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우는 장면 촬영하면 '초상권 침해'일까... 사생활 침해와 위법성 조각 경계는
바람피우는 장면 촬영하면 '초상권 침해'일까... 사생활 침해와 위법성 조각 경계는
  • 유재광 기자, 강천규 변호사
  • 승인 2021.06.2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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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목적 정당성·수단 상당성 등 종합 고려해 위법성 조각 여부 판단"

▲유재광 앵커= 대법원 주요 판례를 통해서 일상에 도움이 되는 법률정보를 알아보는 '강천규 변호사의 잘사는 법(法)' 오늘(22일)은 초상권 침해와 위자료 얘기해 보겠습니다. 강 변호사님, 오늘은 어떤 판결 가져오셨나요.

▲강천규 변호사(법무법인 YK)= 최근에 모 법무법인이 성범죄 전문 사이트 홍보를 위해서 배너광고를 내걸었는데요. 거기에 가수 박효신씨의 사진을 허락 없이 게재했다고 해서 박효신씨가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최근 일부승소했다는 소식이 보도돼서 화제가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전 국가대표 리듬체조 선수였던 신수지씨도 초상권 소송을 진행해서 승소했는데요. 이처럼 초상권이 화제에 오르면서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과연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도 초상권이 인정되는 것인지 어떤 경우에 초상권 침해로 인정되는지 많이들 궁금해 하실 텐데요. 오늘은 초상권 침해와 위자료에 대해서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1년 4월 29일 선고 2020다227455)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구체적인 사안은 어떤 내용인가요.

▲강천규 변호사= 김모씨는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에 신고하지 않고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본 입주자 이모씨가 김씨가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을 제지하면서 다툼이 있었고, 김씨가 이씨에게 욕설하면서 말다툼을 하게 됐고 같은 아파트에 살던 부녀회장인 박모씨가 자기가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를 가지고 이 장면을 촬영하게 됩니다.

그리고 촬영한 영상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관리사무소 소장 그리고 동대표 14명에게 전송을 했는데, 김씨는 박모씨가 현수막을 게시하던 자신을 촬영한 것이 초상권 침해다, 이렇게 주장을 하면서 소송을 제기해서 대법원까지 올라오게 된 사건입니다.

▲앵커= 초상권이라는 말은 종종 듣는데 법적으로 정확하게 초상권의 정의가 어떻게 되나요.

▲강천규 변호사=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그밖에 사회통념상 식별이 될 수 있는 신체적인 특징에 대해서 함부로 촬영이 되거나 아니면 그림으로 묘사되지 않을 권리, 외부로 공표되지 않고 영리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요. 이런 권리를 초상권이라고 합니다.

이런 초상권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추구권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0조에서 근거하는 것인데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인정되는 권리이기 때문에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초상권은 인정됩니다. 따라서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에 대해서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촬영을 한다든지 아니면 일반인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한다든지 이런 행동을 할 경우에 초상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초상권 침해 말씀해주셨는데 사생활 침해와는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이 부분은 초상권 침해가 주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보장되는 그 영역에서 발생이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건데요. 예를 들면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이런 분들 보면 공적인 자리나 공개석상에서는 본인의 얼굴을 알리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촬영이 되려고 오히려 노력을 하죠.

그런데 이런 분들이라고 해도 자기가 사적으로 데이트를 하거나 아니면 결혼식 준비를 위해서 상견례를 한다거나 아니면 가족행사를 하는 경우에는 조용히 하고 싶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런 영역에서 허락되지 않은 촬영이 이뤄진다고 하면 초상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다만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사안이 공개가 됐다고 했을 때에도 이것이 대중들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안에 해당하고 공개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가 있습니다.

▲앵커= 경계가 상당히 애매한 측면도 있는데 침해 여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나요.

▲강천규 변호사= 표현이 조금 어려우실 수 있는데요. 초상권이나 사생활 비밀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둘러싸고 보면,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이익이 충돌하게 됩니다. 어느 쪽을 더 중심을 두고 판단할 것인지 법적으로는 '이익형량'이라는 단어를 쓰는데요.

