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중수본에 결혼식 인원 조정 관련 공문 발송

법률방송 그래픽=김현진
법률방송 그래픽=김현진

[법률방송뉴스] 코로나 시기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코로나 집합제한과 관련해 유독 결혼식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청원글이 매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하루 동안 청원글을 올린 예비부부는 4쌍. 이런 가운데 여성가족부는 결혼식 참석인원에 관한 민원이 늘어나고 있음을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결혼해서 죄송합니다"

어제 하루 동안 '결혼식 인원제한을 완화해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이 4개 올라왔습니다. 오는 9월 예식을 앞둔 예비 신랑 A씨는 "코로나 시국의 결혼은 축복받지 못하는 것을 넘어서 예비부부의 욕심으로 치부되어 '결혼해서 죄송합니다'를 줄인 '결송합니다'라는 단어마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청원인 B씨는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의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청첩장을 돌리며 느끼는 죄인의 심정' '정부의 정책상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결혼식장의 벽 앞에 무너지고 한없이 작아지는 것' '인원제한에 들지 못한 분들에 대한 죄송함' 등입니다. B씨는 "국민들이 원하는 건 지긋지긋한 숫자놀이가 아닌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할 수 있는 방역"이라며 "현재의 방역수칙을 수정 보완 해주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결혼식 인원제한, 형평성 어긋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 공연은 최대 2천명, 대면 종교활동은 최대 99명까지 허용되는 반면 결혼식은 '최대 49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예비부부는 하나같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합니다. 

9월 예식을 앞둔 예비신부 C씨는 "왜 종교 모임은 99인 제한인가. 형평성에 맞다고 생각하냐. 종교모임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1년에 한번 모이는 것도 아니지 않냐. 매주 모이는 거 아니냐. 매주 모이는 게 더 위험한 거 아니냐. 국민을 위한 정부 맞냐"고 울분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결혼식은 평생에 단 한 번"이라며 "형평성에 어긋나는 인원제한 하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다른 9월 예식을 앞둔 예비신부 D씨는 "큰 교회나 공연장을 대여해 결혼하면 그것도 되는 거냐"며 "대중교통이나 백화점을 봐도 결혼식장에 제한된 49명보다는 항상 많은데 왜 결혼식에 대해서만 49명으로 기준을 정한건지도 궁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A씨는 "종교 시설의 규모가 각각 다른 것처럼, 예식 시설의 규모도 각각 다르다"며 "종교 시설이 시설 간 규모의 형평성 문제로 99인까지 허용됐다면, 예식 시설 또한 같은 형평성을 고려해 같은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 "예식일시 연기, 보증금 면제, 보증인원 조정 등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합의할 수 있는 기간과 지침을 대폭 강화해주시기 바란다"고도 요청했습니다.

 

■ 여가부, 결혼식 인원제한 조정 나서나

지난 12일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예비부부들의 불만이 커지자 여가부는 지난 11일 중수본에 거리두기 단계별 결혼식 인원 조정 필요성을 골자로 한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공문에는 결혼식 참석인원에 관한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가부 관계자는 "주요 민원의 내용을 방역당국으로 전달하는 것은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며 "공문은 민원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보고한 차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결혼식장 세부지침의 타 다중이용시설 형평성 유지 등을 위해 중수본 생활방역팀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논의 결과는 늦어도 현행 거리두기 지침이 완료되는 오는 22일 이전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씨는 청원글 말미에 "예비부부들도 한 명의 시민으로서 그동안 사회적 합의와 지침을 충실히 이행했으며, 정부와 기관을 믿고 불안한 마음을 감춰왔다"며 "하지만 형평성에 어긋난 지침들과 일부 예식장의 배짱을 보고 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눈물을 머금고 이와 같은 글을 올린다. 이에 예비부부들도 현실적으로 합의가 가능한 지침을 만들어주셨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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