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사학재단 재산을 개인 재산처럼 전횡"
홍 전 의원 "어처구니없다, 항소해서 밝히겠다"

 

사학재단 재산 등 75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홍문종 전 의원이 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학재단 재산 등 75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홍문종 전 의원이 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친박신당 대표인 홍문종(66) 전 의원이 사학재단 재산 등 50억원대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됐다. 홍 대표는 법정구속되지는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1일 홍 대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범인도피 교사 혐의에 징역 3년을, 뇌물수수 혐의에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주할 우려가 없고 항소를 통해 다툴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에서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해야 할 학원과 학교 재산을 개인 재산처럼 전횡했다"며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며 등록금을 낸 학생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 홍 대표의 범인도피 교사 혐의에 대해 "피고인의 명령을 거역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학교 직원을 대신 처벌받도록 해, 학원 내 권력으로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국가의 사법기능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홍 대표가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이던 지난 2013년 6월부터 2014년 9월까지 IT업체 관계자로부터 고급 차량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뇌물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경우라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대신 형법상 뇌물수수죄만 적용했다.

홍 대표가 지난 2012년 사학재단 경민학원의 이사장·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서화 매매대금 명목으로 교비 24억원을 지출한 뒤 돌려받은 혐의, 2010년 의정부 소재 건물을 경민대 교비로 사들이면서 기부받는 것으로 처리해 경민대 재산을 경민학원으로 전출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또 학교 설립 인가를 받지 않고 경민국제기독학교를 운영하던 중 경찰의 단속을 받자 명의상 대표를 실제 학교 운영자인 것처럼 가장해 처벌받게 한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IT 관계자로부터 현금 등 3천만원을 받은 혐의와 다른 횡령·배임 기소 건은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검찰은 홍 대표에게 총 75억원대 횡령·배임과 8천200여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는데, 재판부는 57억원의 횡령과 액수를 상정할 수 없는 뇌물수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홍 대표는 선고 후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항소심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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