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 중개업체 '자동차서점' "피해 글 안 내리면 회당 100만원" 소송
법원 "객관적 사실에 상당부분 부합... 일부 과격한 표현 문제 안 돼"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선 얼마 전 자동차 리스 중개업체들에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자동차서점’이라는 리스 중개업체에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만 수백명에 이르고, 피해금액은 100억원대에 달한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인데요.

그런데 인터넷에서 이 같은 피해사실을 알리는 피해자를 상대로 업체 측에선 적반하장식으로 글을 내리고, 그렇지 않으면 거액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신새아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입니다.

‘자동차 리스 피해 사례 공유합니다’ ‘중고차 리스 사기 주의하세요’ 등의 피해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수법은 대부분 대동소이합니다.

수천만원의 보증금을 맡기면 자동차 리스료를 지원하고, 리스기간이 끝나 차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준다는 식입니다.

반납 받은 리스차를 다시 리스하거나 판매해서 이득을 남긴다는 업체 측의 말을 믿고 피해자들은 아무 의심 없이 보증금을 건넸습니다.

그렇게 일단 보증금을 받아 가면 어느 순간 리스료 지원을 끊고 보증금을 챙기는 이른바 ‘먹튀’를 하는 겁니다.

이런 수법에 꼼짝 못하고 당한 김가연씨도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김가연(가명) / 자동차 리스 지원 피해자]

“5월 말쯤에 병원을 다녔어요. 정신의학과 병원에 다니면서 지금도 치료 중인데요. 입원까지는 하면 제가 지금 자동차서점에 대해서 대응을 해야 되는데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김씨는 지난 7월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 사실을 알리며 같은 피해자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추가 피해 확산을 막고, 십시일반 힘을 보태 업체 측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김가연(가명) / 자동차 리스 지원 피해자]

“왜냐하면 피해 확산을 막고 싶었어요. 게시글을 계속 유지를 했어요. 국민청원도 올렸고 블로그나 카페에도 올렸었거든요.”

그러던 지난 8월 초 김씨 앞으로 법원에서 소장이 날아왔습니다.

업체 측에서 김씨가 자신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며 비판성 글을 삭제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1회당 1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낸 겁니다.

업체 측의 적반하장 소송에 김씨는 화도 나고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변호사비를 들여 소송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가연(가명) / 자동차 리스 지원 피해자]

“변호사를 선임해서 자동차서점이 ‘게시글 삭제 가처분 소송’을 저한테 해서, 저도 이제 변호사 선임해서 550만원 선임비 들여서...”

김씨 입장에서 더 황당한 건 업체 측이 다른 피해자들에겐 김씨 핑계를 대며 지원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고 합니다.

[최상호(가명) / 자동차 리스 지원 피해자]

“(자동차 리스 중개업체) 대표가 나한테 했던 얘기가 ‘김가연(가명) 대표가 네이버에 게시글을 올리고 이렇게 했기 때문에 계약이 안돼서 자기들이 손해를 보고 계약자가 없기 때문에 당신들한테 지원금이 못나간다’고 저한테 얘기했거든요. 제가 녹취도 있는데...”

1심 판결이 지난 9월 나왔는데 법원은 “업체 측에서 작업글로 도배중이다” 같은 일부 입증이 안 된 표현 삭제를 제외하곤 김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객관적 사실에 상당부분 부합해 보인다. 일부 표현이 다소 과격하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과장이 섞인 나름의 비판으로서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다”는 것이 재판부 판시입니다.

일단 한시름 돌린 김씨는 “이번 법정싸움은 시작일 뿐”이라며, 같은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업체 측을 상대로 끝까지 어떤 식으로든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가연(가명) / 자동차 리스 지원 피해자]

“끝까지 이제 뭐 저희들끼리 하던 변호사를 선임하든 끝까지 대응은 할 거고요. 어차피 저희는 금전적으로 손해는 봤지만 더 이상은 이제 이런 사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거고요. 끝까지...”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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