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30%나 가져가" 자체 인앱 결제시스템 개발... 구글·애플 "스토어에서 퇴출"
"애플 불공정행위에 맞서 싸울 것, 애플이 2020년 빅브라더"... '1984' 패러디 광고

[법률방송뉴스] 불공정 거래 등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법률방송은 지난달 '플랫폼 공룡들의 횡포'라는 연속 기획보도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수수료 30%를 챙기는 거대 IT 공룡 구글과 애플의 실태를 전해드렸는데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입점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글을 상대로 싸움을 걸었다가 2년 만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던 에픽 게임즈가, 이번에는 구글과 애플을 법원에 고소하면서 다시 정면 대결을 선언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장한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7일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접수된 소장입니다. 원고는 에픽 게임즈(Epic Games), 피고는 애플(Apple)입니다.

에픽 게임즈가 구글에 이어 애플에도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게임사와 플랫폼의 정면 대결, 신호탄은 에픽 게임즈가 쐈습니다.

발단은 지난 13일 에픽 게임즈가 자체 인앱 결제 시스템인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만들면서입니다.

에픽 게임즈는 전 세계 3억 5천만명 이상의 '포트나이트' 이용자들이 이 시스템을 이용해 직접 게임을 구매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에픽 게임즈의 자체 결제 시스템 개발은 콘텐츠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로 30%를 가져가는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와 애플의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에스엔]
"구글과 애플은 자기들의 모바일 시스템을 통해서 사업을 하면 자기들 내에 있는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게 합니다. 그것을 우리가 보통 인앱 결제 시스템이라고 하거든요. 안에 있는 시스템인데 그것이 각각 두 회사가 공히 전체 매출의 30%를 결제 수수료 및 모바일 시스템 수수료로 징수하고 있는 상황이죠."

에픽 게임즈는 이 수수료를 구글과 애플에 지불하지 않는 대신, 이용자들에게 기존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게임 아이템을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유인책을 내걸었습니다.

그러자 구글과 애플은 '직접결제 시스템 도입 금지'를 정한 자사 정책 위반이라며 포트나이트를 즉각 자사 앱 마켓에서 삭제했습니다.

애플은 미국의 게임 소식지 게임스팟을 통해 "에픽 게임즈가 애플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어겼다"며 "애플은 에픽의 직접결제 방식을 검토하거나 허가한 적이 없다. 이에 삭제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역시 미국 언론 더 버지를 통해 "포트나이트는 우리의 정책을 위반했다"며 "이에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없게 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더 이상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다운받을 수 없게 된 겁니다.

에픽 게임즈는 기다렸다는 듯 애플을 상대로 65장 분량의 고소장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에픽 게임즈는 고소장에서 "애플이 부과하는 30%의 수수료는 너무 과하다"며 "이러한 '과세'가 이어질 경우, 애플 기기에 의존하는 이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고소장 제출은 그간 입은 피해를 벌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애플의 독점에 맞서 싸우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애플이 앱 마켓에서 불법적으로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자행하는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 소를 제기한다"며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원이 애플에 금지 명령을 내려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에픽 게임즈는 앞서 구글을 상대로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소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소송 제기와 함께 에픽 게임즈는 애플의 '1984' 광고를 비꼰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애플이 1984년 1월 슈퍼볼에서 처음 공개한 이 광고는 당시 PC 시장을 주름잡던 IBM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브라더로 묘사하고, 이를 파괴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에픽 게임즈는 패러디 영상에서 애플을 21세기 2020년 현재의 빅브라더로 묘사합니다.

영상 말미에는 이런 문구가 등장합니다.

"에픽 게임즈는 앱스토어의 독점에 맞서왔다. 애플은 보복으로 포트나이트를 수십억 대의 기기로부터 차단한다. 2020년이 '1984'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투쟁에 동참해달라"

[김익태 미국 변호사 / 법무법인 도담]
"20년 전에 애플이 그때 거의 망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애플이 다시 살아났죠. 무엇으로? 스마트폰으로. 그러면서 똑같은 관행을 지금 애플이 하고 있는 거예요, 사실은. 자기네 시스템에 적합하지 않은 것은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그들이 당했으면서 지금 그들이 (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아주 재미있는 아이러니한 형국이라고..."

에픽 게임즈가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구글과 애플은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 합니다.

미국 법원이 두 IT 공룡을 플랫폼 시장을 불공정하게 지배하는 '빅브라더'로 판단할지, 그에 따라 오랜 기간 유지해온 '수수료 30%'에 변화가 생길지, 소송 결과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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