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발레 해보셨어요?"... 국립발레단에 무슨 일이, 단원들 인권위 피해자 조사 받아
[단독] "발레 해보셨어요?"... 국립발레단에 무슨 일이, 단원들 인권위 피해자 조사 받아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06.0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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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공연 등 무리한 일정 강행... 단원들 기본권 침해"
국립발레단 "법률자문 받아 인권위에 의견서 제출한 상황"

[법률방송뉴스] 54명의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발레단 측으로부터 건강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에 접수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관련 진정서를 단독 입수했는데, 피해 단원들은 이달 초 인권위로부터 피해자 조사를 받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단원들은 조사에 응하면서도 혹여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하는데, 먼저 도대체 어떤 일로 진정서가 접수됐는지 장한지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발레리나의 체중을 지탱하는 토슈즈 앞부분이 다 헤지고 찢어져 너덜너덜해졌습니다.

금방이라도 엄지발가락이 토슈즈를 뚫고 나올 정도로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비행장 아스팔트 위에서 발레를 하다 토슈즈가 너덜너덜 마치 '걸레'처럼 돼버린 겁니다.

발단은 지난해 10월로 올라갑니다.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에게 힐링과 위로를 전한다'는 기획의도로 KBS가 국립발레단과 '우리, 다시: 더 발레'라는 특집 기획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당시 KBS는 '빈사의 백조', '잠자는 숲속의 미녀', '허난설헌-수월경화' 등의 컨셉으로 전국 곳곳 명소들을 돌아다니며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했습니다.

문제는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별다른 안전 보호 대책 없이 발레 촬영에 내몰렸다는 점입니다.

당시 상황과 피해를 정리한 관련 문서를 법률방송이 입수했습니다.

"자칫 미끄러져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는 무용수에게 위험부담이 큰 염전에서 촬영을 했다"

"돌, 낙엽, 흙 등이 섞여 있어 발목이 돌아가는 등의 부상 위험이 매우 큰 숲속에서 춤을 춰야 해서 불안했다"

"돌멩이와 애완동물의 배변 등 단원들이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장애물이 가득한 잔디밭에서 임의대로 촬영을 진행했다"는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 단원이 "흙바닥에 돌멩이가 많으니 동작하기다 힘들다"고 말하자 KBS 측에선 "프로니까 보고 피하면서 하면 안 돼요?"라고 말을 해 어이가 없어서 "발레 해보셨어요?"라고 되묻는 일까지 있었다는 것이 단원들의 주장입니다.

애초 흙바닥 맨땅에서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무용수의 발을 보호할 수 없는 장소라는 게 단원들의 설명입니다.

심지어 비행장 아스팔트 활주로에서까지 춤을 추게 했고, 부상자와 정강이와 발등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단원들이 속출하는 사태까지 빚어졌습니다.

여기에 코로나가 엄중한 상황에 마치 피난민들처럼 방 하나에 26명의 단원들을 몰아넣고 대기시키는가 하면, 11월 중하순 겨울 초입에 야외 촬영을 하며 별다른 난방장치를 해주지 않아 덜덜 떨어야 했고, 심지어 근육경직까지 왔다는 것이 단원들의 하소연입니다.

그럼에도 단원 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국립발레단 측은 발레단 홍보를 위해 사실상 손을 놓고 수수방관했다고 단원들은 말합니다.

관련해서 국립발레단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관련 댓글을 보면 국립발레단 측과 KBS를 성토하며 무용수들을 안쓰러워하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쇄도했습니다.

"진짜 기획한 사람 제정신인가. 그림만 예쁘면 무용수들은 이 추위에 저거 입고 춤추다 다쳐도 괜찮다는 거냐"

"저 시멘트 위에서 휴지처럼 한 번 쓰고 마는 것도 아니고. 무용수들 얼겠다"

"후배 학대 하려고 감독되셨나. 당신만한 꼰대 처음 본다. 진짜 너무하다"는 비난과 성토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더불어 무용수들을 안쓰러워하며 격려하는 글들도 답지했습니다.

"무용수들 너무 안쓰러웠어요. 얼마나 고생했을까 마음이 아파서 못 보겠더라고요"

"아스팔트 위에서 갈려나가는 토슈즈와 무용수들이 안쓰러워요"라며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을 함께 내비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24일 국립발레단 단원 54명을 피해자로 적시한 진정서가 인권위에 접수됐고, 단원들은 이달 초 피해자 조사를 받았습니다.

단원들의 건강권 등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건데, 피진정인은 국립발레단 강수진 대표 그리고 당시 실무를 담당했던 발레단 홍보팀장 2명입니다.

인권위로부터 피해자 조사를 받고 법률방송 취재에 응한 단원은 "KBS 사건 때문에 인권위에서 조사를 와서 진실을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원은 그러면서 "단원들이 다 강수진 대표를 무서워한다"며 "혹여 피해를 당하진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또 다른 단원도 "엄청 무서운 집단이라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캐스팅 안 나오고 그러면 청춘이 다 날아가는 것"이라는 두려움을 나타냈습니다.

국립발레단 측은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진정서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내부적으로 저희 입장을 정리하고 법률자문을 받아 의견서를 제출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한쪽 편의 이야기만 듣고 보도가 나가면 곤란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어떤 입장인지에 대해선 국립발레단 내부적으로 정리를 한 뒤 말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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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후 2021-06-11 01:38:10
무용수도 안챙기면서 누구를 위한 발레였나요....?

우미정 2021-06-10 14:35:20
무용수가 되기위해 얼마나 많은 피.땀.눈물의 시간이 있었을지 ,그 무모한 책상머리 기획하나로 부상입으면 당신들이 책임질수있답디까?! 꼭 적절한 처벌이 주어져 두번다시는 이런일들 답습없도록 부탁드립니다.

데이지 2021-06-10 11:41:57
kbs제정신 입니까.
무용수들 다치면 책임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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