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부터 임금 50% 삭감 '대교판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위반" 첫 판단, 노동계 지각변동?
40대부터 임금 50% 삭감 '대교판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위반" 첫 판단, 노동계 지각변동?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1.09.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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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위반한 차별"
대교 "판결내용 검토 중... 상고 여부 안 정해져"

[법률방송뉴스] '임금피크제'라고 들어보셨나요. 

회사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직원에게 최대 2~30%까지 임금을 삭감하는 한편 정년을 보장해주는 제도인데, 쉽게 말해 직급정년과 나이에 따라 임금에 차등을 두는 겁니다.

노동계에서는 이미 이 제도와 관련해 이런저런 논란과 함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황인데요. 

관련해서 '눈높이 교육'으로 잘 알려진 대교 그룹이 해당 제도를 두고 근로자들과 소송을 벌여왔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김해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0년 넘게 '눈높이'라는 교재를 필두로 국내 굴지의 학습지 업계를 선도해 온 교육 전문기업 대교.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려온 대외적 모습과는 다르게 대교는 내부적으론 극심한 노사갈등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바로 회사가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거쳐 도입한 '임금피크제' 때문입니다. 

통상 임금피크제는 사측이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해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대교의 임금피크제는 좀 달랐습니다. 

임금이 삭감되는 대상의 연령이 굉장히 빨랐고, 임금삭감률도  일반적인 임금피크제보다 높았기 때문입니다. 

[김태욱 변호사 / 민주노총 법률원]
"이 사건은 적용되는 연령이 굉장히 빠르고 직급정년 같은 경우도 4번 혹은 5번 승급 못 했다는 이유로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것이 과도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근로자 입장에서 받는 불이익이 일반적인 임금피크제보다는 매우 큰 사안이었습니다."

먼저 '대교판 임금피크제'는 직급을 6단계로 나눠 직급별로 일정 기간 안에 승급하지 못하면 승급 기회를 제한했습니다.

소위 '직급정년제'를 실시한 겁니다. 

또 이 기간에 4~5회 안으로 승급하지 못하면 40대 근로자들은 최대 임금의 절반인, 무려 50%를 삭감당하는 길을 만들어놨습니다. 

이에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 절차상 무효"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취업규칙 변경을 위한 근로자 동의를 얻는 과정이 위법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김태욱 변호사 / 민주노총 법률원]
"이런 임금피크제에 대해서 기존의 근로자들이 절차적으로 무효다. 그러니까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할 때 근로자 집단의,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야 되는데 설명도 제대로 안 됐고 작은 단위로 쪼개서 동의를 받아서 절차적으로 무효라는 주장을 해서 그 판결은 2017년 6월에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그래서 절차적으로 무효라는 판결은 확정된 상태였는데..." 

지난 2017년 6월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사전 설명이나 의견 취합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법원은 "임금피크제 도입이 무효"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습니다. 

대법원의 선행 판결 이후 2019년 1심도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적 합리성이 결여됐고, 임금피크제 내용이 비상식적으로 노동자에게 불리하다"는 게 1심 법원의 판시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대법원 판결 때와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이후 입사한 신입 근로자들이 원고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태욱 변호사 / 민주노총 법률원]
"문제는 이렇게 절차적으로 무효라고 하더라도 변경 이후에 입사한 사람한테는 절차적으로 무효라는 주장이 소용없이 그냥 다 적용되는 것이 판례 법리입니다. 이 사건 원고들 중에는 1차, 2차 변경 이후에 입사한 것으로 되어있는 원고가 있어서 사실 이 원고 같은 경우는 절차적으로 무효라고 하더라도 임금피크제 적용이 될 수밖에 없는..."

이에 근로자들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연령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고령자고용법 등에 위배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1항은 합리적인 이유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선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8일 열린 2심은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 들였습니다. 

절차상 하자뿐만 아니라 임금피크제 자체도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했다고 본 겁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권동희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노무사는 "고령자고용법에 근거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판결한 것은 대단히 의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동희 노무사 /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고령자고용법을 근거로 해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된다고 판결한 것은 아마 최초가 맞을 거예요 어쨌든. 그래서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이고..."

한편 대교 측은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판결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상고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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