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린·황용환·박종흔 후보 vs 조현욱 후보, 선거규칙 위반 극한 갈등... 후유증 예고

[법률방송뉴스] 대한변협회장 선거 사상 가장 많은 모두 5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제51대 대한변협회장 선거가 후보들 간 과잉경쟁으로 산으로 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종린, 황용환, 박종흔 3명의 후보가 기호 2번 조현욱 후보를 일종의 불법 선거운동으로 변협 선관위에 집단 신고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고, 조 후보도 맞고발로 대응하는 등 후보들 간에 극심한 알력과 갈등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 대한변협에서 후보자들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왕성민 기자가 현장을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5시 50분쯤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협회장실이 위치한 18층에 어깨띠를 두른 제51대 변협회장 선거 후보 출마자와 캠프 관계자들이 모여드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그럴게 아니라 제가 잘못한 거 있으면 저를 고발하시고, 누구나 마찬가지잖아요. 우리끼리가 아니라."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아니, 우리끼리. 저는 생각이 달라요"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조 후보님 지금 몇 번이나 그랬어요?"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잘못한 건 무조건 고발하는 게 아니라 우리끼리 얘기를 해봐야죠."

뭘 몇 번이나 그랬냐는 것일까. 

분위기를 파악할 사이도 없이 조현욱 후보가 이번엔 "황용환 후보도 그랬냐는 걸 아냐"라고 몰아붙입니다.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아, 알겠어요. 그러면 그건 혹시 아셨어요. 황용환 후보도 접이 명함 계속 돌린 거 알고..."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그건 몰랐어요 사실은"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그러니까 나는 남이 잘못한 걸 내가 얘기를 안 하니까 모르실 거 같아. 한번 본인한테 물어보세요."   

뭔가 '명함' 관련한 문제인 것 같은데, 오가는 말이나 분위기로 미루어 상당히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기호 5번 박종흔 후보] 
"아니 황 후보님하고 관계 없잖아요. 이렇게 나오면 본인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누구를 물고 들어가요."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아니 왜나면... 그거는 제가 잘못했다고 했어요"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잘못한 걸로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법률가는 책임을 져야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기본적으로..."

'책임' 문제가 언급되며 급기야 대한변협회장 선거 사퇴 요구까지 나오더니, 이를 두고 다시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습니다.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이유 불문하고 책임을 지시려면 사퇴하시는 게 맞고요. 그러잖아요. 이유 불문하고 잘못했다 그러시고. 뭐 그럼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겁니까."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아 그럼 지금 저한테 사퇴 요구하시는 거예요?"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아니, 책임지시겠다면 사퇴 하시는 게 맞는데..."

논란의 발단이 된 조현욱 후보의 명함입니다.

접는 형태로 돼 있는데 조 후보의 기호와 선거 캐치프레이즈, 주요 공약, 주요 약력 등이 빼곡하게 기재되어 있습니다.

대한변협 협회장 선거규칙 제11조는 후보자의 학력과 경력, 소신 등을 기재한 인쇄물을 배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현욱 후보의 접이식 명함이 해당 대한변협 선거규칙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종린, 황용환, 박종흔 후보의 주장입니다.

이의 시정을 요구했는데도 조현욱 후보 측에서 계속 문제의 접이식 명함을 배포하며 변협 선거규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게 세 후보의 지적입니다.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이거 원칙 위반이다, 규칙 위반이다, 분명히 말씀을 드려서 안 하겠다고 그러셨죠. 그래놓고 그 뒤에 결국은 28일 인천까지 오셔서 뿌리셨고 광주도 다 뿌리신 거 다 알아요. 이렇게까지 하시면서..." 

조현욱 후보는 이에 대해 자초지종을 전달받지 못한 일부 선거 캠프 운동원들이 뿌린 것이지, 의도적으로 규칙을 위반하려 한 거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저는 실제로 그 이후에 안 썼는데 운동원들이 같이 다니다보면 어쨌든 의견이 좀 다른 건 맞아요. 그거는 일단 모든 책임, 제가 다 지겠습니다. 그만하시지요."

세 후보는 이외에도 ▲조현욱 후보가 현장에 없는데 선거캠프에서 거리 선거운동을 한 점 ▲후보 본인 SNS가 아닌 다른 SNS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점 ▲SNS 릴레이 지지글 작성 등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모두 대한변협 선거규칙을 위반한 '반칙 선거운동'이라는 것이 세 후보의 주장입니다.

