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부잣집 도련님 무료 변론?... 형사공공변호인 도입 추진 논란
성범죄 부잣집 도련님 무료 변론?... 형사공공변호인 도입 추진 논란
  • 박아름 기자
  • 승인 2021.05.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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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기 변협 부협회장 "국가 주도 변호사 공급 부적절... 법률보험 시행해야"

[법률방송뉴스] 법무부가 지난달 26일 수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데, 법조계 일각에선 제도 도입에 우려와 냉소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변협 부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관기 변호사를 만나 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지,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박아름 기자입니다. 

[리포트]

형사공공변호인 제도의 핵심은 사형·무기·단기 징역 3년 이상 중범죄 피의자에 대해 수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하는 겁니다. 

현행 재판 단계에서 이뤄지는 국선변호인 제도의 확장입니다. 

법무부가 밝힌 제도 적용 대상은 중범죄 피의자 가운데 미성년자 또는 70세 이상 경우엔 필요적으로 변호인을 선임해 줍니다. 

국민기초 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자 또는 차상위 계층도 지원 대상입니다.

수사초기부터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제공해 국민의 인권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법무부 발표인데, 김관기 변호사는 이에 대해 “너무 나갔다”고 비판합니다. 

[김관기 변호사 / 대한변협 부협회장]
“어려운 사람을 법률서비스 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발상은 좋은데 이건 심하게 나간 거예요. 북한에도 변호사 있어요. 공무원인 변호사에요. 그럼..."

김관기 변호사가 지적하는 건 크게 세 축입니다.

▲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문제점 1. 제도 운영주체 문제

먼저 제도의 운영주체 문제입니다.

법무부 안은 법무부와 함께 법원과 대한변협을 운영주체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검찰을 감독하는 기구고, 법원은 유무죄와 양형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기관입니다. 

변호인은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에 맞서 피의자나 피고인을 변호하고, 법원에 피고인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는 위치에 있습니다. 

처벌과 방어, 판단의 주체가 함께 특정 피고인의 변호인을 선임해주는 상황 자체가 모순된다는 것이 김관기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김관기 / 대한변협 부협회장]

"변호인이란 건 국가에 반대하는 쪽에 선 사람들이에요. 근데 정부에서 월급을 받게 되면 국가에 반대해서 피고인의 이익을 지켜주는 일에 나설 수가 없죠. 그러니까 변호인의 본질에 반대되는 겁니다. 말하자면 이해관계가 완전히 배치되는 거죠. 그래서 반대하는..."

▲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문제점 2. 제도 지원대상 문제

변호인의 중립성 훼손과 형사사법 절차의 공정성 상실 우려가 한 축이라면, 또 다른 한축은 지원대상입니다. 

법무부 안은 일단 나이를 기준으로 미성년자나 70세 이상은 ‘필요적 국선’이라고 해서 무조건 국선변호인을 선임해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극단적인 경우 성범죄를 저지른 부유층 자녀나 수많은 사람눈에서 피눈물 나게 한 수십·수백억원대 횡령·사기범 등도 공짜로 변호사 조력을 받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역시 국민정서나 법감정, 정의와는 크게 동떨어진 일입니다.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나이를 기준으로 할 게 아니라 빈곤층 등 조력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심사 역시 법무부가 아닌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위원회에서 해야 한다고 김관기 변호사는 지적합니다.    

[김관기 / 대한변협 부협회장]
“지금 법무부에서 내놓은 대안을 보면 공무원 조직을 만들어가지고 그들이 변호를 담당하겠다는 거예요. 그럼 국가권력이 왼손으로는 사람을 잡아놓고 오른손으로는 변호를 하겠다는 건데. 국가가 추구하는 것은 딱 하나에요. 국가가 (사람들을) 순치시키는 게 목적인...” 

