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회장 선거캠프 개소식서 '막춤'에 트로트... 법정에선 '악바리 변호사'

[법률방송뉴스] 각자의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삶을 사는 젊은 법조인들을 만나는 '청년 법률가를 만나다' 코너입니다.

오늘(12일)은 대한민국에 트로트 열풍을 불러온 TV조선의 '미스트롯2'에 출연하며 반전매력을 마음껏 발산한 홈즈 법률사무소 하서정 변호사를 만나 노래와 법, 삶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트로트'와 변호사를 뜻하는 '로이어'의 합성어인 '트로이어'를 자처하는 하서정 변호사, '다재다능 재기발랄' 8글자가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다고 하는데, 장한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현직 변호사 신분으로 '미스트롯2'에 깜짝 출연해 끼와 흥을 마음껏 발산한 하서정 변호사.

노래를 안 들어볼 수 없어 인터뷰 장소를 서울 역삼동의 한 파티룸으로 잡았습니다.

[둘째이모 김다비 '주라주라']
"주라주라 카드 주라 오늘은 오늘은 소고기로 요미요미요미요미 야근할 생각은 마이소 오늘은 얼마 만에 하는 데이트 날인데 가족이라 하지 마이소 가족 같은 회사 내 가족은 집에 있어요"

'둘째이모 김다비'의 '주라주라'라는 노래를 현란한 춤을 곁들여 맛깔나게 부르는 하서정 변호사.

내친김에 한 곡 더 뽑습니다. 이번엔 민해경의 '보고 싶은 얼굴'입니다.

[민해경 '보고 싶은 얼굴']
"보고 싶은 얼굴 메마른 가슴 끌어안고 정들은 사람 그리면서 혼자서 지새우는 밤에 보고 싶은 사람"

'트로트'가 아닌데 어딘지 모르게 트로트 느낌이 나는 노래, 하서정 변호사는 스스럼없이 원래 이른바 '뽕삘(뽕짝 느낌)'이 충만하다고 말합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개인적으로 제가 약간 어떤 노래를 불러도 '뽕삘' 나게 불렀나 봐요. 그래서 트로트를 부르면 가장 반응이 좋았어요. '뭘 부르든 약간 트로트 같다' 이런 말 듣고..."

미스트롯2 출연 당시 하서정 변호사는 '반전 매력의 뇌섹녀'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주로 회식이든 사람들 앞에서 부를 때 아무래도 좋아해주는 거 좋다고 해주는 거 부르게 되잖아요. 트로트 많이 불렀었는데 그게 이렇게까지 딱 떨어지게 된 것 같아요. 재미가 있었고..."

자리를 서울 역삼동 변호사 사무실로 옮겼습니다. 넘치는 끼와 흥은 도대체 언제부터였는지 궁금했는데, 그 연원이 깁니다.

중학교 땐 교장선생님 훈시를 하는 엄숙한 학교 운동장 단상에 올라가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 전교회장에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제가 단상 위에서 옛날에 제 나이가 드러나는데, 임창정의 '늑대와 함께 춤을'이라는 굉장히 코믹한 노래가 있었어요. 그거 노래 부르고 춤추고 그랬더니 운동장에 모여 있던 학우들이 굉장히 좋아하면서 다 저를 찍어줬던 거예요, 그때."

학창시절 좌충우돌한 얘기를 이어가던 하서정 변호사는 "지금 생각해 보니 불법이었다"며 웃습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원래 그렇게 흥이 많고 노래 부르고 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이런 걸 많이 좋아했었어요. 예를 들면 학창시절 반대표로 나가서 춤추고 학교 수학여행 갈 때 버스 안에서 춤추고, 지금 그게 사실은 불법인데 그때는 몰랐죠, 어릴 때는."