그럼에도 선거를 엄정히 관리해야 할 대한변협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화살을 대한변협 현 집행부에도 돌립니다.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대한변협 왜 이러는지 난 모르겠습니다. 이게 구두경고 사안이라고 저는 생각이 안 들거든요. 다른 집단도 아니고 법률가 집단이에요. 그리고 모르신 것도 아니고..."

조현욱 후보는 이에 대해 일부 세밀히 살피지 못한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후보들도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부분이 있고, 무엇보다 이게 과연 이렇게까지 집단적으로 대응해야 할 일이냐고 반박합니다.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다만 저는 그동안 다른 후보들의 잘못에 대해서 굳이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선거라는 건 즐거운 축제이고 과연 우리 변호사들이 이렇게 서로 고소 고발해야 되는지. 그리고 정말 진흙탕처럼 험난한, 이 지저분한 싸움을 해야 되는지..."

30여분의 설전 끝에 이종린, 황용환, 박종흔 세 후보는 결국 공동명의로 조현욱 후보의 변협 선거규칙 위반에 대한 집단 신고서를 변협 선관위에 제출했습니다.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최대한 빨리 처리를 해주시기 바라고요. 다른 것 보다도 어떻든 법률가는 원칙을 아무리 그것이 불편할지라도 지키고 그거에 근거해서 활동을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런 부분은 대한변협에서 엄정하게 확인하셔서..."

집단신고를 당한 조현욱 후보도 "다른 후보들도 변협 선거규칙을 위반한 게 많다"며 변협 선관위 맞고발로 응수했습니다. 조 후보가 고발한 후보는 황용환, 이종엽, 박종흔 후보입니다.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저는 그래서 이것도 사실 내고 싶지 않았지만 분명히 다른 후보들의 잘못을 다 묵인하고 분명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신고를) 하기 때문에 저는 어쩔 수 없이 내는 겁니다." 

사상 초유 변협회장 선거 후보자들의 집단신고와 이에 대한 맞고발 접수 뒤에도 후보들은 가시 돋친 설전으로 서로 끝까지 신경전을 벌이며 앙금을 남겼습니다.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이걸(변협회장 선거) 이기는 게 뭐가 대수라고 생각하셔요. 이거 돼서 뭐 할 건데요. 저는 그걸 참 묻고 싶어요. 이렇게까지 해서 이길 이유가 없잖아요."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명함에) 이 경력, 약력 쓰는 게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하실 줄 전 몰랐다고 분명히 제가 말씀드렸죠."    

언쟁을 벌인 후보들은 여진이 어느 정도 가라앉자 한 목소리로 현 변협 집행부를 성토했습니다. 애초 합동 토론회만 열었어도 사달이 이렇게까지 번지진 않았을 거란 성토입니다.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제가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 유권자들이 도대체 후보가 누구인지, 공약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를 못하고 심지어 지금 접는 명함이 문제된 것도 사실은 명함에 아무것도 기재할 수 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먼저 묻습니다. 공약이 뭡니까, 또 경력이 어떻게 되십니까. 그런데..."

다른 후보들도 이제라도 합동 토론회를 열어야 한다는 데엔 이견이 없습니다.

[기호 1번 이종린 후보]
"후보자들이 서로 공격과 방어를 통해서 허점이 있다면 어떤 허점이 있고 그거에 대해서 어떻게 변명하는지를 아셔야 정확한 판단을..."  

[기호 5번 박종흔 후보]
"능력이나 비전이나 또한 공약이 실현될 수 있는지를 확인을 해야 됩니다. 정말 빌 공(空), 공약(空約)인지는 토론을 하면 드러납니다. 그래서..." 

한바탕 야단법석이 끝날 무렵 황용환 후보가 도착한 가운데, 후보들은 사태 봉합을 위해 서둘러 자리를 떠났습니다.  

[기호 5번 박종흔 후보]
"6시 전에 접수하라고 해서 했습니다."

[기호 2번 조현욱 후보]
"저도 고발장 접수했는데... 그러니까 우리끼리 이래가지고..."

[기호 3번 황용환 후보]
"아니 난 저기 보내신 건 읽었는데, 접이 명함을 저기 한 적이 없어. 어디 보자고."

토론회도 없는 '깜깜이 선거' 논란에 후보들 간 선거규칙 위반 집단 신고·고발까지, 25일 치러지는 변협회장 선거가 과열을 넘어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입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b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