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은행 실명계좌 거래만 허용... 가상자산 양도차익에도 과세
암호화폐, 은행 실명계좌 거래만 허용... 가상자산 양도차익에도 과세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11.0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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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활성화와 자금세탁 방지,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는 운용의 묘 필요"

▲유재광 앵커=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 얘기 더 해보겠습니다. 장한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앞서 윤수경 변호사가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 내용 등에 대해 전해드렸는데, 이번에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배경이나 취지가 어떻게 되나요.

▲장한지 기자= 우리나라는 기존에 암호화폐 같은 가상자산과 관련된 별도의 법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6월에 OECD 산하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FATF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라"고 권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만들어진 법안이 바로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특금법으로 작년 7월 1일부터 시행됐는데, 가상자산 규제 대상이나 방법 등 당시 구체적인 사항은 대부분 시행령에 위임했습니다.

1년여의 준비를 거쳐 금융위에서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어제 입법예고한 것입니다. 블록체인 전문 권오훈 변호사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권오훈 변호사 / 차앤권 법률사무소]
"가상자산을 활용한 자금세탁 행위를 방지하는 규제를 도입했는데 그때 주요한 사항들이 시행령에 위임이 됐습니다. 그래서 법만 봐서는 정확하게 어떤 규제인지 확인할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 시행령이 나와서 비로소 윤곽이 잡혔다고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럼 이제 그동안 법제도 바깥에 있던 암호화폐 같은 가상자산이 제도권 안으로 완전히 들어온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특금법은 국제기준인 FATF 권고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일 뿐 제도화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고객확인 의무와 의심거래 보고 의무 등 규제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이지 가상자산을 '화폐'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입니다. 권 변호사 설명을 다시 들어보시죠.

[권오훈 변호사 / 차앤권 법률사무소]
"정부 입장에서는 가상자산으로 쉽게 현금이 다른 자산, 비트코인 등으로 변환이 될 수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자금세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고요. 그래서 이런 우려를 통제하기 위해서 암호화폐가 현금으로 바뀌는 과정에 있어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규제차원인 것이지 암호화폐를 활성화한다, 이런 것은 아닙니다."

▲앵커= 투명성을 확보해 자금세탁을 방지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건가요.

▲기자= 핵심은 가상자산을 은행의 실명계좌를 통해 거래하도록 강제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누가 얼마의 암호화폐를 사고팔았는지 파악이 가능하고 가상자산이 자금세탁에 악용되는 걸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이번 시행령 입법 취지입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까지는 제가 100억원을 숨겨 해외로 나가고 싶은데 현금 100억원을 들고 나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해외계좌로 송금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암호화폐를 100억원어치 사면 이 암호화폐가 담긴 USB 하나만 들고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되고,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이것을 팔아 현금화할 수도 있고 다른 해외 계좌에 자금 은닉도 가능합니다.

이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건데요. 권 변호사 말을 계속 들어보시죠.

[권오훈 변호사 / 차앤권 법률사무소]
"정부가 봤을 때는 이것은 자금세탁의 우려가 있는 상황인 것이고 가장 규제를 받는 곳이 암호화폐 거래소가 될 것 같아요. 이번 규제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신고를 해야 하는데 정부에. 정부에 신고하려면 여러 가지 요건들을 충족해야 합니다. 요건들 중에서도 특히 은행에 실명계좌, 그러니까 실명계정이라고 하는데 이런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합니다. 사용자들이 실명으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앵커= 가상자산사업자와 별도로 은행에도 별도의 의무를 부과한 것이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상자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 시 은행에게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 방지 이행 현황을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은행이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금융거래 등에 내재된 자금세탁 위험을 식별, 분석하도록 한 특금법 제5조 고객확인 의무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새로운 의무를 부과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해당 조항이 있었음에도 은행들이 귀찮은 데 휘말리는 게 싫어 사실상 나 몰라라 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와 은행 실명계좌를 통한 거래를 의무화했다는 점에서 은행이 빠져나갈 구멍을 차단한 측면이 있습니다. 권 변호사의 설명을 이어서 들어보시죠.

[권오훈 변호사 / 차앤권 법률사무소]
"은행에서 이것을 지금까지 안 해줬어요, 거래소에게.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렇게 안 해준다 하더라도 거래소가 운영을 할 수는 있었어요, 관련된 법이 없어서. 그런데 앞으로는 은행에서 실명계정을 발급받지 못하면 거래소가 더 이상 운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이런 상황들을 규제하려고 법이 도입된..."

▲앵커=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의 예외 같은 건 없나요.

▲기자= 있습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가상자산과 법적인 화폐 간의 교환이 없어 예치금 등이 없는 경우 실명계정 발급에서 제외된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현금 거래가 없는 경우 입출금계정 발급 요건은 면제한다는 건데 이 경우에도 가상자산사업자로서 신고와 자금세탁 방지 의무 등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앵커= 앞으로 또 달라지는 게 있나요.

▲기자=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가장 큰 관심일 텐데요. 앞으로 주식 양도차익처럼 가상자산 양도차익에도 세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규제를 통해 확보하게 되는 거래 투명성을 이용해 양도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권 변호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권오훈 변호사 / 차앤권 법률사무소]
"암호화폐와 관련된 과세 정책이 지금까지는 사실 없었습니다. 과세법정주의이기 때문에 세법에 암호화폐 또는 가상자산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법인세를 제외하고는 과세를 못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7월에 세법이 개정되면서 내년 10월부터는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서도 과세를 하게 되는데 과세내용은 암호화폐 거래로 인한 양도차익에 과세를..."

▲앵커= 이번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기자= 시행일은 2021년 3월 25일입니다. 금융위는 다음달 14일까지인 입법예고 기간에 찬반과 그 밖의 참고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받을 예정인데, 미신고 사업자의 폐업 등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 간담회 등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시장에서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그러면서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연구개발 투자 등 지원·육성하되, 가상자산과 관련된 투기과열,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합동 대응으로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현직 의정부지법 부장판사인 이정엽 블록체인학회장은 미래세대 먹거리인 '블록체인 활성화'와 '자금세탁 등 폐해 방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쫓을 수 있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정엽 블록체인법학회장]
"이 분야는 다른 AI나 다른 정보기술처럼 육성하고 사회진보를 위한 기술로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자금세탁 방지를 목적으로 한 '특금법'도 전체적인 가상자산과 관련된 기술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다양하고 유연하게 규정이 됐으면 하는, 유연하게 이미 시행령은 발표됐는데 적용과정에서 유연하게 했으면 하는..."

▲앵커= 현직 판사가 블록체인학회장을 맡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정엽 판사는 게임 아이템 같은 사례를 들며 블록체인 개념이나 기술은 이미 현실화, 일상화되고 있다며 이를 선점하고 발전시키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시 들어보시죠.

[이정엽 블록체인법학회장]
"저는 제 책에도 썼지만 암호화폐나 가상자산이라고 하는 것들이 다 시대의 요청에 의해서 개발된 것이고 그게 정보가 새로운 시대 '석유'라고 하잖아요. 석유 시대가 열린 것처럼 정보 시대가 열려서 석유로 인해서 플라스틱도 나오고 여러 가지 탄소경제가 만들어진 것처럼, 정보도 새롭게 가공하고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시행령 발표는 어찌 됐든 제도권에서 이것의 가치를 인정하는 시발점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이번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 전문은 금융위 홈페이지 정보마당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앵커= 눈이 핑핑 돌아가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의견 있는 분들은 입법예고 기간에 확실하게 의견을 전달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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