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고양이 중성화사업' 개정... "수의사 전문성 무시" 업계 반발
6년 만에 '고양이 중성화사업' 개정... "수의사 전문성 무시" 업계 반발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1.12.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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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연합뉴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 요령’이 6년 만에 개정됐습니다. 여러 차례 개정안을 거쳐 개정된 중성화사업 실시 요령에 대해 동물단체는 “명확한 목적 규정에 의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반면 수의계는 “수의사의 전문성을 무시한 개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달 3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3조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따라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요령을 개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6년 최초로 고시된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 요령은 동물보호단체 등에 의해 포획과 수술방법 등에 대한 미비점이 지적돼왔습니다. 해당 내용에 길고양이 포획방법과 시기, 중성화 수술 후 방사에 대한 규정 등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습니다.

농림부는 지난 7월 개정안을 통해 중성화 대상에 2kg 미만의 고양이와 임신묘, 수유묘를 포함했습니다. 이에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복지에 역행한다”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지난 8월 농림부는 새로운 개정안을 공개하며 2kg 미만 고양이와 임신묘, 수유묘를 수의사 판단에 따라 중성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또 장마철, 혹서기, 혹한기 등 계절 제한을 삭제했습니다. 관련해서 동물보호단체와 수의계의 의견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사단법인 묘연은 입장문을 통해 “수의사의 임의적 판단 하에 중성화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 이는 고양이의 성숙 정도를 객관화하여 중성화 수술의 위험성으로부터 개체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조차 철회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주요국들의 중성화 수술 판단기준이 몸무게 2kg 미만이 아님을 근거로 하였는데 그 외의 객관적 판단 기준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수의사의 주관적 판단만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중성화한 개체 수 채우기에만 급급한 졸속행정의 위험에 노출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농림부는 포획 대상 고양이를 2kg 이상으로 제한하고,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요령에서 계절 제한만 없애는 것으로 확정했습니다. 수의사의 판단과는 무관하게 ‘몸무게 2kg 미만이거나 수태 또는 포유가 확인된 개체가 포획된 경우 즉시 방사해야 한다’고 명시한 겁니다.

■ 동물권행동 카라 “TNR의 명확한 목적 규정 환영... 세부규정은 아쉬워”

지난 10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길고양이와 사람의 공존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보다 발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논평을 냈습니다.

카라는 “길고양이들은 2012년 동물보호법이 개정되기 이전까지는 포획하여 공고 기간을 거쳐 보호자에게 반환되거나 입양 또는 안락사조치 대상이 되었다”며 “자생하는 길고양이에게 보호자가 있을 리 없고 입양도 거의 불가능했지만 그런 점은 고려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만 보호일 뿐 길고양이 혐오 민원 대응 살처분 서비스에 불과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이번 제정 목적에 ‘길고양이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보호 및 사람과의 조화로운 공존에 이바지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된 것에 대해 “그간 길고양이 TNR이 동물보호법에서 위임받은 길고양이 TNR의 방법을 단순 규정한 것과 달리 이제는 TNR의 목적이 길고양이의 특성에 기반한 생태적 보호와 공존임을 분명히 하게 된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습니다.

또한 △수술 체중 기준(2kg) 유지 △겨울과 여름철 중성화 가능 △수술 안전성 확보를 위한 규정 수용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수술 책임성 담보를 위한 마이크로칲 삽입, 암수 수술비 차등지급 근거 마련, 여름철 겨울철 중성화 안전성 확보를 위한 세부 규정의 삭제 등 의견이 수용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카라는 “금번 고시 개정안이 민원 대응용이 아닌 보다 발전적이고 과학적이며 길고양이의 사람의 공존을 위해 기여하려면, 추가적 사업 수행 주체인 지자체의 업무 이해과 능력 향상, 케어테이커들의 적극적 참여, 전문집단으로서 수의사들의 동물복지적 TNR 실행과 이를 위한 실천적 고민들이 따라줘야 한다”며 논평을 마무리했습니다. 

■ 수의계 “수의사 전문성 무시” 반발

한편 수의계는 “수의사의 전문성이 무시됐다”며 반발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25일 열린 대한수의사회 2021년도 제2차 이사회에서는 “2kg이 안 되는 길고양이도 성 성숙을 마친 성묘일 수 있다. 수술이 가능할 지 여부는 수의사가 판단할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해당 의견을 밝힌 이사는 “수의학적인 문제를 비전문가가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런 문제가 심각해지면 (TNR의) 전면 거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수의사회 역시 “수의학적 부분을 규제로 건드리면 TNR을 거부할 수 있다는 의지를 명확히 표명하되,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농식품부와 협의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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