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2년 연속 1조원대 매출, 압도적 1위... 화우 '2천억 클럽' 가입
"중소 로펌, 개업변호사는 불황 시름... 인재 영입, 합병 활발해질 듯"

▲유재광 앵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직역수호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어떻게 보면 그만큼 법률시장이 포화되면서 업계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형로펌의 지난해 매출 실적이 일부 공개됐는데,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예상보다는 선전했다는 평가입니다. 왕성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왕 기자, 국내 대형로펌의 지난해 매출 실적이 일부 공개됐다고요.

▲왕성민 기자= 그렇습니다. 통상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태평양, 광장, 율촌, 세종, 화우, 이렇게 6개 법무법인이 국내 6대 로펌으로 꼽히는데 이들 6개 법무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2조 5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특허와 해외법인 매출을 제외한 국세청 부가세 신고액을 기준으로 태평양이 3천315억원, 광장이 3천203억원, 율촌이 2천450억원, 세종이 2천265억, 화우가 1천940억원 규모입니다. 

부가세 신고액을 기준으로 한 5대 법무법인의 총 매출액 규모는 1조 3천173억원으로, 2019년 1조 2천340억원과 비교하면 6.8% 증가한 수치입니다.    

▲앵커= '억' 소리가 나는데, 업계 1위 김앤장은 어떤가요.

▲기자=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경우 업계에서는 1조 1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이룬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매출 1조원대를 수성하며 2위 태평양 매출과 비교해서도 거의 3배의 매출을 달성하며 압도적 1위를 지켰습니다. 

▲앵커= 애초 코로나 때문에 대형 로펌 매출액도 상당부분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대형 로펌 매출도 하락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6대 로펌 매출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특히 화우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데, 특허와 해외법인 매출을 포함한 총매출은 2천100억원으로 처음으로 '2천억 클럽'에 올라섰습니다. 2019년 대비 20% 이상 크게 오른 수치입니다.   

전반적으로 대형 로펌들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재를 영입하고 각자 전문분야에 주력한 결과,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그렇다 하더라도 애초 예측과 비교하면 상당히 선전을 한 건데, 업계에서는 뭐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네, 애초 업계에서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자문 수요가 줄 것이고, 이는 대형 로펌 매출에도 자연스레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6대 로펌의 이른바 '타깃 클라이언트'인 대기업들이 경기 위축 상황에서 오히려 법적 리스크 등에 대비하기 위해 자문수요를 유지, 강화하는 곳이 많았다는 후문입니다. 

국정농단 재판 등 총수가 연루된 이런저런 굵직굵직한 재판과 이에 따른 송무사건들이 작년에 많았고, 이밖에도 인수합병이나 기업공개(IPO) 등 로펌 매출을 견인하는 수요가 건재했다는 점도 거론됩니다. 

이런 점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6대 로펌이 어떻게 보면 '깜짝 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중소 로펌이나 개업변호사들은 어떤가요. 

▲기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법조시장 전체로 보면 불황을 겪고 있음에도 대형로펌들이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대비가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입니다. 아무래도 대형 로펌과 중소 로펌, 개업변호사들은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인데요. 

대기업의 경우 경제상황이 나쁘면 나쁜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일정한 법률수요가 유지되거나 또는 더 늘어나기도 합니다. 실제로 IMF 구제금융을 받아 외환위기를 겪었던 시기에 국내 로펌들이 몸집을 키우는 대형화를 이뤄내기도 했고요. 

대형로펌 입장에서는 불황 속에서도 어쨌든 이른바 '솟아날 구멍'이 있는 셈인데, 반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일반인들을 주로 상대하는 로펌이나 개업변호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불황이 찾아오면 일단 지갑부터 닫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특성상 사회활동과 대면접촉이 대거 사라진 것도 사건수임을 어렵게 하는데, 당분간은 계속 이런 사태를 관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외국법 자문사무소는 어떤가요.
 
▲기자= 여기도 어렵습니다. 지난 8일 미국계 로펌인 '코헨 앤 그레서(Cohen & Gresser LLP)'가 결국 서울사무소를 폐쇄했습니다. 심슨대처, 맥더모트 윌 앤 에머리에 이은 세 번째 서울사무소 폐쇄인데, 이로서 우리나라에 진출한 해외 로펌은 28개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100억 이상 매출을 올려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로펌에 이름을 올린 외국법 자문사무소는 코브레 앤 김(Kobre & Kim), 클리어리 가틀립 스틴 앤 해밀턴(Cleary Gottlieb Steen & Hamiltn),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Herbert Smith Freehills), 커빙턴 앤 벌링(Covington & Burling LLP) 4곳 정도가 전부입니다. 

살아남는 곳은 어떻게든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곳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외국법 자문사무소의 빈부격차도 점점 심해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입니다. 

▲앵커=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되긴 할 텐데 그렇다고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없고, 코로나 사태 속 법조시장, 어떻게 될까요. 

▲기자= 일단 매출액 2천억원 이상 6대 메이저 로펌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하 500억 이상 1천억 이하의 중형 로펌들이 이들 6대 로펌을 따라잡는 건 예전보다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규모 인재 영입이나 합병 같은 '합종연횡'도 활발할 것으로 관측이 되는데요. 송무에 강점을 보이는 로펌이 자문수요가 탄탄한 로펌과 합치는 등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로펌끼리 손을 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KL파트너스나 피터앤김 같이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전문로펌의 성장도 예측됩니다. 일종의 틈새시장을 잡는 건데요. 예를 들자면 국제중재와 같은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을 특성화해 살아남는다는 것인데, 적극적으로 새로운 틈새시장을 발굴하는 것도 법률시장에서 하나의 경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디 하나 쉬운 데가 없는 것 같네요.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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