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서 못 먹는 자두처럼 버림받다... 윤석열 징계와 문재인 대통령, 도방고리(道傍苦李)
써서 못 먹는 자두처럼 버림받다... 윤석열 징계와 문재인 대통령, 도방고리(道傍苦李)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12.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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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대검 앞 지지자들에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
문 대통령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어"
2019년 윤석열과 2020년 윤석열... 정권 평가 천양지차

[법률방송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2차 징계위가 오늘 열렸습니다.

길가에 있는 쓴 자두 열매, 오늘(15일) ‘뉴스 사자성어’는 '도방고리(道傍苦李)' 얘기 해보겠습니다.

[리포트]

길 도(道) 곁 방(傍) 쓸 고(苦) 오얏 리(李), 직역하면 ‘길가의 쓴 자두 열매’라는 뜻입니다. 남에게 버림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입니다.

중국 당나라 태종 때 명재상 방현령이 쓴 진서(晉書) ‘왕융전’ 등에 실려 있습니다.

3세기 중후반에 살았던 왕융은 ‘죽림칠현’ 중의 한 사람으로 노장사상에 심취해 풍림에 묻혀 유유자적하며 세속정치에는 큰 뜻을 두지 않은 인물입니다.

어려서부터 영특했던 왕융이 어린 시절 아이들과 놀던 중 자두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오얏나무를 보고 아이들이 모두 우르르 달려가는데 왕융만은 혼자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어떤 사람이 “애야, 너는 왜 따러 가지 않고 혼자 서 있는 거냐”고 묻습니다.

이에 왕융이 답합니다. 수재도변이다자(樹在道邊而多子) 차필고리(此必苦李), "길가에 있는 나무에 자두가 저렇게 많은 것은 틀림없이 자두가 쓰기 때문입니다."

오얏을 따서 먹어보니 과연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썼습니다.

여기에서 유래한 사자성어 도방고리(道傍苦李), 길가의 쓴 자두 열매는 쓸 데가 없어 남에게 버림받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됐습니다.

나아가 모두가 버리는 데는 반드시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2차 징계위가 오늘 열렸습니다.

법조계에선 정직이나 면직, 해임 등 윤 총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징계가 내려질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관련해서 검찰총장으로 어쩌면 마지막 출근길이 될지 모를 오늘 오전 대검 출근길에 윤 총장은 차에서 내려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

차에서 내려 대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다가가 “그동안 여러분들이 응원해 주신 것 아주 감사한데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까 이제 나오지 마시라. 너무 날씨가 추워지니까 이제 그만하셔도 내가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대검 앞에는 어제부터 예의 그 윤석열 총장 응원 화환들이 다시 등장했고, 윤 총장이 감사의 뜻을 전하자 지지자들은 “힘내세요”라며 “우리가 윤석열이다”를 외치며 지지를 표했다고 합니다.

비슷한 시각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수처법을 공포하며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수단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2차 징계위가 열리는 시각을 즈음한 시간에, 검찰 관련한 일종의 작심발언을 쏟아낸 건데, 메시지 내용이 강렬합니다.

여러 말이 있는데 압권은 이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 검찰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민주적 통제를 받게 된다면, 무소불위의 권력이란 비판에서 벗어나 더욱 건강하고 신뢰받는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는 발언입니다.

발언을 뒤집어 보면, 검찰은 국민 위에 존재하는 권력기관이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한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는 기관이다, 무소불위 권력이다, 거듭나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검찰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고 책임을 물을 길도 없는 성역이 돼 왔다”는 것이 작금의 검찰에 대한 문 대통령의 평가이자 인식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공수처는 검찰권을 약화시키는 괴물 같은 조직이 아니다”며 “검찰의 권한에도 견제가 필요하다. 그 점을 검찰도 받아들이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검찰을 향해 ‘받아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선택적 정의’ 구현에 매진한 자업자득인지, 윤석열이라는 ‘원칙주의자’에 대한 정권의 복수극인지에 대한 판단은 여기서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도방고리(道傍苦李), 문 대통령 발언이나 여러 전개되는 모양새를 보면 윤석열 총장 뿐 아니라 검찰 조직 전체가 현 정권이나 정권 지지자들에게 버림받은 건 분명해 보입니다.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그런 자세로 국민들의 희망을 받았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똑같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기 바란다.”

2019년 7월 25일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 검찰총장 임명장을 주며 한 말인데, 그 사이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여러 모로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사상 초유 징계위 징계를 받고 총장직에서 쫓겨나는 검찰총장이라는 불명예를 쓰고 주저앉을지, 새옹지마가 되어서 권토중래해서 돌아올지. 아직 다 끝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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