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자체별로 실정에 맞게 조정해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

[법률방송뉴스] 나날이 급등하는 집값 상승으로 중개수수료 부담이 높아지자 정부가 부동산중개업계를 향해 칼을 빼들었습니다. 

7년 만에 중개수수료를 개편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이에 국토부는 어제(17일) 국토연구원과 함께 전문가 및 소비자 단체의 의견 수렴을 위한 온라인 토론회를 열고, 크게 세 가지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 업계는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긴다”며 반발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들이 나왔는지 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토교통부가 지난 16일 공개한 부동산 중개 수수료 개편안은 총 세 가지입니다. 

공통적으로 2억원 미만에 대해선 현행과 같은 요율을 유지하되, 그 이상 구간에서는 요율 상한 적용이 조금씩 다른 식입니다. 다만 세 안 모두 최대 요율 상한은 0.7%로 제한했습니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건 2안으로, 1안은 소비자에게 3안은 공인중개사에게 유리한 안입니다. 

2안은 2억원에서 9억원 미만은 0.4%, 9억원에서 12억원 미만은 0.5%, 12억원에서 15억원 미만은 0.6%, 15억원 이상은 0.7%의 요율 상한을 적용합니다.

2안대로 확정된다면, 9억원짜리 주택을 거래할 경우 수수료 상한은 현행 810만 원에서 450만 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15억원 주택을 거래할 경우엔 1천350만 원에서 1천50만 원으로, 20억원은 1천800만 원에서 1천400만 원으로 인하됩니다.

1안은 2억원에서 12억원 미만에 0.4%로 일률적으로 요율 상한을 적용하고, 12억원 이상에는 0.7%의 요율 상한을 적용합니다. 

3안은 2억원에서 6억원 미만은 0.4%, 6억에서 12억원 미만은 0.5%의 요율 상한을 적용합니다. 12억원 이상은 1·2안과 마찬가지로 0.7%를 적용하는 방안입니다.

임대차 계약 수수료율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공통적으로 세 안 모두 1억원 미만은 현행과 같고, 최대 상한 요율은 0.8%에서 0.6%로 낮아집니다. 

다만 다른 구간에서 요율 상한이 다릅니다. 2안은 1억원에서 9억원은 0.3%, 9억원에서 12억원은 0.4%, 12억원에서 15억원은 0.5%, 15억원 이상은 0.6%의 요율 상한을 적용합니다.

이는 6억원 이상 구간에 0.8%의 요율 상한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현행보다 크게 낮아지는 수준입니다.

만약 2안대로 확정된다면, 9억원 주택을 거래할 경우 수수료 상한은 현행 72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절반이나 떨어지게 됩니다.

1안은 1억원에서 12억원 미만은 0.3%, 12억원 이상은 0.6%, 3안은 1억원에서 6억원 미만은 0.3%, 6억원에서 12억원 미만은 0.4%, 12억원 이상은 0.6%의 요율 상한을 적용합니다. 

정부로선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4년 전 6억원대에서 올해 10억원으로 상승한 만큼 중개 요율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야기한 집값 폭등의 책임을 애꿎은 공인중개사업계에 떠넘긴다"는 겁니다. 

[김광호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사무총장] 
“이걸 지금 와서 또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또 0.1~0.2%를 낮추겠다고 하는 게 기본적인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게 2014년도에 한 번 내렸고, 2021년에도 또 내려야 한다고 하면 이게 두 번을 내리는 게 과연 맞느냐..”

지방 공인중개사들의 성토는 더욱 심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부동산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윤상화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 
“(작년)1월부터 7월에 아파트 매매 건수만 49만7천 건입니다. 집계하면 38만6천 건, 현재 21.3%가 줄었고요, 이 추세대로라면 30% 이상이 줄게 됩니다. 어떤 사안을 개정을 할 때 조금 장기적인 흐름이나 그래프를 보고 이게 틀렸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이렇게 돼야 하는데...” 

실제 이날 국토부에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토론회 영상에는 "고액중개수수료를 받는 중개사가 전국에 몇%나 되나. 일반 서민 곁에 있는 중개사의 현실은 전쟁이다" "만만한 게 공인중개사냐"라는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습니다. 

당장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박용현 협회장의 단식 투쟁을 시작으로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박용현 협회장은 “공인중개사만의 희생을 강요하며 생존권을 짓밟는 국토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토부가 협회와 진정성 있는 협의를 하겠다는 태도를 보일 때까지 무기한 단식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렇지만 정부는 이달 내 중개 수수료율 확정안 마련을 강행한다는 계획이어서 공인중개사업계의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입니다. 법률방송 박아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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