▲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문제점 3. 법률서비스 질 문제

운영주체와 지원 대상 문제와 함께 가장 큰 문제점은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를 통해 제공되는 법률서비스의 질 문제입니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재판 단계에서의 국선변호인도 예산 부족 등으로 부실하다는 비판과 지적이 끊이지 않는데, 

[김관기 / 대한변협 부협회장]
"재심되는 사건들이 보면 다 국선변호인들이에요. 국선변호인들이 성의 없게 하고, 정부 눈치보고 검사한테 대들고 판사한테 대들지 못하니까. 이상한 증거들 이렇게 나온 거 가지고 사람들이 무기징역 받고 그런..."

제대로 된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는 형사공공변호인이 자칫 수사기관 수사나 조서에 정당성만 부여하는 부작용 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김관기 / 대한변협 부협회장]
"이거 열심히 한들 변호인에게 보상이 안가요. 그러니 열심히 할 이유가 없는 거예요. 막상 어려운 사람, 수사단계에서부터 입회한다고 하지만 그냥 앉아서 졸다 올 거라는 거지. 그리고 경찰이 하는 말이 ‘어, 그거 맞아요. 경찰이 제대로 조사했어요’ 라고 하는 공증 역할만..."
    
관련해서 김관기 변호사는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게 능사가 아니라 현재 재판단계에서의 법원 선임 국선변호인이나 정부 기관인 법률구조공단 등 기존 제도와 시스템을 내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관기 변호사는 그러면서 법무부가 추진하겠다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는 피의자 입장에선 변호인 선임 자유를 박탈하고, 독립적이어야 할 변호사들을 공무원화 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라고 거듭 비판합니다. 

[김관기 /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존에 있는 제도가 그 이상이에요. 그런데 거기에다가 숟가락 하나 정부가 더 얹어가지고 공무원조직 하나 더 만드는 건 실패하게 돼 있어요. 국가가 하는 건 반드시 실패하게 돼있어요."

국가가 직접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까.

김관기 변호사는 그 대안으로 일종의 민영보험 같은 ‘법률보험’ 도입을 제안합니다. 

[김관기 / 대한변협 부협회장]
"법률보험은 평소에 예를 들어 교통사고 대비해가지고 예를 들어 자동차종합보험에다가 약관하나 추가하는 경우가 있어요. 내가 교통사고 당했을 때, 교통사고 냈을 때 형사 변호인을 선임하는 비용을 보험회사에서 대신 주는 거와 비슷한 개념이에요. 그걸 확장을 해서..."

가령 의료보험 같은 경우 환자가 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받는 것처럼 법률보험을 통해 소비자가 변호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관기 / 대한변협 부협회장]
"평소에 사람이 보험료를 미리 내서 자기가 원하는 변호사를 구할 수 있는 거죠. 민사 형사, 그건 보험회사에서 설계하기 나름입니다. 보험회사라는 것은 영리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뭐가 있다고 싶으면 당연히 상품이 나오게 돼 있습니다."       

김관기 변호사는 그러면서 국민들에 대한 법률서비스 제공은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과 중산층을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취약계층은 법률구조공단이나 국선변호인 등 기존 제도를 더욱 두텁게 강화하는 쪽으로, 중산층은 법률보험을 도입해 개개인의 법률리스크에 평소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김관기 변호사의 제언입니다.    

[김관기 / 대한변협 부협회장]
"보험료 부담은 늘어날 것인데 갑자기 변호사 비용 때문에 파산했다 이런 일은 없어지겠죠, 그렇죠. 해직공무원 같은 경우엔 소송한다고 2~3년을 피폐해져 가지고. 대학교수 쯤 되는 사람도 변호사비 때문에 파산하고 그러거든요. 평소에 보험을 들어놨면 그럴 일은 없어지겠지."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추진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입장은 김관기 변호사 개인에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법무부 추진 발표 다음날 곧바로 성명을 내고 “정당하지 못한 수사 및 기소 결과마저도 합리화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고, 형평에도 어긋나는 비선별적 지원은 정작 법률구조 제도 자체를 형해화 할 수 있다”며 형사공공변호인 추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서울변회는 그러면서 “법률구조사업 재편은 변호사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국민 법률지원 개편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법률방송 박아름입니다. 
 

 

박아름 기자 ahreum-park@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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