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속의 산하Law] 화제의 방송 드라마, 영화 콘텐츠 등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대중문화 현상에 대한 법적 쟁점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들이 칼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편집자 주

 

남상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남상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나라 축구팬들에게 손흥민 선수의 토트넘 통산 100호골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지난 2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즈 유타이티드와의 2020~202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44분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의 패스를 이어받아 득점에 성공하여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 총 253경기에서 100호 골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손흥민 선수의 활약에 따라 또 다시 스페인 명문 축구팀인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설이 가십으로 인터넷을 떠돌기 시작하였는데, 필자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 이름을 듣자마자 한 축구선수의 이름이 떠올랐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지금은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유벤투스에 소속되어 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쳐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활약으로 세계 최정상 선수로서 이름을 날린, 우리나라 팬들에게 즐거움과 실망감을 철저하게 남긴 그 선수의 이름이 떠올랐고, 2019년 무렵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지만 이제는 기억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그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돼 가고 있나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2019년 6월경 주식회사 더페스타(이하 더페스타)는 그 해 7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 축구경기를 주최하는데, 호날두 선수가 최소 45분 이상을 뛰게 될 것이라며 대대적인 언론 홍보를 시작하였고, 많은 축구팬들은 호날두를 직접 볼 수 있다면 티켓 가격이 아깝지 않다며 구매를 하였으며, 입장권 6만5천장이 예매 시작 2시간 30분 만에 전부 매진되었습니다.

특히 이 친선경기의 티켓 가격은 3만원에서 40만원까지 책정되어 있었고, 29명이 하나의 방에서 관람할 수 있는 스카이박스 29인실의 경우에는 1천700만원에 책정되어 어찌보면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상 한 획을 긋는 대단한 이벤트였습니다.

그러나 경기 당일 호날두는 현장에 있던 수많은 축구팬들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단 1분도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경기 종료 후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유벤투스와 호날두 선수, 그리고 경기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고, 일부 관객들은 주최사에 환불 요청 등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관객들의 환불 요청 등에 더페스타가 응하지 않았고, 관객들은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별도로 더페스타의 대표자는 출국금지 및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관객들의 집단소송이 줄이어 진행되는 중 2020년 2월 4일 인천지방법원에서는 더페스타가 원고들(소송을 제기한 관객들)에게 각각 37만1천원을 지급하라 하였고, 2020년 11월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더페스타가 원고들에게 각각 경기 티켓 구매금액의 50% 상당의 손해배상금 및 1인당 5만원 상당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또한 2020년 12월 18일 더페스타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위약벌로 7억 5천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선고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현재 더페스타를 상대로 한 다수의 소송들이 진행 중에 있고, 그 중 일부는 원고의 수가 약 4천800명에 이르는 소송도 있습니다(해당 사건의 판결선고기일은 2021년 2월 18일로 예정되어 있음).

이러한 판결들이 확정되더라도 더페스타에게 집행 가능한 재산이 존재하는지, 관객들은 실제로 얼마의 배상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호날두 노쇼 사건에 대한 다수의 소송들로 인해 향후 국내에서 대형 음악 공연이라든지 스포츠 경기를 주최하고자 하는 회사들은 동일한 사태를 발생시키면 큰 책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게 됨으로써 동종업계에 경종을 울리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호날두 노쇼 사건. 아직 후반전 종료 휘슬은 울리지 않았고, 관객들의 반격으로 역전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느낍니다. 또한, 해당 소송들을 진행하시는 변호사님들과 관객들의 모습을 통해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법언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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