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엽 당선인, 김정욱 회장 "법조시장 혼란 초래... 전국 지방변호사회 연대할 것"

[법률방송뉴스] 법조계, 특히 로스쿨의 초미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 ‘결원보충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미등록이나 자퇴 등 로스쿨에 결원이 생기면 다음해 입학에서 정원을 늘려주는 방식으로 말 그대로 결원을 보충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이종엽 차기 대한변협회장과 김정욱 신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이 결원보충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왕성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

오는 25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이종엽 대한변협회장 당선인과 김정욱 신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로스쿨 결원보충제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종엽 대한변협회장 당선인] 
"경쟁에 실패한 법전원들의 재정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나아가 법조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결원보충제도 연장을 위한 정부의 입법 진행 절차에 대하여 분명히 반대합니다."

결원보충제는 등록 포기나 자퇴 등 결원이 발생한 경우 다음해 입시에서 입학정원의 10% 범위 내에서 추가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로스쿨 도입 당시 로스쿨의 안정적인 정착과 운영을 위해 임시로 도입됐는데, 일부 로스쿨의 재정 보전과 연명용으로 변질됐다는 것이 이종엽 차기 변협회장과 김정욱 서울변회장의 공통된 인식입니다.

또 사실상 로스쿨 정원 증원과 관련된 결원보충제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 아닌 하위 시행령을 그때그때 개정하는 방식으로 계속 연장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결원보충제도는 하위 시행령이 상위 법령의 입법취지를 잠탈하는 위헌적 요소가 강하며 실질적으로 전체 법전원의 정원을 증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고..." 
 
기자회견문 낭독에 이은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로스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변회장에 당선된 김정욱 회장이 구체적인 숫자까지 언급하며 결원보충제 폐지를 거듭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지금도 제가 알기론 10%대, 16% 남짓한 합격률을 가진 학교가 이미 두 군데 정도가 있고, 사실 로스쿨을 정상적으로 졸업했는데 그 정도 합격률을 나타낸다는 것은 저는 그 학교의 입학생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로스쿨의 커리큘럼이나 어떤 교육이나 강의가 문제라고..." 

결원보충제가 일부 로스쿨들의 방만함과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그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김정욱 회장의 말입니다.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사실은 그렇게 해서 저절로 이제 인원이 빠지고 그 로스쿨이 도태가 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그 도태가 되기 싫다면 해당 로스쿨은 계속해서 자신의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수요를 맞출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되는데..." 

기자회견에 앞서 어제 오전 이종엽 차기 변협회장과 김정욱 서울변회장은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를 찾아 교육부에 ‘결원보충제 반대 의견서’와 성명을 각각 제출했습니다. 

이종엽 차기 변협회장은 제51대 변협회장 당선인 신분으로 제출한 공문과 성명서 외에도 전현직 전국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 명의의 공문과 성명서를 별도로 받아 제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종엽 차기 변협회장은 결원보충제 관련해선 변호사회 사이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종엽 대한변협회장 당선인] 
"이 문제에 관해서 변호사 업계 전체가 하나가 돼서 힘을 뭉쳐서 대처한다는 의미에서 앞으로도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나아가서 전국의 14개 지방변호사회와 힘을 합쳐서 연대해서..."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로스쿨 결원보충제를 오는 2024년까지 4년 더 연장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변호사 단체의 강력한 저항과 반발에 교육부는 지난 1월 29일 연장기간을 오는 2022년까지 2년 연장하는 한발 물러선 수정 변경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그리고 법률방송 취재 결과 정부는 지난 4일 해당 입법예고안 검토 차관회의를 거쳐 오늘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해당 개정안을 심의·의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와 관련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 측은 법률방송에 "결원 충원제도는 로스쿨 교육과정의 안정적 운영, 편입학 부작용 해소 등 순기능이 많은 제도"라며 "특히 정원이 아닌 추가 선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응시생들에게는 입학기회가 늘어나는 것이고, 이는 기회의 공정성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법전원 협의회 관계자는 그러면서 "변호사 단체가 변호사 수를 축소하기 위한 관점에서 접근하지 말고, 내실 있는 법전원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는 측면으로 생각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이종엽 차기 변협회장과 김정욱 서울변회장은 결원보충제가 유지되는 한 로스쿨 졸업생 수와 변호사시험 합격률 및 합격자 수 등을 둘러싸고 연쇄적으로 전체 법조시장에 혼선과 혼란을 초래한다며, 교육부에 문제 제기를 하는 등 결원보충제 문제 해결을 위해 추후에도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엽 대한변협회장 당선인] 
"이후에도 필요하다면 교육부를 방문해서 이 문제에 관해서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또 현명한 해결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지난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1천768명, 최근 5년간  로스쿨을 통해 배출된 변호사는 1만명이 넘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변시 합격률은 계속 하락해 최근 몇 년간 50% 언저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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