의 반발과 비난에 당혹스러운 반응입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의 코로나19 상황이 불안한 상황에서 확산사태를 막자는 차원의 조치"라며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충분히 홍보해 행정명령으로 야기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취지야 이해는 하는데 이번 조치와 이에 대한 비난 쇄도, 어떻게 보시나요.

▲윤수경 변호사= 대구는 코로나 사태가 가장 심각한 지역인 만큼 완전한 종식을 위해 대구시가 강력한 방침으로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는 십분 이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에서는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이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일상)'이 됐다고 까지 하는데요. 이번 행정명령은 지금까지 자발적으로 방역에 잘 협조해 온 대구 시민들에 대한 과도하고 일방적인 결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아무튼 대구는 이래저래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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