이제 침해행위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 볼 것은 침해행위로 달성하려고 하는 이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가 필요한지 필요성, 효과성 등을 따져보게 되고요.

피해이익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피해법익의 내용이 뭔지, 중대성이 있는지, 침해행위로 피해자가 입는 피해정도가 얼마나 큰지, 보호가치가 있는지 등을 따져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초상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가 있을 때 이것이 위법하지 않다, 이렇게 주장하는 쪽에서 이 부분을 증명해야 위법성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앵커= 궁금한 게, 공개된 장소에서 촬영을 한다든가 아니면 재판의 증거로 제출하기 위해, 가령 바람피우는 증거 잡기 위해 촬영하는 경우,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강천규 변호사= 공개된 장소에서 초상권 침해가 이뤄졌거나 아니면 민사소송의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 침해를 했다, 이것만 가지고 무조건 항상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니고요. 실제로 대법원 판결을 들어보시면 이해가 되실 수 있는데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교통사고의 피해자들이셨는데, 이분들이 후유장해가 있었다, 이렇게 주장을 했었고요. 보험회사 직원들은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 이분들을 몰래 따라다니게 됩니다.

이분들이 일상생활에서 후유장해가 있다고 했던 신체를 사용하는 장면들을 촬영을 무단으로 해서 법정에 증거로 제출해서 문제가 됐었는데 이 부분이 초상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 이렇게 판단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바람 피우는 증거를 확보하는 이런 케이스에 있어서는 우연히 어떤 현장을 목격해서 그 당시 촬영을 하지 않으면 증거가 날아갈 상황이라고 하면, 급박한 상황에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가 있을 것이고요.

앞서 소개했던 보험회사 직원들 사건처럼 만약 장기간에 걸쳐서 미행을 한다든지 그 과정에서 촬영한 부분들은 초상권 침해로 문제가 될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사안으로 돌아오면 법원은 초상권 침해를 인정했나요, 어떤가요.

▲강천규 변호사= 이 사건에 있어서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초상권 침해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부녀회장인 박씨가 김씨의 동영상을 촬영을 한 이 부분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라는 게 있는데 여기를 보면 입주자는 공동주택의 광고물이나 표지물 같은 것을 부착하려고 하면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김씨가 그 관리사무소의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주체 동의를 받지않은 무단 현수막 게시라는 점이 한 가지 고려가 됐고요. 또 한 가지는 김씨가 게시한 현수막의 내용을 보면 관리주체의 아파트 관리방법에 대한 이견을, 반대의사를 현수막을 통해서 게시한 것인데 이런 공적논의에 나선 사람은 사실상 공인처럼 보는 것이죠.

그래서 사진촬영이나 공표에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김씨에 대한 동영상을 송출은 했는데 전송을 한 범위를 보면 관리소장이나 동대표, 이런 사람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아파트의 관리주체의 구성원에 해당하는 소수에게 제한된 범위에서 전송을 했기 때문에 초상권 침해로 볼 수는 없다,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앵커= 잘 사는 법, 오늘 내용 정리해주신다면요.

▲강천규 변호사= 요즘 스마트폰 보급이 돼서 카메라 촬영이 굉장히 손쉬워졌습니다. 초상권 침해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다시 이를 둘러싼 갈등도 심각해지는 상황인데요. 한편으로는 시민들의 권리의식도 높아져서 초상권 침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습니다.

초상권이 침해된 경우 형사고소를 할 수 있느냐, 물어보시는 경우들이 많으신데 초상권 침해 자체만 있는 경우 형사고소를 하기는 어렵고요. 관련돼서 명예훼손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같이 있을 때 형사고소를 할 수 있고 민사적으로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합니다.

금전적으로 배상을 받는 것인데, 다만 욕설이나 폭행 같은 게 행사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위험상황을 증거로 보전하기 위해서 촬영을 하는 그런 경우처럼 무단으로 자신의 얼굴을 촬영했다고 해도 촬영의 필요성이나 긴급성 그리고 방법의 상당성 등이 인정될 때에는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초상권 침해를 둘러싸고 다툼이 많이 있으신데 일응의 기준으로 활용하실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이게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경계를 똑부러지게 구분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측면도 있는데, 아무튼 조심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강천규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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