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한 사람 vs 비용 댄 사람... 길고양이 출산 사건, 새끼고양이 소유권은 누구에게
보호한 사람 vs 비용 댄 사람... 길고양이 출산 사건, 새끼고양이 소유권은 누구에게
  • 박아름 기자
  • 승인 2021.06.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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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의사로 간접점유... 보호한 사람 아닌 보호비용 댄 사람에게 소유권"

▲유재광 앵커= 판결문을 통해 사건의 이면을 다시 들여다보는 '판결의 재구성', 오늘은 길고양이에 대한 소유권과 목적물 반환청구 얘기 해보겠습니다. 박아름 기자 나와있습니다. 먼저 어떤 상황인지부터 볼까요.

▲박아름 기자= 네, 세 사람이 등장하는데요. 먼저 자신의 집근처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도 주고 돌봐주던 이모씨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씨가 ‘사랑이’라고 이름도 지어주고 거처까지 마련해준 길고양이가 2019년 6월 새끼들을 임신하게 됐는데, 횡격막 탈장이 의심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에 이씨는 집에서 고양이를 기를 형편은 안 되고, 그냥 길에 둘 수는 없고 해서 한 고양이 카페에 ‘임시보호 공고’를 냅니다. 출산과 치료에 드는 비용과 사료, 고양이 화장실 모래, 기타 비용 등을 모두 부담할 테니 출산 전후로 3개월만 임시보호를 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임시보호 해 줄 사람이 나타난 모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랑이의 임시보호처를 구하지 못하던 와중에 사랑이는 새끼 2마리를 출산했고, 안타까운 상황을 알게 된 최모씨가 지인인 김모씨에게 임시보호를 부탁합니다.

하지만 치료가 늦어진데다 출산 후유증으로 어미 고양이인 사랑이는 끝내 사망했고, 이씨는 치료비와 장례비 등 그간 들어간 비용 330만원을 모두 부담했습니다. 

▲앵커= 사랑이가 죽은 건 안타까운데, 이후에는 뭐가 또 문제가 된 건가요. 

▲기자= 문제는 김씨의 집에서 사랑이 새끼 고양이 2마리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최씨가 임시보호를 부탁한 이씨에게 사랑이 새끼 고양이들을 돌려주지 않으면서 시작됩니다.  

이 과정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또 숨졌고, “언제쯤 새끼 고양이들을 돌려 줄 거냐”는 이씨의 거듭된 요구에도 최씨는 한 마리 남은 새끼 고양이를 이씨에게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씨는 이에 최씨를 상대로 “고양이를 돌려달라”며 ‘소유권에 기한 목적물반환청구’ 또는 ‘약정에 기한 인도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앵커= 양측 주장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사랑이는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로서 무주물이었고, 자신이 2019년 11월부터 돌봐왔고, 진료비와 장례비까지 모두 냈다. 사랑이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으니 사랑이는 나의 소유이고, 사랑이가 출산한 새끼고양이도 자신의 소유”라는 게 이씨의 주장입니다.  

이씨는 “최씨가 점유할 정당한 권원 없이 자신의 고양이를 점유하고 있으므로 자신에게 새끼고양이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앵커= 최씨 입장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반면 최씨는 "이씨가 사랑이의 출산을 돌보지도 않았고, 출산에 임박한 사랑이의 주거 환경이 열악함에도 이를 개선하지도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임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자신이 사실상 사랑이를 구조했고, 구조 시점부터 자신이 사랑이에 대한 점유를 개시했기 때문에 사랑이나 사랑이의 새끼고양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 최씨 입장입니다.  

▲앵커= 병원비에 장례비까지 다 대줬으면 이씨 소유일 거 같은데, 관련 법리 같은 건 어떻게 돼 있나요. 

▲기자= 일단 민법 제252조에 의하면, 야생하는 동물은 무주물이고(제3항), 무주물을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자는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제1항)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법적으로 점유와 소유의 개념을 분리해서 봐야 하는데요. 

일단 ‘점유’에 대해선 "사회관념상 어떤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있다고 보이는 객관적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는 게 우리 대법원 판례입니다.   

대법원은 그러면서 “사실적 지배에 속하는 객관적 관계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타인의 간섭을 배제하는 면이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8. 3. 27.자2007마1602 결정 참조).

▲앵커= “점유가 물리적 지배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고 했는데 그럼 법원도 사랑이를 임시보호 보낸 이씨의 점유를 인정을 한 건가요. 

▲기자= 이게 또 살짝 복잡한데, 1심인 대전지법은 일단 이씨의 배타적인 직접점유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사건: 2020가단130022 유체동산인도) 

재판부는 이씨가 사랑이를 돌보던 시점에 사랑이가 이씨가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장소가 아닌 길거리에 있던 점, 이후 임시보호처에 보낸 점 등을 들어 이씨가 사랑이에 대해 ‘타인의 간섭을 배제할 정도의 사실적 지배’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씨가 사랑이를 병원으로 데려가 진료를 받게 한 점, 지인의 주거지에 임시보호처를 정해준 점 등을 감안하면 그 시점에 최씨가 사랑이와 새끼 고양이들에 대한 점유를 개시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입니다. 

▲앵커= 뭔가 좀 복잡한데, 그러면 사랑이와 새끼고양이들에 대한 점유를 개시한 최씨가 고양이들 소유권자라는 건가요.

▲기자= 그건 또 아닙니다. 이씨의 배타적 점유는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씨가 ‘간접점유’의 형태로 사랑이와 새끼 고양이들에 대한 점유를 개시했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입니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간접점유는 직접점유자가 자신의 점유를 간접점유자의 반환청구권을 승인하면서 행사하는 경우에 인정됩니다. (대법원2012. 2. 23. 선고 2011다61424, 61431 판결 참조).

즉 이 사건의 경우 최씨의 직접점유는 인정되지만, 최씨가 이씨에게 고양이들을 반환해 줄 의무가 있음을 알면서 점유하였으므로 이씨의 간접점유가 인정된다는 것이 재판부 판시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정리하면 고양이를 이씨가 갖는 게 맞는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판부는 1심 법원은 최씨가 자신의 지인인 김씨에게 임보를 맡기면서 이씨의 의사를 전달했고, 실제 이씨가 치료비와 장례비를 전부 부담한 점을 들어 사랑이의 권리자가 이씨라는 점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봤습니다. 

‘소유의 의사’와 관련해서도 최씨에겐 애초 소유의 의사가 없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씨가 소유의 의사로 사랑이와 새끼고양이들을 간접점유 했다는 것이 재판부 판시입니다.

쉽게 말해 최씨가 어떻게 하다 보니 고양이를 맡아서 점유하게 됐고, 귀여워서 그랬든 무슨 다른 이유가 있든 최씨가 고양이를 돌려주는 걸 거부했는데, 무주물이었던 길고양이 사랑이와 거기서 파생한 사랑이 새끼고양에 대한 소유권은 이씨에게 있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앵커= 길고양이 학대하고 잔인하게 죽이고 하는 뉴스에 비하면 서로 맡아 키우겠다는 소송은 어떻게 보면 미담이긴 한데, 상당히 복잡한 법리가 들어있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박아름 기자 ahreum-park@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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