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력공단 “부분 점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

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가 지난 14일 올해 치러진 제58회 세무사 시험을 둘러싼 ‘세무공무원 특혜 논란’에 반발하며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본부에 근조화환을 놓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법률방송
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가 지난 14일 올해 치러진 제58회 세무사 시험을 둘러싼 ‘세무공무원 특혜 논란’에 반발하며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본부에 근조화환을 놓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제58회 세무사 시험 '세무공무원 특혜' 논란과 관련해 '난이도 조절에 미흡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세무사 시험 주관기관 한국산업인력공단(이하 공단)이 오늘(17일)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과 관련해 "과목별 난이도 조절에 미흡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논술형에서 0점자가 속출한 데 대해선 "부분 점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개선책을 내놨습니다.

통상 세무사 시험은 1차에서 재정학, 세법학개론, 회계학개론, 선택과목 1개를 보고 2차에서 회계학 1·2부와 세법학 1·2부 4개 과목을 봅니다. 그런데 세무 관련 공무원들은 경력 10년 이상일 경우 1차 시험을 면제 받고, 나아가 20년 이상이면 1차 시험과 함께 2차 시험의 절반인 세법학 1·2부까지 면제 받습니다.

세무 공무원들은 극악의 난이도로 알려진 '세법학 1부' 시험을 피해가는 것입니다.

총 점수 40점 이하면 과락이고, 한 과목이라도 과락하면 불합격 처리되는데, 지난 1일 합격자 발표가 난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에서 '세법학 1부' 응시생 가운데 82.1%가 과락하며 불합격하고 말았습니다. 최근 5년간 세법학 1부 평균 과락률이 38%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이에 따라 합격점수 60점 이상을 획득하고도 세법학 1부에서 과락을 받아 불합격한 수험생이 다수 발생했습니다. 올해 2차 시험에 응시한 총 인원 4597명 가운데 탈락자는 총 3891명. 이 중 3200여명이 세법학 1부 과락으로 탈락했습니다.

심지어 추론이나 논술형 시험에서도 빼곡히 답안지를 적어냈으나 만점만큼 나오기 힘들다는 '0점'을 맞은 수험생들이 속출했습니다.

김성원 의원(국민의힘)이 지난 15일 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 공정성 논란 관련 보고' 문건에 따르면, 해당 문항에서 0점을 받은 응시자들이 2025명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0점자 비율은 전체 응시자 3962명 중 절반이 넘는 51.1%에 달했습니다. 이 문항에서 0점을 받은 응시자들은 2018~2020년 평균 334명. 올해엔 6배 넘게 증가한 것입니다.

한편, 합격자 706명 가운데 33.6%인 237명이 일부과목 면제 특혜를 받은 세무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5년간 합격자 가운데 세무공무원 출신자 비율은 연평균 7.4%로, 올해는 예년 대비 무려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세무사시험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집단 행정소송을 추진하는 등 반발이 빗발치자, 공단은 부분점수 부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개선방안을 내놓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출제 및 채점 과정 관리 강화 △연도별.과목별 출제영역 빈도 분석표 작성 의무화 △부분점수 부여 가이드라인 제시 △0점자 또는 과락자 다수 발생 등의 특이사항 발생 시 출제-채점간 리포팅 프로세스 도입 등 크게 4가지를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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