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로 번진 공수처 '사찰' 논란... 통신조회 당사자와 헌법소원 대리인의 입장
법조계로 번진 공수처 '사찰' 논란... 통신조회 당사자와 헌법소원 대리인의 입장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1.12.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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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도 5년째 심리 중인 '통신자료 조회'... 참여연대 등 지난해 헌법소원 청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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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일부 언론인, 민간인 등을 상대로 수차례 통신 조회를 해 ‘사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어제(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올해 하반기부터 언론사 사회부 기자, 전·현직 법조팀장 등을 상대로 통신자료를 약 27차례에 걸쳐 조회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공수처는 지난 6월부터 TV조선 사회부 기자, 전·현직 법조팀장, 사회부장 등에 15회, 문화일보 법조기자 3명에 8회, CBS노컷뉴스 법조기자 1명에 2회, 헤럴드경제 법조기자 1명에 2회 등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수처는 또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참여연대 출신의 김경율 회계사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 출신인 김준우 변호사의 통신 자료도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공수처는 입장문을 통해 “가입자 정보만을 파악한 적법 절차를 사찰로 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3항은 ‘전기통신사업자는 법원, 검사 또는 수사관서의 장,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재판, 수사,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의 통신자료제공을 요청하면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수처 측은 해당 법 조항을 근거로 “공수처는 수사 중인 피의자들의 통화내역을 살핀 것이고, 사건 관련성이 없는 수많은 통화 대상자들을 수사에서 제외했다”며 “이 같은 절차는 검·경 등 다른 수사기관의 경우도 동일하게 이루어지고 적용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조항은 이전부터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도 통신조회를 해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논란을 일으켜왔습니다. 

지난 2012년 경찰이 방송사로부터 게시판 글쓴이의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요청해 당사자가 헌법소원을 청구했지만 심리 없이 기각됐습니다. “통신자료 취득행위는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한 강제력이 없는 임의수사로 심판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는 게 당시 헌재가 제시한 이유입니다.

이에 지난 2016년 5월 민변과 참여연대 등은 “국정원·경찰·검찰·군 등 정보·수사기관의 통신자료 무단수집 행위는 위헌이고, 근거가 되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도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하지만 해당 헌법소원 사건은 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심리 중입니다. 해당 조항에 대한 판단기준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 사건을 대리하고 있는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오늘(15일)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헌재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모르겠으나 5년정도 계류중인데, 아마 정보 획득과 관련해 통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예전에 비해 더 커지고 있어 고민하는 게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양 변호사는 공수처의 사찰 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가지고 사찰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확인을 위한 절차로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현행법상) 제도의 문제는 있지만 수사기관이 이 제도를 쓰고 있는데 공수처만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며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사찰의 방법으로 쓰는 일은 잘 없지 않나”라고 했습니다.

이번 사찰논란의 당사자인 김준우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역시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민변 입장에서는 통신자료 조회에 대한 사유를 밝히지 않아 법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라며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가) 사찰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 공수처의 핵심 수사 사건들 중에 상당수가 검찰 고위관계자가 연루돼 있기 때문에 검사 핸드폰의 통화내역을 확인한 것은 영장이 나왔으니 불법이 아닐 것”이라며 “고위공직자인 검사들을 대상으로 피의자 수사를 하는데 통화목록에 당연히 기자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고위공직자들이) 자신의 취재원이 드러나는 것에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지, 불법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김 변호사는 어제 오후 SNS에 “2019년에 남부지검과 중앙지검에서도 나는 통신조회를 당했다. 그때나 저때나 법을 바꿔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조회주체가 공수처라고 해서 딱히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작은 취미생활이 갑자기 이상하게 굴러가서 나로서는 적지 않게 당황스럽다”는 의견을 게시했습니다.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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