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불쌍하게 여긴다... ‘인천 라면화재 형제’ 8살 동생 사망, 형영상조(形影相弔)
그림자가 불쌍하게 여긴다... ‘인천 라면화재 형제’ 8살 동생 사망, 형영상조(形影相弔)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10.2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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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적막... ‘하늘나라에선 아프지 말길’ 익명 조화
"가족들 너무 힘들어해... 외롭지 않게 도와줘야"

[법률방송뉴스] 엄마가 외출한 사이 라면을 끓여먹다 10살, 8살 형제가 심한 화상을 입은 '인천 라면화재 형제' 동생이 상태가 갑자기 악화돼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늘(22일) '뉴스 사자성어'는 '제 몸과 그 그림자가 서로 불쌍하게 여긴다', '형영상조'(形影相弔) 얘기해 보겠습니다.

서울의 한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인천 라면화재 형제' 8살 동생이 급작스럽게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어제 오후 3시 45분쯤 끝내 숨졌습니다.

화재 당시 동생은 화상은 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았지만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호흡기 손상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집중진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겨졌는데 그제 오전부터 호흡 곤란과 구토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2시간 넘는 심폐소생술에도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며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지난달 14일 화재 구조 당시 동생은 안방 침대와 맞붙은 책상 아래 웅크린 채로, 형은 침대 위 아동용 텐트에서 발견됐습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형이 동생을 책상 아래 좁은 공간으로 대피시키고, 자신은 연기를 피해 텐트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동생이 피신한 책상 아래엔 이불이 둘러쳐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형이 마지막까지 동생을 구하려고 일종의 방어막을 친 것 같다"고 언론에 말했습니다.

형은 온몸의 40%에 3도 화상을 입고 두 차례 피부이식수술을 받는 등 치료를 받고 있는데 다행히 상태가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고 합니다.

동생도 추석연휴 무렵엔 상태가 좋아져 엄마를 알아보기까지 했다고 하는데 안타깝습니다.

인천 연수구 적십자병원에 마련된 동생의 빈소는 엄마와 외할아버지, 가까운 친척들 몇몇이 적막함 속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누가 보내왔는지 '따뜻한 하루'라는 이름으로 빈소에 놓여 있는 ‘하늘나라에선 아프지 말길’이라는 조화가 쓸쓸함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형제가 집근처 편의점에서 엄마 없이 둘이서 장바구니를 들고 이것저것 먹을 것을 사는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되면서 당시에도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동생의 외할아버지는 "어린 아기들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애들 엄마가 화재 이후 충격이 너무 커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외할아버지는 "애 엄마가 아이들을 방임했다, 학대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실제와 다르다"며 "가족들이 너무 힘들어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가족은 한부모 가정으로 엄마는 기초생활수급자입니다.

모양 형(形), 그림자 영(影), 서로 상(相), 조문 할 때 조(弔) 자를 쓰는 형영상조(形影相弔)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제 몸과 그 그림자가 서로 불쌍하게 여김'이라는 뜻으로 의지할 곳 없이 매우 외로운 모양을 말합니다.

서기 2세기 중후반 서진(西晉)의 관리이자 학자 이밀이 자신을 키운 90살 넘은 조모를 봉양하기 위해 황제에 사의를 표하는 '진정표'(陳情表)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는 재가해 할머니 손에서 길러진 이밀이 천지간에 할머니와 자신 밖에 없던 당시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경경혈립(煢煢孑立) 형영상조(形影相弔)', '의지할 데 없이 외롭게 혼자 서니, 제 몸과 그 그림자가 서로 불쌍하게 여긴다'고 표현한 겁니다.

그토록 끔찍이도 챙겨주고 아꼈던 동생이 사망한 걸 알면 이제 10살된 형이 얼마나 충격을 받고 마음이 아플까요.

형영상조. 이 형이, 이 가족이 천지간에 아무도 없게 외롭게 내버려둬선 안 될 것 같습니다.

다행이라고 할까요. 형제의 사연이 알려진 뒤 형제를 돕기 위해 인천 학산나눔재단에 어제까지 1천87명이 2억 2천7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사람 당 20만원 조금 넘는 금액인데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아이 치료비와 생활비 등 돈인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십시일반'의 마음은 이럴 때 내는 게 아닌가 합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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