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깎아 종기를 치료하다... 검찰 직제개편과 완육의창(宛肉醫瘡)
살을 깎아 종기를 치료하다... 검찰 직제개편과 완육의창(宛肉醫瘡)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1.06.2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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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찰 직접수사 축소, 인권 보호"... 29일 국무회의 상정

[법률방송뉴스] 검찰 직접수사 권한을 더 축소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오늘 차관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자신의 살을 깎아 종기를 치료하는데 쓰다. 오늘 뉴스 사자성어는 완육의창(宛肉醫瘡) 얘기해보겠습니다. 

검찰 직접수사 축소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온 일종의 정권 차원 과업입니다.

조국 법무부장관 시절이던 2019년 10월엔 7개 검찰청에 있던 10개 특별수사부를 3개 청 6개, 이름도 특수부가 아닌 반부패수사부로 바꿔서 4개 특수부를 축소했습니다. 

추미애 장관 시절인 2020년 1월엔 검찰 직접수사부서 13개를 형사・공판부로 전환한데 이어 같은 해 9월엔 직접수사부서 및 전담수사부서 14개를 형사부로 전환했습니다. 

“그간 검찰의 직접수사 역량을 꼭 필요한 사건에 집중하는 방향의 검찰 직제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입니다. 

오늘 차관회의를 통과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도 이런 일련의 흐름의 연장선으로 법무부는 “이번 직제 개편도 그 후속 조치의 일환”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앞서 대검은 법무부장관의 수사 사전 승인, 형사부 직접수사 범위 등에 대해 반발하며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낸 바 있습니다. 

이에 “대검과 긴밀하게 소통하여 장관 사전 승인 등을 철회하는 등 대검의 의견을 일부 반영한 협의안을 마련했다”는 것이 법무부 관계자의 말입니다.

오늘 차관회의에서 가결된 직제 개정안은 법무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크게 3갈래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선 수사절차 상 인권보호 강화입니다. 

이를 위해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요구, 시정조치요구, 재수사요청 등 사법통제 업무를 전담하는 ‘인권보호부’를 전국 8개 지검에 설치합니다.

해당 8개 지검은 서울중앙, 서울남부, 인천,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광주지검 등입니다.

"수사권 개혁으로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가 제한되고 경찰의 권한이 확대됨에 따라 검사의 사법통제기관 내지 인권보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입니다.

직제개편과는 별도로 현행 인권감독관(지검 18명, 차치청 5명)을 ‘인권보호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전국 6개 고검과 천안・대구서부・부산동부・부산서부・순천 등 지방 5개 차치청에 확대 배치합니다.

"인권보호부는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통제 업무를, 검찰 내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 방지와 조사 업무는 인권보호관이 전담하도록 해 수사 전 과정에서 인권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법무부는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 갈래는 다른 수사기관과 협력 강화입니다.

이를 위해 주요 사건이 집중되는 서울중앙지검엔 ‘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를, 서울남부지검엔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을 설치합니다. 

이를 통해 수사 초기부터 공판까지 경찰・공수처・국세청・금감원 등 다른 수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법무부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공수처가 설치되고, 검사의 수사개시범죄 범위가 제한되며, 검・경의 관계가 협력관계로 변화됨에 따라 중요 사건에 대한 수사기관 간의 협력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고 취지와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민생사건 처리 역량 강화입니다. 

이를 위해선 일부 직접수사부서 및 전담형사부를 인권보호부와 형사부로 전환하고, 일부 지검의 반부패・강력, 공공・외사 수사 기능을 통합합니다.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기존 조사제1부는 형사제14부로, 조사제2부는 인권보호부로 각각 개편됩니다. 

또 반부패수사제1부와 제2부는 각각 반부패・강력수사제1부와 제2부로 이름과 역할이 바뀌고, 기존 강력범죄형사부는 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로 개편되면서 직접수사가 아닌 ‘협력’에 주력합니다. 

“형사부 등 수사부서를 3원화하여 검찰 직접수사는 꼭 필요한 사건에 집중하고, 그 외 수사역량은 인권보호와 민생사건 수사 및 처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구현했다”는 것이 법무부 설명입니다.

개정안 취지와 법무부 설명에도 불구하고 검찰 일각에선 “또 당했다”며 부글부글해하는 기류도 읽힙니다.

애초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장관 사전 승인’ 카드를 던져놓고 거기에만 논란과 공방이 집중되는 사이 법무부가 가져갈 것은 다 가져간 거 아니냐는 허탈함과 분노가 그것입니다.  

깎을 완(宛), 고기 육(肉), 의원 의(醫), 부스럼 창(瘡) 자를 쓰는 완육의창(宛肉醫瘡)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직역하면 자신의 살을 깎아 종기를 치료하는데 쓴다는 뜻입니다. 

뒷일은 생각지 않고, 혹은 못하고 무리한 방법을 써 일을 더욱 망친다는 의미로도 확대돼 쓰입니다.   

“국민의 인권보호와 새로운 형사사법제도의 안착을 위해 검찰조직도 인권친화적・효율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불가피하여 이번 직제개편을 추진해 왔다”고 법무부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천명하듯 인권친화적 검찰로 거듭나는 개정안이 되기를, 혹여 검찰 수사역량 훼손과 상실이라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소 뿔을 고치려다 소를 잡는 교각살우의 잘못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29일 국무회의에 상정됩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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