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잘못 들었으면 돌아선다... '교도소 노래방'과 미도지반(迷途知返)
길을 잘못 들었으면 돌아선다... '교도소 노래방'과 미도지반(迷途知返)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10.2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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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도소에 전국 교정시설 최초로 노래방 설치
"인권? 울분 터진다" vs "교정효과 있다면 해볼 만"

[법률방송뉴스] 교도소에 노래방이 생긴다? 무슨 헛소리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북 전주교도소에 실제로 노래방 시설이 생겼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오늘(29일) '뉴스 사자성어'는 "길을 잃었어도 돌아올 줄 안다", '미도지반'(迷途知返) 얘기해 보겠습니다.

화제의 교도소는 전북 전주교도소입니다.

홈페이를 들어가 보니, 교도소장 인사말에 "전주교도소는 전통과 문화예술, 맛과 멋, 예향의 도시 전주에 어울리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교정행정을 통해 수용자 처우개선과 재사회화로 사회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교정행정을 통한 수용자 처우개선과 재사회화"를 내건 전주교도소에 전국 교정시설 최초로 수용자들을 위한 노래방 시설이 설치됐다고 합니다.

음향기기는 물론 조명까지 갖춘 노래방 3곳과 '두더지 잡기' 게임기 2대가 설치됐다고 하는데, 상담실까지 구비된 이 시설을 교도소 측은 '심신 치유실'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비용은 5천만원 가량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는데, 교정협의회 도움을 받아 올해 초부터 시설 설치를 준비해 어제 심신 치유실을 개관했다고 합니다.

노래방은 수용자 신청을 받아 최대 1시간까지 이용 가능하고 사형수나 자살, 자해 등 수감 스트레스가 큰 수감자가 우선 신청권을 갖는다고 합니다.

이용 비용은 당연히 공짜입니다.

전주교도소 측은 "수용자 인권을 배려한 조치로 교정 목적에 맞게 시설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곱지 않습니다.

"인권도 좋지만 남의 눈에 피눈물 내게 한 범죄자들에겐 과하다", "피해자 가족도 아닌데 울분 터진다"는 비판에서부터 "교도소에 놀러 갔냐", "나이트클럽도 만들어라"는 비아냥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반면 소수긴 하지만 "마음에 안정을 줄 수 있다면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교정 효과가 있다면 해볼 만하다"는 지지 의견도 있습니다.

전주교도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설을 아무때나 개방하는 것은 아니며 철저히 관리해 취지에 맞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길을 잃어도 돌아갈 줄 안다, '미도지반'(迷途知返)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남사(南史) '진백지전'(陳伯之傳)에 나오는 말입니다. 

'잘못된 것임을 알면 고친다', 고칠 결심을 한다는 뜻입니다.

남북조 시대 제나라 강주자사를 지낸 진백지라는 사람이 양나라 무제가 제나라를 공격하자 군사를 일으켜 맞서 싸운 일이 있었습니다.

진백지는 그러나 남제가 망하자 일단 양나라에 투항해 강주자사를 계속 지냈지만 양 무제에 진심으로 승복하지는 않고 가슴에 적개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진백지는 양나라에 반하여 군대를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북방 선비족이 세운 북위로 도망가 평남장군이 되었습니다.

양 무제가 동생 임천왕 소굉에게 북벌을 명하였는 바, 소굉의 군대는 회남 일대의 병마를 이끌고 남하한 진백지의 군대와 수양 일대에서 대치하게 됩니다.

이에 소굉이 군사력의 차이와 진백지의 배은망덕함을 질책하며 지난 날의 잘못은 따지지 않을 터이니 군사를 거두라는 글을 진백지에 보냈는데 여기에 나오는 말이 바로 미도지반(迷途知返)입니다.

"미도지반 왕철시여(迷途知返 往哲是與) 길을 잃으면 뒤를 돌아볼 줄 아는 것이 옛 성현들의 생각이고, 불원이복 선전유고(不遠而復 先典攸高) 길을 잘못 들어도 멀리 가기 전에 다시 돌아옴이 옛 경전에서 높이 여기는 점이다"는 표현이 그것입니다.

글을 읽은 진백지는 느낀 바가 있어 군대를 철수해 물러섭니다.

여기서 길을 잘못 들었지만 돌아갈 줄 안다, '미도지반'이라는 말이 잘못임을 알면 고친다, 고칠 결심을 한다의 뜻으로 쓰이게 됐습니다.

교도소 노래방을 두고 "교도소에 놀러갔냐"는 비판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용자들이 일반인들이 술 먹고 노래방 우르르 가서 놀 듯 교도소 노래방을 이용할 것 같진 않습니다.

일본 가부키 전승집안에서 유래됐다고 지금은 잘 안 쓰는 단어이긴 한데 누구나 '자기 인생의 십팔번(十八番)' 하나쯤은, '사연 있는 노래' 하나쯤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교도소 말대로 '노래'가 과거의 회한과 잘못을 녹이고 털어내 심신 치유에 도움이 된다면, 미도지반, 잘못된 길로 더 들어가지 않고 돌아서서 나온다면, 나올 결심을 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허락해주는 아량과 너그러움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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