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진퇴 여부 정리해야"

[법률방송뉴스]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

추미에 법무부장관이 어제 오후 전격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정지 명령을 내린데 대해 정치권을 넘어 온 나라가 갑론을박 시끌시끌합니다.

흡사 이쪾과 저쪽으로 나라가 두 쪽이 난 모습입니다. 어떻게, 누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할까요.

해령계령(解鈴繫鈴). 방울을 풀 자는 방울을 매단 자이다. 오늘 뉴스 사자성어는 해령계령(解鈴繫鈴) 얘기 해보겠습니다.

중국 남송 때 혜홍선사가 지은 ‘임간록’이나 명나라 때 구여직의 ‘지월록’ 등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오대남당 때 태흠이라는 법명을 가진 스님이 있었습니다. 어려서 깨우침을 얻었다고 하는데 지나치게 호방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이 싫어하며 무시했다고 합니다.

다만 주지인 법안선사만은 태흠의 진면목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법안선사가 제자들에게 “호랑이 목에 걸린 방울을 누가 풀어야 하는가”라는 선문답을 던집니다.

대답을 못하고 좌중이 조용한 가운데 태흠이 나서 말합니다. 매단 사람이 풀어야지요.

여기서 해령환시계령인(解鈴還是繫鈴人), 방울을 풀어 돌아올 자는 방울을 매단 자다. 이를 넉자로 줄여 해령계령, ‘방울을 풀 자는 방울을 매단 자다’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어제 저녁 6시쯤 윤석열 총장에 대해 전격적으로 직무정지 명령을 내리며 징계까지 청구했습니다.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추 장관의 말입니다.

윤 총장은 즉각 "한 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의 소임을 다해왔다"며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공개 반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은 개인의 직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추 장관의 발표 직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 사찰 등 윤 총장이 받는 혐의가 중대하다며 국정조사까지 언급했습니다.

한마디로 이정도 했으면 알아듣고 거취를 정하라. 자진사퇴하라는 것이 여당의 압박입니다.

일단 이 정도 사안을 추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협의나 재가, 최소한 보고를 하지 않았을 수는 없습니다.

이와 관련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의 지시나 협의와는 선을 그은 겁니다.

관련해서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추가적으로 입장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거리를 뒀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선 그런 청와대와 문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인 비판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추 장관의 폭거도 문제지만 뒤에서 이걸 묵인하고 즐기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더 문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임을 하든지 하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오늘 당 율사 출신 의원모임에서 한 말입니다.

그밖에도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참 비겁한 대통령이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이렇게 파렴치하고 적나라할 줄 몰랐다”고 적었습니다.

윤영석 의원도 “추미애를 앞세운 문재인 정권의 친위쿠데타, 대통령의 침묵은 비겁하다”고 저격했고, 김웅 의원 같은 경우는 “대통령이 지시한 게 아니면 추 장관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한 것이고,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라면 가장 비겁한 통치”라고 꼬집었습니다.

야당에서만 비판이 쇄도하는 게 아닙니다.

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역할을 맡은 신평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추 장관의 꼴불견을 보며 참으로 이상하게 생각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 변호사는 그러면서 최중철 정신과 의사의 분석을 인용해 “문 대통령은 의존적인 마음 중심형”이라며 “이 성격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회피하는 점”이라고 적었습니다.

윤석열 총장은 대검 국감에서 자신의 진퇴를 묻는 질문에 ‘임명권자의 뜻’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해임하지 않는 한 스스로 물러나진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습니다.

결자해지 기시자 당임기종(結者解之 其始者 當任其終) 맺은 자가 그것을 풀고, 일을 시작한 자가 마땅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윤석열이라는 방울은 스스로 내려올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검찰총장이라는 방울을 건 문 대통령이 방울을 흔들지 말라 정리하든지, 방울을 풀든지. 마땅히 책임을 지고 결정을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블랙코미디 같은 혼란과 편가르기, 국론 분열을 즐기고 있는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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