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공정①] "오타까지 그대로"... 2019 관세사 시험 부정출제, 피해자 구제는 '아직'
[사라진 공정①] "오타까지 그대로"... 2019 관세사 시험 부정출제, 피해자 구제는 '아직'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1.11.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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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수험생 조씨 "오랜 법정다툼과 공정성 훼손에 관세사 시험 포기"

▲신새아 앵커= 안녕하십니까. ‘LAW 포커스’ 신새아입니다. 이번 주엔 국가전문자격인 ‘관세사‘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김 기자, 관세사는 이른바 ’8대 전문직‘으로 꼽히지 않습니까. 

▲김해인 기자= 네 맞습니다. 관세사는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법무사, 세무사, 노무사, 감정평가사와 함께 문과 8대 전문직으로 불리는데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띄는 만큼 연봉도 높고 유망한 직종이다 보니 준비 기간만 해도 몇 년은 잡아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해당 자격증을 따기 위한 수험생들의 노력의 가치는 감히 평가하기도 힘듭니다. 

▲앵커= 네. 요즘 같은 치열한 취업 전쟁 속에 오로지 하나의 길만 보고 달려가는 고시생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런데 최근 이런 고시생들의 사기를 확 꺾는 사건이 있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9년 일인데요. 관세사 시험에서 ‘부정출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며 관세사 준비생 뿐 아니라 국가자격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의 공분을 자아낸 겁니다. 

논란이 된 시험을 치른 피해 수험생을 직접 만나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들어봤는데요. 먼저 영상부터 함께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관세사 10명 중 9명을 배출했다.” 

한 유명 무역자격전문 교육기관 홈페이지입니다. 

이 대형학원은 8년 간 꾸준히 100%에 가까운 합격률을 보이며 명실상부 최고의 관세사 배출 기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이곳 학원장 A씨가 ‘관세사 시험문제 유출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게 됩니다. 

문제가 된 건 2019년 6월에 치러진 제36회 관세사 2차 시험입니다. 

4년 간의 준비 끝에 해당 시험을 치른 조인걸씨는 수험생들이 모인 카페에 올라온 글을 통해 부정출제에 대한 사실을 처음 접하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조인걸 / 2019년 관세사 시험 응시자]
“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죠. 국가시험에서 어떻게 90점 가량 똑같이 낸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한 번 제가 (문제들을) 맞춰봤어요. 실제로 똑같은지 안 똑같은지를. 그런데 너무 똑같더라고요. 진짜 틀린 게 거의 없었어요.”

조씨에 따르면 당시 관세평가 과목의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B교수가 A원장에게 출제에 참고할 수 있도록 문제를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이에 A원장은 자신의 학원에서 모의고사로 출제된 문제들이 담긴 파일을 B교수에게 전달했고, 이 문제들이 실제 시험에 그대로 출제됐다는 겁니다. 

조씨는 관세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문제가 없다고 말하거나 서로 답변을 미루기 바빴다며 분노감을 표출했습니다. 

[조인걸 / 2019년 관세사 시험 응시자]
“민원을 10번 정도, 10번 이상 계속 보냈죠. 그랬더니 그냥 계속 거짓말만 하고 다른 문제라고.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화가 너무 많이 나는데. 그래서 그 이후로 제가 상급기관에다가 또 민원을 제기해봤어요. 기재부에다가 제기했더니 다시 관세청으로 보내고 문제없다. 그래서 좀 더 상급기관인 청와대 비서실에도 해봤거든요. 그랬더니 다시 또...”

법률방송 취재진이 2019년 관세사 2차시험 문제와 해당 학원의 모의고사 문제를 확인해본 결과, 문항의 일부나 순서가 다른 것을 제외하곤 아예 똑같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다른 출제위원이던 C교수 역시 A원장으로부터 모의고사 문제를 받았고, 해당 문제의 문구를 일부 수정한 형태로 시험 에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원 모의고사에서 나왔던 오탈자마저 실제 시험 문제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등 사실상 모의고사 문제를 거의 그대로 베낀 것으로 밝혀지면서,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을 가져왔습니다. 

저는 지금 노량진의 학원가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을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겠습니다.

[송민규(경찰공무원 준비생) / 서울 노원구]
“다 공정하게 보는 시험인데 특정인한테 그렇게 특혜를 주고 그게 비리잖아요 어떻게 보면. 국가에 대한 신뢰가 정말 많이 저하될 것 같아요.”

[신재연(공무원 준비생) /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당연히 말도 안 되죠. 여기서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러면 그게 당연히 공평하지도 않고...”

현재 A원장을 비롯한 이들 출제위원 2명은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아울러 문제가 된 시험을 봤다가 불합격 처리 된 수험생들은 지난해 12월 불합격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조씨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지난한 법정다툼과 관계기관의 나몰라라식 태도에 지쳐 오랜 기간 준비한 관세사 시험을 포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조인걸 / 2019년 관세사 시험 응시자]
“다시 준비하려고 하는 그런 게 많이 줄었죠. 국가시험에서는 신뢰랑 공정이 가장 중요한 건데 앞으로 또 이렇게 나올지 누가 알아요. 그러니까 다시 준비하려고 하는 그런 힘은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만하게 됐어요.”

2년 전 논란이 된 관세사 시험을 봤던 수험생 중 불합격자는 28명. 

하지만 부정출제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수험생들에 대한 적극적인 구제조치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집단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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