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연수 139명 신청... 정부 부처 등 연수 확대, 합격자 분산돼
이종엽 변협회장 "각 기관들에 협조 공문, 연수 대란 우려 해소"

[법률방송뉴스] 오늘(2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는 대한변협의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첫 대면 연수가 진행됐습니다.

변협 연수생 숫자 감축을 두고 '연수 대란' 우려 등 그동안 여러 논란과 갈등이 있어왔는데요.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장한지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1회 변호사시험부터 올해 제10회 변시까지.

대한변협의 변시 합격자 연수는 올해로 10번째를 맞이합니다.

[이종엽 / 대한변호사협회장]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변호사시험 합격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이 참여하고 있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연수는 2012년부터 시작돼서 올해로 10번째를 맞이했습니다."

변시 합격자는 6개월 동안 국회나 법원, 검찰, 법무법인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이나 변협에서 실무연수를 받아야 합니다.

연수를 받지 못하면 변호사 자격증만 있을 뿐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할 수도 없고, 변호인 접견이나 수사기관 조사 참여도 못 합니다. 

한마디로 연수를 받아야 변호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건데, 변협 연수는 그동안 변시 합격자들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해왔습니다.

통상 1천여명 정도가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연수를 받고, 나머지 수백명에 달하는 합격자들 연수는 그동안 변협이 떠 안아온 것입니다.

[이종엽 / 대한변호사협회장]
"그동안 약 5천여명이 변호사시험 합격자 연수를 통해 변호사로의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대한변협은 연수기간 동안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적인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나아가 여러 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소양을 키울 수 있도록..."

그러나 합격자 수가 늘어나면서 변협 연수를 받는 합격자 수가 700명은 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한계와 문제도 드러냈습니다.

[이종엽 / 대한변호사협회장]
"인구와 경제 규모 대비 우리나라 변호사 수는 매우 폭증을 했고 업계는 포화상태에 있습니다. 연수 변호사 대비 관리지도관의 부족으로 현장연수가 실제 법률사무종사기관의 실무수습과 같이 도제식으로 운영되기 어려웠던 점이..."

변협은 이에 제10회 변시 합격자 발표를 앞둔 지난 4월 연수 실질화와 내실화를 위해 연수를 200명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합니다.

이에 올해 변시 합격자 수가 1천706명인 점을 감안하면 500명 안팎의 합격자들이 연수를 받지 못하는 '연수 대란' 사태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변협 안팎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때문에 변협이 연수를 볼모로 변시 합격자 수 축소를 도모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발과 비판이 쇄도하기도 했는데, 다행히 우려했던 연수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일단 변협이 연수생 숫자 제한 방침을 철회했고, 올해 변협 연수 신청자는 139명으로 2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789명이 변협 연수를 신청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650명이 줄어든 수치입니다.

이에 대해 김민규 대한변협 교육이사는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의 현장연수 기회가 확대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종흔 변시 합격자 연수 운영위원장 / 대한변협 수석부협회장]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많은 분들이 수습처를 구해서 이미 수습을 맡거나 취직을 한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200명까지 지금 연수를 199명까지 연수를 받을 수 있는데 오늘 139명이 신청을 한 것으로 봐서 많은 곳에서 흡수가 된 것으로 봐서 참 다행이라고..."

중앙부처나 지자체, 경찰청 등 관련 기관에 신규 변호사들이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공문을 보내는 등 연수 기회와 자리를 확대했다는 것이 변협의 설명입니다.

[이종엽 / 대한변호사협회장]
"연수인원을 당초 200명으로 제한을 하면서 중앙부처, 지자체, 경찰청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으로서 합격자들을 연수하는 데 그 과정으로 같이 역할을 해주실 수 있는 각 기관들에게 협조공문을 발송했습니다. 그리고 전국 회원들에게도 우리 합격자들을 채용해서 실무수습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독촉을..."

변협뿐만 아니라 전국 최대 지방변회인 서울지방변호사회도 발 벗고 적극 나섰습니다.

[김정욱 /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서울시의회와 MOU를 맺고 변호사 확충 협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의회뿐만 아니라 저희가 여러 유관기관들의 이번 변호사 실무수습 채용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결과적으로, 변협 연수 규모 축소 발표가 여러 논란과 비판에도 연수 기회와 외연 확대, 내실화에 약이 됐다는 것이 변협의 자평입니다.

[이종엽 / 대한변호사협회장]
"그런 영향 때문인지 또 동시에 법무부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서 작년에 비해서 115명의 새로운 실무수습 인원을 채용해서 그쪽에서도 흡수했고요. 그 다음에 유관기관에서도 추가로 수습을 위해서 합격자들을 수용한 것으로..."

다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연수생들에 대한 수습처의 '갑질'입니다.

아직도 일부 수습처에선 변시에 합격한 신규 변호사들에 대해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관행 아닌 관행이 남아 있고,

[A 대표변호사]
"공고를 올리니까 저희가 1명 뽑으려고 했는데 100~200명 이렇게 오는 거예요, 수습 받겠다고 온 사람들이. 사실 저희가 페이(월급)를 안 줬어요. 오면 그래도 사람이니까 밥 먹여주고 교통비 1만원 줬나, 한 번 올 때마다. 그래도 서로 하겠다는 거예요."

심지어 연수를 받으려면 비용을 지불하라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B 변호사 / 제7회 변시 합격자]
"'오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조건부처럼 얘기하시면 참 찝찝하고 불안한데 못하겠다고 하기에는 난감하고..."

변호사단체도 이런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김정욱 /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변협) 연수 변호사님들이 점점 줄고 있는데 그것이 긍정적이냐 하면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적정 연수처여야 하고 합리적인 대우가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6개월 연수라는 명목으로 착취를 하는 연수처도 적지 않게 있는..."

나름 개선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멉니다.

[김정욱 /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서울회에서 계속해서 연수처들이 제대로 연수를 이행하고 있는지 감시를 하고 개선을 요구할 생각입니다. 앞으로는 연수처들이 진행할 때 어느 정도 적정 숫자가 맞춰지면서 연수처가 확보돼야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고..."

이와 관련 법무부는 지난 5월 법률사무종사기관 지정 요건 충족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336개의 법률사무종사기관에 대한 서면조사를 실시했는데, 65개 기관에서 조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법무부는 이에 최근 변협에 공문을 보내 조사에 응하지 않은 65개 기관에 대해 법률사무종사기관 관리·감독 조사를 위탁했습니다.

관련해서 이종엽 변협 회장은 변협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과 조치를 거듭 당부했습니다.

[이종엽 / 대한변호사협회장]
"앞으로도 정부 각 부처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합격자들을 수용해서 실무수습을 시키고 나아가서는 그 이후에도 이들에게 채용 등 일자리 제공을 하는 그런 방식으로 채용을 확대했으면 하는..."

다만, 이종엽 협회장과 김정욱 회장은 공히 우려했던 연수 대란 문제 해소와는 별개로 변시 합격자 수 조정은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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