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에게 살생하지 마라 타일러도... 트럼프와 민경욱의 공통점, 도문계살(屠門戒殺)
백정에게 살생하지 마라 타일러도... 트럼프와 민경욱의 공통점, 도문계살(屠門戒殺)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11.0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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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편투표 개표될 때마다 승리가 마법처럼 사라져... 매우 이상"
민경욱 "트럼프, 이제서야 이상한 것 느껴... 4·15 부정선거 음모론 아냐"

[법률방송뉴스]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쪽으로 기우는 가운데, 개표 후폭풍이 점입가경 혼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표가 몰래 버려졌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고, 4·15 총선이 중국 해커에 의해 조작됐다는 해괴한 주장을 하고 있는 민경욱 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제야 이상함을 느끼냐”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백정에게 살생하지 마라 타이르다. 하나마나한 입 아픈 소리, 오늘 ‘뉴스 사자성어’는 도문계살(屠門戒殺) 얘기 해보겠습니다.

도문계살((屠門戒殺) 도살 도(屠), 문 문(門), 훈계 계(戒), 죽일 살(殺), 백정집 문 앞에서 죽이지 말라고 훈계하다, 백정에게 살생하지 마라 타이르다는 뜻입니다.

조선 전기의 문신 서거정이 펴낸 설화집 ‘태평한화골계전’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서울 청년과 경주 기생 사이 이야기입니다. 경주에서 우연히 한 관기를 만난 서울 청년이 관기의 요염함과 애틋함에 흠뻑 빠져 취합니다.

꿈같은 한철을 보내고 서울로 올라가는 청년에게 관기는 신체의 일부를 잘라 주는 '절신지물(切身之物)'을 사랑의 징표로 달라 합니다.

이에 청년은 머리칼을 잘라 주었지만 관기는 싫다며 다른 것을 달라 했고, 청년은 결국 생이빨을 뽑아 줍니다.

그런데 서울로 올라온 청년의 귀에 이빨까지 뽑아준 관기가 그새 다른 남자와 정분이 났다는 소식이 바람결에 실려 옵니다.

이에 크게 화가 치민 청년은 집안 노복을 시켜 이빨을 찾아오라고 시킵니다.

하인이 찾아가 주인의 이빨을 달라하니 관기가 크게 비웃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치해자(癡孩子) 도문계살(屠門戒殺) 창가책례(娼家責禮) 비우즉망(非愚則妄) “어리석은 어린놈이 백정에게 살생하지 말라 이르고, 창기보고 예를 다해 지키라 하는 격이니 바보 아니면 제정신 나간 망령든 놈이로다”하는 냉소입니다.

그러면서 “옜다”하고 자루를 던져주니 자루 속에 이빨이 가득하더라는 예기입니다.

여기서 도문계살(屠門戒殺)은 얼토당토않은 일을 도모하거나 해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는 말을 입만 아프게 하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 됐습니다.

미국 대선이 개표를 둘러싼 후폭풍으로 어지럽습니다.

개표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경합주에서 앞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우리가 이겼다”며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이해 못할 일이 백악관에서 버젓이 일어났고,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대선 당락을 결정할 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쫒기거나 바이든 우세로 넘어가자 개표중단과 재검표를 요구하는 소송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대선 결과 자체를 부인하는 소송이 연방대법원에 제기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소송전이 난무하는 가운데 압권 가운데서도 압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입니다.

현지시간으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어떻게 우편투표 더미가 개표될 때마다 그렇게 압도적이고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놀랄만한 투표용지 더미가 개표되면서 많은 핵심 주에서의 확고한 우위가 하나하나씩 마법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매우 이상하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말입니다.

우편투표는 사기투표라는 기존 주장을 노골적으로 다시 적은 겁니다.

또 다른 트위터 글에선 미시건주 관련해 “널리 보도됐듯이 실제로 비밀리에 버려진 표가 대량 있었다”며 버려진 표가 자신의 표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우리 시스템의 진실성과 대통령 선거 자체에 손상은 이미 가해졌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말입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대선 사기투표에 조직적인 선거부정이 자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트위터는 즉각 해당 글을 ‘가림’ 처리하고 공유도 차단했습니다.

‘동병상련’이라도 느낀 걸까요. 4·15 총선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민경욱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마디 적었습니다.

"트럼프는 외친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경합 지역에서 모두 유리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 어떻게 우편 투표가 공개될 때마다 마법처럼 민주당이 앞서느냐고. 트럼프는 이제서야 뭐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다고 느낄 것"이라는 게 민 전 의원의 말입니다.

민 전 의원은 그러면서 "트럼프는 이제 대한민국의 4·15 부정선거가 단지 의혹이나 음모론, 또는 주장이 아니라고 느낄 것이다. 자료는 많이 제공했으니까 잘 판단을 할 것"이라며 “대비하지 않으면 다음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그렇게 경고를 했건만"이라고 적었습니다.

마치 자신이 백악관 앞에서 ‘4·15총선 부정선거 규탄 1인시위’를 할 때는 눈길도 안 주더니 ‘그것 봐라, 내가 뭐라 그랬냐, 이제 알겠냐‘는 식으로 고소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에 자신을 동화시켜 일체감과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참 묘합니다.

투표부정, 부정선거 주장. 미국에 트럼프가 있다면 한국엔 민경욱 전 의원이 있는 걸까요.

두 사람에 적당히 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라 하는 것은 도문계살(屠門戒殺) 창가책례(娼家責禮) 백정에 살생하지 말라 하고 창기에 예를 지키라고 하는 것처럼 허망하고 소용없는 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론 민경욱 전 의원이 공영방송 KBS에서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워싱턴 특파원과 메인뉴스 앵커를 했는지 궁금하고, '샤이 트럼프'니 뭐니 하는데 일련의 미국 대선 전개 과정들을 보면서 여러 모로 미국이라는 나라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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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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