고등학교 가서는 장래 희망으로 "치어리더를 하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아버지의 반응은 "다 좋은데, 우선은 공부부터 집중하자"였다고 합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어릴 때는 아버지에게 아버지랑 야구장을 다녀온 다음에 '난 치어리더가 되겠다' 이런 말도 드리고 했었거든요. 그때 아버지가 '좋은데,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를 가면 치어리더 선배 언니들이 괴롭히지 않고 더 잘해줄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스스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하는 하서정 변호사는 서울대에 진학해 경영학를 주전공으로, 법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습니다.

졸업 후 첫 직장은 현대중공업 엔진해외영업부.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선박 영업 분야에서도 하서정 변호사의 넘치는 끼와 흥은 빛을 발했습니다.

오죽하면 엄마가 "자제 좀 하라"고 말릴 정도였습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저희 엄마가 그래서 매번 소원이 '제발 서정아 회사 가서 회식 갔을 때 절대 춤추지 마라' 그렇게 해서 자제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왜냐하면 괜한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

하지만 타고난 흥을 어쩔 수는 없었습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회사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곳이잖아요. 그랬는데 거기서도 현대중공업 때 저희 부장님이 기억이 나는데 제가 퇴사하는 날에도 노래방에서 트로트 시키셨어요. '이거는 마지막으로 듣고 보내야 한다'고..."

올해 초 치러진 대한변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이종엽 당시 후보 캠프 개소식에서도 현란한 춤과 함께 트로트를 쏟아내 캠프를 들었다 놨다 뒤집어 놨습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처음에는 다들 당황하셨다가 나중에는 막 '떼창'을 같이 불러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대한변협 협회장님이신 이종엽 협회장님께서 마지막까지 제 눈을 못 맞추고, 굉장히 점잖으신 분이셔서... (아래만 보고 계셨을 것 같은데) 당황하셨나 봐요."

그런 하서정 변호사에게 미스트롯2 출연 결정은 어쩌면 숨을 쉬듯 당연한 일이었고,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그런 끼를, 그런 흥을 못 감추고 살고 있다가 어느 날 미스트롯1을 하는 거예요. 그것을 보고는 일반인들도 참여하고 또 올라가기도 하고 그런 것을 보고 '아 내가 저기에 나갔어야 하는데 왜 몰랐지' 하는 생각에..."

주변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반전매력 뇌섹녀'라는 별명도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대학) 선배 오빠는 '너 미스트롯 나갔냐' 이러시더니 '네가 그때 스피커 위에서 춤출 때 알아봤다'고 본 사람들은 '그래 그럴 줄 알았다'고 안 놀라는 분들도 많고, 공부만 하는 것을 봤던 분들은 깜짝 놀라시는 분들도 많고요."

춤과 노래, 끼와 흥 얘기는 잠시 접고 '본업'인 변호사 얘기로 들어갔습니다.

대기업과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근무하다 뒤늦게 로스쿨에 진학해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물었더니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 되고 싶었다"는 웃음기 사라진, 딱 부러진 대답이 돌아옵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꼭 필요하고 내 능력이 어떻게 쓰이는지 그것(법조인)이 나 아닌 사람으로 대체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돼서 법학과 변호사라는 전문직의 매력을 느끼게 돼서 변호사가..."

변호사시험 7회, 올해 변호사 4년차인 하서정 변호사는 이혼과 성폭력 피해 전문 변호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연예인도 내가 어떤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과 변호사도 비슷한 면이 있어요. 제가 어떤 사건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의뢰인이 선택을 해줘야 제가 그 일을 해보고 그 경험을 쌓을 수가 있는데..."

이혼도 그렇고 성폭력 범죄 피해도 그렇고, 털어놓기 힘든 내밀한 일, 하서정 변호사는 공감하고 소통하려는 마음이 이심전심 전해져 하나둘 찾아오는 의뢰인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감정을 다쳐서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마음으로 입은 상처라는 건 말도 못 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본인의 어떤 상처를 드러내고 더 큰 상처를 입을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고소를 하게 되는 일이기 때문에 공감능력을 갖고 소통할 수 있는..."

성범죄 피해자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을 모두 변호해 본 입장에서 하서정 변호사는 성범죄는, 특히 유명 사건의 경우 여론재판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경계합니다.

