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외압' 첫 재판서 마주한 이성윤-장준희... "난리가 났다" 증언이 나온 배경
'수사외압' 첫 재판서 마주한 이성윤-장준희... "난리가 났다" 증언이 나온 배경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1.10.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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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희 "검찰조직에 남은 적폐 직접 경험해... 검사들 자괴감 느꼈다"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고검장./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하던 검사들에게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선일)는 오늘(20일) 이성윤 서울고검장(59·사법연수원 23기)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의 첫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이 고검장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지 5개월 만에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현직 서울고검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것은 최초입니다. 

오늘 재판에서 장준희 인천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는 증인으로 출석해 "이 고검장이 안양지청에 압력을 가해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습니다. 

사건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은 이 고검장이었고, 장 검사는 지난 1월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가 불법이었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 신고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먼저 검찰은 “2019년 출입국 본부 직원을 상대로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정보조회가 위법한 지 여부에 대한 조사 이후 어떤 일이 있었냐”고 물었습니다. 검찰은 이 고검장이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에게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관련 서류에 적힌 내사번호를 추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이를 감추기 위해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이 검사 사건 수사를 하지 못하게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장 검사는 검찰의 질문에 “난리가 났다. 대검으로부터 조사가 적절치 않았다는 등, 조사 과정에서 검사가 여러 폭언과 강압수사를 했다는 등의 항의를 받았다”며 “그에 대해 경위서를 작성해 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현철 (안양)지청장이 수사 의뢰된 혐의만 수사하라고 지시했는데 김학의 긴급 출국금지의 위법 여부에 대해서 조사했다고 언성을 높였냐”는 질문에 장 부장검사는 “그런 질책도 했다"며 "대검의 연락을 받고 그렇게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습니다. 

장 검사는 "당시 형사3부는 과거사진상조사단에 파견돼 있던 이규원 검사가 김 전 차관 출국을 불법으로 금지한 정황을 포착해 안양지청장과 차장검사를 통해 대검에 보고했다"고 했습니다. 보고 이후 안양지청장과 차장검사가 형사3부에 '이 검사를 수사하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이것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지시였다는 게 장 검사의 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검사들이 소환 조사되고 상급부서나 법무부에서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지청장이 곤혹스러운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현철 지청장의 질책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하지 말라는 지시로 받아들였다”고 회상하며 "수사 중단 지시 이후 해당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주임검사가 재배당됐다"고 증언했습니다. 장 부장검사는 “당시 평검사였던 윤원일 검사가 지청장과 차장검사에게 강한 반발 의사를 여러번 전달했다”며 “그런데도 감찰본부에서 승인해주지 않으면서 주임검사를 바꾸라고 지휘해 재배당 조치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이와 같이 수사 진행 과정에서 주임검사가 재배당 되는 일이 흔한 일이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장 부장검사는 “수사 중단 지시에 대해 검사들은 어떻게 반응했냐”는 질문에는 “상당히 격분했고, 그 일로 인해 검사들도 상당히 안 좋은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시 여러 사건 처리 과정에서 사건 은폐 등이 문제돼 실제로 여러 검사들이 처벌을 받고 문제를 일으킨 사건이 많았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있던 것이 얼마 안된 시점에 명확한 증거와 진술이 있는데도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한 행위는 당시 검사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위법한 지시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청산돼야할 적폐가 검찰조직에 남아있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수사 책임임무를 다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아마 검사들도 제 앞에서 표현은 안 했지만 상당한 자괴감과 좌절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해서 오늘 처음으로 정식재판에 출석한 이 고검장은 법원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가운데, 법정에 들어서며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고검장은 그간 "외압을 행사한 바 없고 적법한 업무를 처리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온 것과 일관된 태도를 보인 겁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정의와 진실이 온전히 밝혀질 수 있도록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혐의를 부인하는지, 공익신고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등을 묻는 말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9년 6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 고검장은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의혹 관련 수사를 중단하라고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로 지난 5월 기소됐습니다. 당시 이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었는데 기소 이후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바 있습니다.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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