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후보자로 지명... 박상기·조국·추미애 내리 22개월 동안 차관으로 보좌
'친정권' 성향, 요직마다 하마평... 법조계 "검찰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 보장 우려"

지난 2019년 10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김 전 차관 뒷줄 왼쪽은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이성윤 현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지난 2019년 10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김 전 차관 뒷줄 왼쪽은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이성윤 현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에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지난 3월 4일 임기를 4개월가량 앞두고 사퇴한 지 60일 만이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찾아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선정한 김오수 전 차관,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4명 중 김 전 차관을 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4명의 후보 중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전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법무·검찰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국민 인권보호와 검찰개혁에도 앞장섰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 후보자가 적극적 소통으로 검찰조직을 안정화시키는 한편, 국민이 바라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다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설명처럼 김 후보자 지명의 배경은 '검찰개혁'으로 귀결된다. 국민이 바라는 검찰은 여전히 '거듭나야 할 조직'이라는 설명이다.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이 될 새 검찰총장의 공개적 인선 기준은 이같이 검찰개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고, 그 때문에 평소 '친정권' 성향으로 알려진 김 후보자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일찌감치 꼽혔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박상기·조국·추미애 3명의 전직 법무부장관을 22개월 동안 잇달아 차관으로 보좌했다. 2019년 조 전 장관이 퇴임한 이후에는 장관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문 대통령에게 직접 검찰개혁 추진 경과와 계획을 보고했다. 그는 지난 2019년 윤석열 전 총장 임명 당시 후보 중 1명이었다가 고배를 마시고 검찰을 떠났지만, 이후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감사원 감사위원 등 정부 요직의 하마평에 잇달아 오르내렸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해 김 후보자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해 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을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거부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김 후보자가 차기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적으로 김 후보자의 신망이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국 전 장관 일가 관련 검찰 수사가 시작됐을 때 김 후보자는 이성윤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제안해 검찰 내부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송영길(58·26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와 광주대동고 동문이다.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그는 사법연수원 기수가 전임 윤 총장보다 3기수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것이 단점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18기 문무일 전 총장에서 23기 윤석열 전 총장으로 갔던 게 파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임기는 2년이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김 후보자는 이날 후보자 지명 직후 오후 4시 45분쯤 서울고검을 찾아와 취재진에게 "어렵고 힘든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인사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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