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하지 않으면 폐허가 된다...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법안과 곽씨지허(郭氏之墟)
실천하지 않으면 폐허가 된다...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법안과 곽씨지허(郭氏之墟)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1.06.2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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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의원, '증거개시제도' 도입 민사소송법 개정안 대표발의해
변협 "실체적 진실 발견과 공정·정의로운 재판에 도움, 적극 환영"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지난 18일 미국식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민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는 소식 단독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와 관련 대한변협에서 오늘(28일) '소 제기 전 증거조사 절차' 신설 법안 발의를 적극 지지하며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망한다, 오늘 '뉴스 사자성어'는 곽씨지허(郭氏之墟) 얘기해 보겠습니다.

해당 법안은 검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지난 18일 대표발의한 '민사소송법 일부개정안'입니다.

디스커버리(discovery)는 영미법 소송법상의 제도로 재판 개시 전에 당사자들이 서로 가진 증거와 서류를 상호 공개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말로는 '증거개시제도'라고 합니다.

증거개시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제출하지 않은 서류나 증거를 재판이 진행되는 법정에서 새로 제출하며 관련 주장을 개진할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해 관련 자료와 증거 등을 서로 다 공개한 상태에서 공개된 자료 위에서만 재판을 진행하는 겁니다.

합리적 이유 없이 상대방의 서류 제출 요청을 거절하면 법원의 처벌과 제재를 받게 됩니다.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재판 시작 전 쟁점을 명확히 하는 한편 소송절차 간소화, 소송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거대기업이나 국가기관 등을 상대로 하는 소송에서 이른바 정보 편재에 따른 '기울어진 운동장'을 상당 부분 해소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 조응천 의원 제출안은 재판절차에서 당사자가 관련 자료들을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개정안에선 '소 제기 전 증거조사 절차'라고 돼 있습니다.

기존 증거보전의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법원이 증거유지명령을 내려 증거은닉과 변작행위에 대한 제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이를 위반한 경우 과태료 등의 제재 조항도 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대한변협은 오늘 "재판절차에서 당사자가 관련 증거 자료들을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내용이 담긴 '소제기 전 증거조사 절차' 신설에 관한 민사소송법 일부법률개정안 발의를 적극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성명서에서 변협은 먼저 "금융, 의료, 환경, 기술유출 등 소송의 경우 중요 데이터 등 핵심 증거들은 금융기관, 의료기관 등 한쪽 당사자에게 집중되어 있어 정작 피해자가 이들을 상대로 과실책임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재판에서 패소하거나 유의미한 판결을 얻지 못하는 등 실질적 권리구제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현행 민사소송법상 증거보전 및 증거조사 제도의 한계"라는 것이 변협의 지적입니다.

변협은 이에 성명서에서 "기존의 증거보전 제도를 한층 강화하여 소 제기 전 증거조사 절차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실질화함으로써 분쟁 초기 단계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에 집중하게 한다"고 조응천 의원안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분쟁의 조기 해결을 촉진하거나 실체적 진실에 보다 가까운 정의로운 재판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 조응천 의원안에 대한 변협의 평가입니다.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는 공정하고 올바른 재판이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올바른 재판은 실체적 진실에 부합한 사실 인정 위에서 가능합니다.

이와 관련 변협은 "올바른 사실 판단은 각종 증거들의 공평·공정·적시 현출을 통한 진실 발견에 터 잡아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변협은 그러면서 "그동안 사법불신의 단초를 제공해 왔던 소송절차상 불평등을 해소하여 피해자에 대한 효과적 권리구제를 크게 제고하고, 우리의 사법제도가 재판의 공정성을 전제로 한다는 신뢰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법안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변협은 이에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재판제도 확립을 위해 소 제기 전 증거조사 절차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조응천 의원안이 반드시 입법화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곽씨지허(郭氏之墟)'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직역하면 '곽씨의 옛터'라는 뜻인데, 고사를 알아야 진정한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춘추시대 가장 강력했던 다섯 군주 춘추오패(春秋五覇) 가운데서도 첫 번째로 꼽히는 제나라 환공(桓公)이 어느날 들로 사냥을 나갔다가 폐허가 된 옛터를 보게 됩니다.

이에 환공은 촌로에게 "이게 무어냐"고 물었고, 촌로는 "망국의 옛 성인 곽씨의 폐허입니다"라고 답합니다.

환공은 이에 다시 "곽씨는 어떤 사람이냐"고 묻고, 촌로는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한 사람"이라고 답합니다.

그런 사람의 성이 왜 잡초만 무성한 폐허가 됐는지 의아해하는 환공에게 촌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선선이불능행(善善而不能行) 악악이불능거(惡惡而不能去), 선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행하진 못했고, 악을 미워하기는 했지만 제거하진 못했습니다.

여기서 유래한 곽씨지허(郭氏之墟)는 의기와 계획은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 그래서 끝내는 망하는 것을 의미하는 뜻으로 쓰이게 됐습니다.

전한(前漢) 말기의 학자 유향(劉向)의 '신서(新序)'에 실려 전하는 얘기입니다.

중요한 건 실천과 실행 아닌가 합니다.

일일지연 십일지연(一日之延 十日之延), 십일지연 일세지연(十日之延 一歲之延). 하루가 늦어지면 10일이 늦어지고, 10일이 늦어지면 한 해가 늦어진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려 있는 세종대왕의 말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와 공정한 재판, 실체적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된다면, '소 제기 전 증거조사 절차 신설 민사소송법 일부개정안'을 조속해 논의해 처리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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