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 국감장 발언 중 류호정 의원에 "어이"
논란 되자 "'어이' 발언은 호칭 아닌 감탄사 같은 혼잣말" 해명
"국감장서 '어이' 발언 듣도 보도 못해... 변명할수록 구차해져"

[법률방송뉴스]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홍보고문으로 일한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에게 “어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명을 두고 더 설왕설래가 오가는데 오늘 ‘뉴스 사자성어’는 “돌로 이를 닦는다”, ‘수석침류’(漱石枕流) 얘기 해보겠습니다.

수석침류(漱石枕流), 양치질 수(漱)에 돌 석(石), 베게 침(枕), 흐를 류(流) 자를 씁니다. “돌로 이를 닦고 흐르는 물을 베개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진서(晉書) ‘손초전’(孫楚專)에 나오는 말입니다.

2세기 후반 진나라 초, 풍익 태수를 지낸 손초가 벼슬길에 나가기 전 젊었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사대부 사이에선 속세의 풍진과 도덕, 명문(名聞)을 경시하고 노장의 사상, 무위자연을 추구하는 청담(淸談)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이에 손초도 세상을 버리고 은거한 ‘죽림칠현’처럼 속세를 떠나 산림에 묻히겠다며 친구인 왕제에게 자신의 결심을 얘기합니다.

이때 손초는 하지만 “돌을 베게 삼아 눕고 흐르는 물로 이를 닦는다”, ‘침석수류’(枕石漱流)라고 해야 할 것을 ‘수석침류’(漱石枕流), “돌로 이를 닦고 흐르는 물로 베개를 삼아 눕는다”고 거꾸로 말합니다.

왕제가 웃으며 실언임을 지적하자 자존심이 강하고 문재가 뛰어난 손초는 잘못 말 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합니다.

"흐르는 물을 베개로 삼겠다는 것은 옛날 은사(隱士)인 허유와 같이 쓸데없는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씻기 위해서이고, 돌로 이를 닦겠다는 건 이를 단련하기 위해서다"는 것이 손초의 강변입니다.

이에 수석침류는 억지를 쓰며 발뺌을 하거나 좀처럼 인정을 안 하고 억지가 센 것을 이르는 말로 쓰이게 됩니다. 좋게 봐주면 임기응변에 강함 정도의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비슷한 말로는 ‘추주어륙’(推舟於陸), “육지로 배를 밀어 올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장자 ‘천운편’에 나오는 말로 억지로 일을 무리하게 통하려 하는 경우 쓰이는 말입니다. 

어제 국회 산자위 오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 홍보고문을 지낸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정의당 류호정 의원에게 “어이~”라는 말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제목이기도 한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를 만들기도 한 홍보전문가인 최창희 대표는 49년생으로 71살, 류호정 의원은 92년생으로 28살, 43살 차이가 납니다. 

공영홈쇼핑 마케팅본부장 지인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최창희 대표의 해명에 류호정 의원이 “그런다고 지원서 허위기재가 용인되지는 않는다”고 말하자 최 대표가 “허위 진술로, 어이, 허위기재라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어이’ 라고 말한 겁니다.

이에 류호정 의원은 곧바로 “어이?”라고 반문했지만 최창희 대표는 발언을 계속 이어 나갔고 질의 시간이 끝나면서 언쟁이 더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언론과 네티즌의 지적과 비판이 이어지자 공영홈쇼핑은 오후에 "최 대표의 답변 중 ‘어이’ 발언은 호칭이 아닌, 감탄조사와 같은 혼잣말 표현"이라는 해명 자료를 냈습니다.

통상 자신보다 아랫사람을 부르는 호칭인 ‘어이’라고 말한 게 아니라, ‘어~’하는 잠시 뜸을 들이는 별 뜻 없는 감탄조사 혼잣말을 했다는 겁니다.

오후 질의시간에 류 의원이 “제가 사장님 친구도 아닌데”라며 ‘어이’ 발언을 지적하자 최창희 대표는 “그냥 ‘허위’라고 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라며 만약에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일련의 발언과 해명에 류호정 의원은 "그럴수록 구차해지는 건 제가 아닌 것 같다“며 ”국정감사에서 ‘어이’ 하면서 말을 끊다니. 다른 의원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상상해 봐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의당은 “‘어이’라는 발언으로 의원 질의를 중단시키는 일은 듣도 보도 못했다”며 “단순한 감탄조사였다고 둘러댄 점은 더욱 어이가 없다”고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류 의원은 최창희 대표의 지인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선 최 대표가 만든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인 ‘사람이 먼저다’를 언급하면서 “내 사람이 먼저다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어이’ 라고 호칭을 한 게 아니라, ‘어~’ 라고 혼잣말을 했다는 해명.

최 대표가 지시했는지 직원들이 알아서 해명자료를 냈는진 모르겠으나, 수석침류, 돌로 이를 닦는다고 끝까지 우기던 손초가 1천 700년이 지나 대한민국 국회 국감장에 재림이라도 한 걸까요. ‘어이’라는 말은 난무했지만 정직 어이, 어처구니는 없는 하루였습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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