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민 약점 노린 '무당 사기' 기승... 경찰청, 입건자 수 통계도 못 내
[단독] 서민 약점 노린 '무당 사기' 기승... 경찰청, 입건자 수 통계도 못 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11.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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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춘식 의원실, 경찰청에 최근 5년간 무속인 입건자 수 자료요청
경찰 측 "관리하지 않는 자료... 양해 바란다"... 수사 때 분류 한계
코로나에 점집 향한 발걸음 증가... 검증 안 된 집단으로부터 사기

[법률방송뉴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가정이 급증하면서 절박한 마음을 무속신앙에 의지하는 분이 많은데요.

이런 서민의 약점을 노린 무당 사기가 판을 치고 있지만, 경찰청은 범죄 혐의를 받는 무속인의 입건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2016년부터 올해 11월 초까지의 연도·지역·유형별 무속인 입건자 수 현황 자료를 경찰청에 요청한 결과, 경찰 측은 "무속인 입건 현황은 관리하지 않는 자료"라며 "제출하지 못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습니다.

업계는 "경기 침체 때마다 무당과 역술인을 찾는 발걸음이 늘어난다"고 말하는데, 무당의 점괘와 조언으로 정신적 위안을 얻기 때문입니다.

점집에 진심인 사람은 매우 큰 돈을 들여가며 부적을 쓰거나 굿을 하는데, 무당이 떠든 말과 달리 목적이 이뤄지지 않거나 되려 반대로 돼 갈등을 겪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동안은 고액의 돈을 들였음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단 이유만으론 무당을 사기 혐의로 처벌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법원이 사기 혐의를 인정해 형사 처벌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적극적으로 고액을 요구하거나 굿이 필요하다고 강요할 경우엔 범죄가 성립한다는 판단인데요.

만약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피고인, 즉 무당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딸의 액운을 풀기 위해 돈을 제물로 올려야 한다며 피해자로부터 2600만원을 뜯어낸 무당이 징역 4개월에 배상듬 260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 무당은 "딸의 액운을 풀려면 신당에 돈을 제물로 올리고, 기도를 올려야 한다"며 "기도가 끝나면 돈을 돌려주겠다"고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건을 맡은 청주지법은 "범행 액수가 적지 않고, 피해금을 돌려주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죄가 가볍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6월엔 오피스텔에 점집을 차린 40대 무속인이 지난 2011년부터 손님에게 큰일이 닥칠 것처럼 악담을 늘어놓고 기도비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뜯어냈다가 구속됐습니다.

피해자만 40여명, 피해 금액은 60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한 번에 3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받아내고 "정성이 부족하다"며 겁박해 추가로 기도비까지 뜯어냈습니다.

지난 8월에는 20대 부부에게 퇴마의식 등을 해야 한다며 굿 명목으로 1억원 상당을 챙긴 30대 무당이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 무당은 인천 미추홀구와 부평구에 점집을 차려놓고 "신병이 도져 대학을 그만두고 건달이 돼 서울 폭력조직 두목으로 활동하다가 무속인이 됐다"며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천지법은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음에도 피고인은 '정당한 무속 행위를 수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 없이 현재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하면 중안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업자금을 빌려주면 이자를 받아 주겠다며 지인들로부터 약 7억원의 현금을 받아 가로챈 무속인도 지난 10월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 50대 무당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 5명의 지인으로부터 사업자금을 빌려주면 이자를 받아 주겠다고 거짓을 말하고 7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5명으로부터 반복적으로 돈을 편취했다"며 "사기죄로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심지어 암호화폐 사기를 친 혐의를 받는 무당도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40대 무당을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인데요.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무당은 에스디코인 관계자 2명과 공모해 신도에게 "에스디코인에 투자하면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회유해 총 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무당은 지난 2월 수원지법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뒤 지난 10월 가석방된 전적도 있는데요.

피해자에 따르면 이 무당은 에스디코인 관계자 굿판에 피해자를 부른 뒤, 자신이 모시는 귀신에게 굿을 했고 점괘가 '코인으로 큰 돈을 번다'는 내용으로 나왔다며 피해자에게 해당 코인 구매를 종용했습니다.

이렇게 전국 곳곳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나오고,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기 무속인의 형벌이 너무 낮다'며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호소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럼에도 경찰이 범죄 혐의의 무속인 입건 수를 통계도 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범죄자를 직업상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현 체제상 구체적 사항까진 설정할 수가 없습니다.

범죄자의 직업이 '종교가'인 것까진 파악할 수 있지만, 이 종교가가 신부인지 스님인지 무당인지 등 여부는 분류하고 있지 않는 겁니다.

심지어 무속인의 경우 검증된 교단의 안수증이나 임명증 등도 없어 정확한 통계를 내기조차 어렵다는 게 일선 기관의 의견입니다. 자신을 '종교가'가 아니라 '서비스업 종사자'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는데요.

회원 수가 가장 많은 무당 단체 대한경신연합회와 한국역술인협회에 따르면 두 단체에 각 가입한 회원은 약 30만명, 비회원까지 추산해 5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경찰이 관련 통계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석대성 기자 bigstar@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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