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이를 이고 하늘을 바라본다... 대선 여론조사 1위 윤석열과 대분망천(戴盆望天)
물동이를 이고 하늘을 바라본다... 대선 여론조사 1위 윤석열과 대분망천(戴盆望天)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11.1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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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선후보 선호도 1위 한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 정치권 '시끌시끌'
민주당 "총장 사퇴하고 정치해야"... 국민의힘 "야당 정치인 아냐" 선긋기도

[법률방송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1위를 했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정치권이 갑론을박 시끌시끌합니다.

오늘(12일) ‘뉴스 사자성어’는 물동이를 이고는 하늘을 볼 수 없다, 대분망천(戴盆望天) 얘기 해보겠습니다.

일 대(戴), 물동이 분(盆), 바라볼 망(望), 하늘 천(天), 대분망천(戴盆望天). 직역하면 물동이를 이고 하늘을 바라본다는 뜻입니다.

물동이를 이고 하늘을 바라보면 물이 쏟아져 버리니,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불후의 역사서 사기(史記)를 쓴 사마천이 억울하게 난에 휘말려 처형될 위기에 처한 친구 임안의 도움 요청을 완곡히 거절하는 편지에 나오는 말입니다.

복이위대분하이망천(僕以爲戴盆何以望天) 고절빈객지지 망실가지업(故絶賓客之知 亡室家之業). 나는 물동이를 이고 어떻게 하늘을 바라보겠는가 생각했고, 그런 까닭에 손님들과의 사귐도 끊고 집안의 일도 다 잊었습니다.

대분망천(戴盆望天).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다.

사마천은 당시, 중과부적으로 흉노에 투항한 이릉 장군을 위해 변호했다가 죽음 대신 생식기가 잘리는 치욕스런 형벌을 택하고 사기 편찬을 끝내기 위해 온 정열을 쏟고 있었습니다.

사마천은 이에 만에 하나 다시 난에 휘말려 황제의 미움을 사 목숨을 잃을 수 없었기에 친구 임안의 부탁을 거절하며 ‘대분망천’을 말한 겁니다.

친구의 목숨 대신 사기 완성이라는 과업을 택할 수밖에 없는 사마천의 고뇌가 담겨있는 글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24.7%로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를 2, 3위로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는 어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정치권이 시끌시끌합니다.

윤 총장은 앞서 지난달 23일 대검 국감에서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검찰총장 퇴임 뒤 정계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입니다.

이런 가운데 윤 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위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정치권은 시끌시끌합니다.

당장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윤 총장을 향해 "대권후보 1위로 등극했으니 차라리 사퇴하고 정치를 하는 게 맞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추 장관은 어제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월성원전 1호기 수사와 관련해 "정치적 목적의 수사라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윤 총장의 대선후보 여론조사 1위에 대해 “이후 검찰 수사나 결론에 다 정치적인 해석이 붙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박 의원은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총장이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국민들 앞에서 했고 그 뒤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석열 총장을 때리면 때릴수록 윤 총장의 몸집이 커지며 지지율이 오르는 데 대해 여권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인데, 국민의힘도 상황을 마냥 즐길수만은 없게 된 모양새입니다.

이와 관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오전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윤 총장이 지금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야당 정치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회의 뒤 기자들을 만난 김종인 위원장은 “윤 총장이 야당 후보를 압도했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윤 총장은 기본적으로 정부여당 사람”이라고 거듭 거리를 뒀습니다.

이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엎드려 모셔와도 시원찮은 판에 김 위원장이 내치기에 바쁘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특유의 ‘마이너스 손’만 흔들고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이 ‘반 문재인 정서’를 싹쓸이하며 혼자서 국민의힘 지지율을 훌적 넘겨버리는 등 제1야당을 집어삼켰다”며 이같이 썼습니다.

여도 야도 윤 총장에 대해 한마디씩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명실공히 정치인이 됐으니 총장 옷은 벗고 정치를 하라고 앞다퉈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대분망천(戴盆望天) 하려 하지 말고 하늘을 보려면 물동이는 내려놓으라는 건데, 윤 총장이 임기 만료 전에 검찰총장이라는 물동이를 내려놓을지, 임기 만료 전이든 후든 내려놓은 뒤 어떤 선택과 행보와 여파를 보이고 일으킬지 궁금합니다.

한쪽에선 결국은 허망한 신기루가 될 거라는 얘기도 있고 다른 쪽에선 전혀 다른 전망을 내놓기도 하는데, 아무튼 대한민국 정치는 참 흥미진진한 것 같습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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