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 합격자 수 감축, 로스쿨 결원보충제 폐지, 로톡 금지 등 전방위적 행보

[법률방송뉴스] ‘직역수호’를 기치로 내걸고 지난 2월 출범한 제51대 변협 집행부의 광폭 행보가 법조계 안팎에서 관심과 논란을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직역수호 활동을 과감하게 실천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판과 지나치게 전선을 넓히고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들의 대표기구인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가 신임 회장단을 뽑았다고 하는데, 관련 내용을 왕성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제24대 회장에 이화여대 마태영 회장이, 부회장엔 김현재 건국대 회장이 각각 당선됐습니다. 

25개 로스쿨 학생대표자들은 휴일인 지난 16일, 온라인 투표를 통해 찬성 24명, 기권 1명으로 새 회장단을 꾸렸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 논란과 갈등으로 지난 2월 회장단 선거가 무산되면서 그동안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어온 법학협이 회장단 체제로 정상 운영되게 됐습니다. 

[마태영 로스쿨 학생협의회장 / 이화여대 로스쿨] 
"짧은 시간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잘 생각하고 최대한 많은 것들을 해내려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특히나..."

마태영 법학협 회장은 올해 초 치러진 제10회 변호사시험에서 드러난 여러 난맥들을 지적하며, 당면한 최우선 과제로 재발 방지책 마련과 변시 정상화를 꼽았습니다.   

시험문제 유출이나 법전 밑줄긋기 허용 여부 논란, 시험 종료시간 착각 등 있어선 안 되는 실수들이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마태영 로스쿨 학생협의회장 / 이화여대 로스쿨] 
"이 시험을 위해서 3년 동안 공부를 했고 법무부가 시험운영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믿고) 공부를 하잖아요. 그랬을 때 다음번 11회 시험에서는 동일한 상황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재발방지 대책을 빠르게 법무부가..."   

마태영 회장은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에서의 학습권 보장, 로스쿨 제도 개선, 변호사시험 합격률 등 주요 관심사에 대해 내부 의견 수렴과 합의를 거쳐 학생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태영 로스쿨 학생협의회장 / 이화여대 로스쿨] 
"이 모든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대표기구인 만큼 조금 더 능동적이고 조금 더 활동을 하는 모습들을 보여드려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앞서 변시 합격률 관련 합격자 수 대폭 축소를 촉구하는 대한변협·서울변회와 축소 절대불가, 합격자 수 확대를 주장하는 로스쿨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제10회 변시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정면충돌한 바 있습니다.  

합격자 발표 예정일인 지난 달 21일 정부 과천법무부 청사 앞에서 오전과 오후 맞불 시위를 벌인 겁니다. 

[이종엽 대한변협회장 /지난 달 21일] 
"그 결과 변호사시험 합격자 대량배출로 지난 10년간 변호사는 3배 이상 폭증하여 3만명을 훌쩍..."  

[최상원 서강대 로스쿨 졸업생 / 지난 달 21일] 
"저희는 이번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대폭 늘리라는,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를 촉구하는..." 

법무부는 결국 전년 대비 62명 가량 줄어든 1천706명의 합격자를 발표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합격자 수 대폭 축소를 요구해온 변협이 '협회연수 정상화'를 명분으로 신규 변호사 연수를 200명밖에 받을 수 없다는 실력행사에 나선 겁니다.   

결국 법원, 검찰, 로펌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연수 자리를 구하지 한 약 300명 가량의 제10회 변시 합격자들이 연수처를 찾지 못해 ‘연수 낭인’ 사태가 현실화 됐습니다.   

연수를 받지 못하면 변호사 개업도 못하게 되는 건데, 법무부는 이에 "연수인원 제한을 즉각 폐기하라"는 성명을 연이어 내는 등 변협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로스쿨협의회도 "국고지원이 끊겨 연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변협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재야 법조계의 중심인 변협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연수를 받아주기 바란다"는 성명을 내는 등 표현은 부드럽지만, 강하게 변협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외관만 보면 변시 합격자 수나 연수 축소 관련, 변호사시험을 주관하는 법무부와 법조인 배출의 유일한 통로가 된 로스쿨 사이에서 변협이 고립되는 모양새입니다.  

그럼에도 변협은 지난 17일 로스쿨 결원보충제 폐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등 법조계 이슈 관련한 전선을 오히려 더 확장하고 있습니다. 

해묵었지만 반드시 풀어야 할 법조계의 여러 현안과 이슈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현 이종엽 협회장 변협 집행부의 확고한 자세입니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 지난 17일]
"로스쿨의 정원을 편법적으로 늘려온 결원보충제는 이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임을 판단 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법률시장 정상화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지난 4일 이른바 '로톡 금지법'으로 통하는 '변호사 광고규정'을 전면 개정한 것도 이런 차원입니다. 

개정 광고규정은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법률플랫폼에 대한 회원들의 참여와 협조를 금지하는 조항을 명문화하고 있는데, 사설 법률 플랫폼 철폐는 이종엽 변협회장의 주요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종엽 대한변협회장 / 2020년 12월 18일] 
"이 부분은 사실 법률상담이나 변호사 소개, 알선 등을 금지하는 변호사법 현행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 부분을 반드시 짚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개정 광고규정은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8월 5일 전면적으로 시행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변호사들은 로톡을 탈퇴하든가 징계 위험 등을 감수하고 계속 회원으로 남든가 양자택일을 해야 합니다. 

로톡은 국민 편익을 강조하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알려졌는데, '플랫폼 화약고'가 터지는 건 이제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같은 제51대 변협 집행부의 광폭 행보를 두고 이전 집행부가 시늉만 하고 손대지 못했던 법조계의 고질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긍정과 찬사가 있습니다.

반면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밀린 숙제하듯 너무 동시다발적으로 서둘러 일을 진행하면서, 고립을 자초하며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와 비판도 상존합니다.  

변시 합격자 수와 연수생 축소를 둘러싼 힘겨루기, 로스쿨 결원보충제 폐지 헌법소원, 여기에 ‘로톡’ 같은 법률 플랫폼 금지 문제까지. 

전선이 여기저기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하나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이종엽 변협회장 집행부가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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