피해자를 대리하면 '피해자 말은 다 옳다는 거냐'는 식으로, 가해자를 변론하면 '피해자를 두 번 죽이려는 거냐', 이런 식으로 양극단의 시선과 비판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가해자라고 지칭되는 분은, 실제로 가해자가 아닌데 지칭되는 분을 변호하면 성범죄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이 옳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또 '피해자 진술 외 다른 증거는 내지도 마라' 재갈을 물리듯이 이런 식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떠나 중요한 건, 진실을 찾아가는 것, 그 방법이자 수단으로 '증거재판주의' 여섯 글자를 하서정 변호사는 힘주어 강조합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각기 다른 사건이잖아요. 한쪽은 피해자의 사건, 한쪽은 가해자로 지칭되는 사건인데 그러다 보니 다르지만, 양쪽으로 저는 똑같은 원칙과 똑같은 '증거재판주의', 형사절차상 법이 요구하는 정당한 근거와 법리를 가지고 다투는 그 원칙만은..."

그리고 일단 사건을 맡게 되면 춤과 노래를 흥얼거리는, 사람 좋은 '분위기 메이커' 하서정은 사라지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본인 표현대로 '악바리 변호사' 하서정 모습이 십분 발휘됩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사건을 맡으면 굉장히 끝까지 근성으로 악착같이 하는 면이 있어요. 법정에 갔더니 판사님께서 피고가 악착같이 다툰다, 원고 보고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말을 했는데 사실 그게 한 번이 아니었어요."

일단 소송에 들어가면 이기든 지든 심신이 극도로 피폐해지는 게 현실.

하서정 변호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터뷰 내내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그 소송을 하는 동안 어려움은 말도 못 하거든요.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되는 것인데 거기에 대한 실질적인 반영이 되지 않은 것이죠. 예전 오래된 법서에는 '소송을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말이 (있는데) 소송을 하게끔 만드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 징벌도 가해져야 하고 정신적인 손해도 배상이 돼야 하고 실질적인 손해가 보전돼야..."

닮고 싶은 롤모델 변호사가 있는지, 어떤 법조인이 되고 싶은지 묻자 다소 의외이면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교통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롤모델로, 본인 이름 자체로 그 분야의 '1인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것이 하서정 변호사의 답변입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저의 분야에서 한문철 변호사님과 같은 그 분야의 변호사로서의 대명사와 같은 그런 변호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꿈을 마음 깊이 갖고 있었어요. 진짜 얘기를 이끌어내고 끝까지 악착같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역할을 해야겠다..."

본래 캐릭터, '본캐'는 변호사, '부캐'는 트로트.

트로트 부르는 변호사 가수 '트로이어'를 자처하는 하서정 변호사는 실제 정식 트로트 앨범도 발매할 계획입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MBC) '놀면 뭐하니'에 나왔던 '박토벤'이라는 작곡가님이 계세요. 그분께서 좋은 곡을 준비해주시고 해서 앨범 작업도 지금 깊이 고민하고 있어요. '트로이어'를 결코 놓치지 않고..."

다재다능, 재기발랄 하서정 변호사.

[둘째이모 김다비 '주라주라']
"칼퇴칼퇴칼퇴 집에 좀 가자 마라마라 2차 오지 말아주라 간주 중에 멘트하지 말아라, 간주점프 간주점프 제발 눌러주라"

주변을 밝게 하는 유쾌한 기운과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변호사로의 사명, 두 캐릭터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하서정 변호사.

완벽주의에 욕심도 많아 보이지만, 전혀 얄밉지 않아 보이는 이유입니다.

[하서정 변호사 / 홈즈 법률사무소]
"사회에서 변호사라는 역할, 또 가정에서는 부모님의 딸이라는, 저희 오빠에게는 여동생이라는, 남편에게는 배우자라는, 친구들에게는 친구로서 동료로서, 선배로서 후배로서 그 역할을 아주 건전하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제가 한평생을..."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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