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의 서자 ①] "제발 살려 달라는 겁니다"... '바깥 차로'에 묶인 오토바이, 규제 왜 안 바뀌나
[도로 위의 서자 ①] "제발 살려 달라는 겁니다"... '바깥 차로'에 묶인 오토바이, 규제 왜 안 바뀌나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10.2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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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차로제, 1970년 도입... 화물차와 함께 묶인 오토바이
트럭·화물차 등 대형차량, 오토바이 못 보고 들이받기도
"지정차로제, 오토바이 운전자들 위험으로 내몰아" 비판

▲신새아 앵커= 안녕하십니까. 'LAW 포커스' 신새아입니다. 오늘은 '오토바이 차별'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2017년부터 관련 취재를 해온 장한지 기자 옆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장한지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국민 대다수가 자동차를 몰고 있기 때문에 사실 잘 못 느끼는 부분이긴 합니다. 오토바이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배제, 사실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하던데요. 몇 가지 짚어주시죠.

▲기자= 네, 우선 이륜차도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로 분류돼 있습니다. 일반 자동차와 같이 이륜차도 같은 세금이나 보험료를 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반 자동차와는 달리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를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도로 위에 올라가서도 '지정차로제'라고 해서 도로를 중간으로 나눈 뒤 바깥 차로로만 달려야 한다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는데요.

▲앵커= 저도 그렇지만 사실 자동차 타시는 분들은 잘 이해를 하시지 못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늘 한번 다른 시각에서 한번 접근해볼까 하는데, 오토바이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이 부당하다는 말들이 나오죠.

▲기자= 네, 부당한 건 물론이고요, '지정차로제가 오토바이를 위험으로 내 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22일)은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관련 헌법소원이 제기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지정차로제가 오히려 이륜차 운전자들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고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리포트]

할리데이비슨, BMW, 혼다 등 수천만원짜리 고급 오토바이 수백대가 전국 각지에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라이더들의 성지로 불리는 '양평 만남의 광장'입니다.

일상에 지친 도시의 라이더들이 바람을 쐬러 강원도를 포함한 동해 지방으로 이동할 때 가장 먼저 정차하게 되는 휴게소입니다.

지정차로제 헌법소원 1년. 이들은 지정차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김정환]
"일단 화물차와 같은 라인에 있다는 거 자체가 화물차가 앞에 있든 뒤에 있든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많고 시야도 확보 안 돼서 안전적인 부분도 많이 염려가 되고요."

지난 1970년 처음 도입된 지정차로제.

이 제도로 오토바이는 대형승합차와 화물차, 특수차 등과 함께 바깥 차로로만 운행하도록 했습니다.

당시 국내엔 100cc 이상의 오토바이가 전무한 탓에 '저속차량'으로 묶여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화물차와 함께 묶인 겁니다. 

하지만 그 때보다 50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도, 제도는 세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채 그대로입니다.

[성상기]
"지정차로제로만 다니다 보면 큰 차들, 위험한 화물차들이라든가 버스, 갓길에 정차돼 있는 택시, 이런 것들 때문에 오히려 그쪽이 많이 1~2차로는 뻥 뚫려있는 반면 이쪽만 많이 섰다갔다 하면서 위험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9월엔 3차로 도로에서 대형 덤프트럭이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오토바이 운전자가 즉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 8월엔 선릉역 부근에서 화물차가 오토바이를 발견하지 못한 채 그대로 들이받아 4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오토바이를 대형버스나 화물차, 특수차 등과 함께 바깥 차로로만 가게 하는 건 위험으로 내모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성토입니다.

[강병욱]
"자동차와 똑같은 혜택을 못 받는다는 느낌에 세금이나 보험료나 다 똑같이 내는데 바이크에 대한 제재가 너무 많으니까..."

지킬수록 위험해지는 법을 바꾸기 위해 지난해 10월 23일 라이더들은 헌법재판소에 지정차로제 위헌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 / 헌법소원 청구인단]
"저희도 안전하게 도로를 함께 사용할 그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고요. 살려달라는 것입니다. 일반 자동차는 (사고가 나도) 조그마한 상처가 날 뿐이지만 저희는 목숨을 잃습니다. 제발 살려달라는 그런..."

한 대학원생은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위반 범칙금 2만원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김승완 /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위반 피고인 (지난해 9월 23일)]
"사실 그렇게 따지면 처음에 제가 2만원 과태료가 날라 왔을 때 그때 2만원 냈으면 차라리 스트레스 안 받고 빨리 끝났겠죠. 그런데 누가 봐도, 제가 봐도 적어도 항상 노들길을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해당 단속 시점은 불합리하다고 생각을 해서 이의제기를 신청했고..."

하지만, 지난 13일 서울남부지법은 김승완씨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지정차로제에 대해 "지정차로제는 이륜자동차가 갖는 특성을 반영해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정당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호소에도 법원은 '안전을 위해 바깥차로로 달려라'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이호영 변호사 /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헌법소원 법률대리인]
"형사재판의 대원칙, 애매할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라는 그러한 원칙에 입각해서 원칙적인 판결을 내렸다면 당연히 이것은 무죄가 선고될 사건인데 그렇지 않은 점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이륜차 운전자 측은 항소를 제기하며, 항소이유서를 통해 몇m 앞에서 앞지르기를 하면 적법한 것인지 등을 문제제기했습니다.

이들은 경찰에게 단속시점 전후상황 관련 사실조회 신청, 그리고 재판부에게 현장검증 신청도 함께 할 예정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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