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새 시대 개막 계기 되길... 이해와 혜량 부탁"
정치권, 윤석열 '정치적 타격' 주목... 尹, 일단 "환영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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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결정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24일)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단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부각했습니다.

특히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를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 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한 탓에 건강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덧붙여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혜량을 부탁드린다"고 주문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등 사건으로 지난 2017년 3월 31일 구속돼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을 확정받았습니다. 오는 31일 풀려나면 4년 9개월 만에 나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의 거취와 더불어 차기 대통령 선거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국민의힘은 보수권 두 전직 대통령 사법 문제를 유죄로 이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현 대선 후보로 선출한 상황. 박 전 대통령의 행보와 말 한마디에 대선판은 언제든 요동칠 수 있는 실정입니다.

나아가 최근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등으로 불거진 당 내홍이 박 전 대통령의 석방 만으로도 심화할 수 있습니다. 

윤 후보의 경우 배우자 김건희 씨 허위경력기재 의혹으로 지지도가 흔들리는 가운데 여론의 눈치도 살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반대로 보수권 안에선 당시 수사에 대한 과잉 논란이 제기되고,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다방면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처지입니다.

일단 윤 후보는 "건강이 안 좋으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며 "우리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표명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번 특사로 복권돼 향후 정치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건강을 먼저 회복하는 것이 우선 아닌가"라며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라고 일축하고 나섰습니다.

또 자신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때 박 전 대통령 형 집행정지가 불허됐던 것을 두고는 "제가 불허한 것이 아니고, 형집행정지위원회에서 결정을 했다"며 "검사장은 법에 따라 그것에 따라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최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분을 모두 사퇴한 이 대표의 경우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민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고, 그 과정에서 우리 당 전신 새누리당이 입법부로서 충분히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윤 후보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차기 정부에선 국정농단 같은 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혁할 것"이라며 "조만간 여건이 허락한다면 박 전 대통령 건강상태 등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주변 인사와 소통하며 파악해볼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윤 후보와 경선했던 홍준표 의원은 "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겁이 났던 모양"이라며 "만시지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덧붙여 "두 전직 대통령을 '갈라치기' 사면해 반대 진영 분열을 획책하는 건 참 교활한 술책"이라며 "반간계로 야당 후보를 선택하게 하고 또 다른 이간계로 야당 대선 전선을 갈라치는 수법은 가히 놀랍다. 거기에 놀아나는 야권이 안타깝다"고 비꼬았습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애두르는 분위기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우 "국민통합을 위한 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며 "지금이라도 국정농단의 피해자인 국민에게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고 부각하고 나섰습니다.

원내 군소정당들도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문 대통령은 시민과의 아래 연대는 내팽개치고 대선을 앞두고 오른쪽과의 연대, 수구 기득권과의 연대를 선언했다"고 주장하면서 "촛불정신 배신의 결정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선거를 목적으로 사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근 대선을 앞두고 전직 대통령 사면을 줄곧 외치기도 했습니다.

안 대표는이번 특사를 두고 "제가 요구한 것이기도 하므로 환영한다"고 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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