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계몽군주라고 말한 걸로 떠드는 분들은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사람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라고 빗대 논란을 빚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식자우환(識字憂患), 배운게 죄야. 내가 너무 고급스러운 비유를 했나 보다”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9월 30일 인터넷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자신의 계몽군주 발언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정은을) 계몽군주라고 말하는 게 칭송으로 들리는 사람이 많이 있나보다"라며 계몽군주의 예로 제정 러시아의 여제 에카테리나 2세를 들었다.

그는 그러면서 "김정은은 독재자다. 북한이 3대 세습하는 왕조국가니까, 김정은은 생물학적 운명 때문에 전제군주가 된 사람"이라며 "계속 과거처럼 할려니까 사람들이 더 이상 참아주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러니까 자기가 통치하는 제국을 조금 더 오래 잘 해먹으려고 그런 개혁조치들을 했던 거다.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우리 민족에게는. 그런 취지에서 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고무·선동할 목적으로 (계몽군주라고 한 것)"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몽군주 가지고 그렇게 떠드는 분들이 어떤 사람이냐 하면, 2천500년 전에 아테네에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그런 사람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5일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서해 실종 공무원 총살 사건에 김정은이 사과를 한 데 대해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부분 진전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이전과는 다르다. 내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언급해 논란이 됐다.

그의 발언에 야당은 "썩어빠진 종북세력의 요설"이라고 비난했다. 온라인에서는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불태운 김정은을 계몽군주라고 칭송하나", "국민이 북한군에 피살당한 비극보다 김정은이 사과를 했다는 것이 고맙고 황송한 모양"이라는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북한은 계몽군주, 남한은 혼군(昏君)"이라는 글을 올려 북에서는 '계몽군주'가, 남에서는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이 지배하고 있느냐고 비꼬았다.

한편 유 이사장은 이날 인터넷방송에서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지율이 압도적인 1위라도 안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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